전체 글 1903

맡겨진 소녀

맡겨진 소녀 클리어 키건 / 허진 옮김 / 다산북스 애정 없는 가족으로부터 먼 친척 부부에게 떠맡겨진 소녀가 인생 처음으로 마주하는 짧고 찬란한 여름 사랑과 다정함조차 아플 때가 있다. 태어나 그것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이에게는 아일랜드의 어느 시골마을, 농사를 짓는 가난한 농부의 가정에는 이미 몇명의 아이들이 있고, 한 달 후면 다시 태어날 아기가 아내의 뱃속에서 태어날 날을 기다리도 고 있다. 열심히 살아도 살기가 힘든 가정임에도 가장인 아빠는 카드 게임에서 소를 팔아 치워 가정을 위기에 빠트리기도 한다.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엄마와 아빠는 나를 먼 친척인 킨셀라 부부에게 맡긴다. 킨셀라 부부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병으로 죽고 없다. 비교적 여유가 있고 세련된 가정에 도착한 '나'는 새로운 가..

독서감상문 2023.10.09

경주여행

지난가을, 남매가 경주여행 중에 고종사촌동생 윤수를 만나 다온뜰펜션에 가게 되었다. 그리고 성급한 마음으로 "내년추석엔 우리 식구가 다온뜰에서 지내겠다"라고 예약을 했다. 봄 여름 가을과 겨울은 계절에 따라 마춤하게 지나가고 폭염으로 지치던 여름이 물러가던 자리에 추석이 찾아들던 날, 윤수로부터 전화가 오고 덩달아 급한 마음으로 경주의 숙소를 찾느라 허둥거리다 사조리조트로 선이가 예약을 했다. 시댁이 서울이라 명절에 움직이질 않았던터라 명절의 교통체증을 몰라도 너~~ 무 몰랐다. 경주로 가는 길에 올여름 고향에 우뚝 세워진 보현산댐을 들러 허물어져가는 고향의 빈집도 바라보고 부모님 산소도 들러보기로 했다. 아들들은 각자 편안한 시간에 출발을 하여 경주에서 만나기로 하고 우리는 새벽에 출발을 했다. 네비양..

오늘, 새롭게 살 수 있는 이유

오늘, 새롭게 살 수 있는 이유 이찬수 / 규장 책을 구입하고 시간이 꽤 지났다. 그리고도 질금질금 읽었다. 집중하지 못하고... 그렇게 더운 여름이 지나고 소슬바람이 불더니 갑자기 추석이 오더니 감기와 함께 가을이 왔다. 여전히 목사님의 말씀은 귀하고 도전이고 나를 깨운다. 타는 목마름에 허덕이는 나의 갈증을 채우고 그리하여 나를 일으켜 세운다. 추석이 곁에 옴으로 독후감을 쓰지 못해 지나려다가 이렇게라도 남겨야 읽었노라고... 흔적을 남겨야겠기에... 블라우스 사이를 넘은 가을바람이 맨살을 더듬어 '춥다'는 말이 툭 튀어나온다. 감기 탓이겠지.

독서감상문 2023.10.04

부안여행2

지난밤, 싸아한 공기는 모기가 감히 사람 곁에 파고들지 못했고 끈적거리는 땀이 우리 몸에 들러붙지 못했다. 오빠와 형부와 제부가 구워준 삼겹살을 먹고나니 나른한 잠이 맞춤한 밤을 유혹하지만, 유혹을 물리치고 가을하늘의 별자리를 바라보며 참으로 오랜만에 마음을 풀며 시시한 이야기를 나누며 가을밤을 즐겼다. 이야기의 중심에 손주들이 주인공이 되는가 했더니 아들에서 딸에게로, 딸에게서 며느리로 며느리가 다시 사위로 돌아가 어느새 중늙은이를 넘어가는 우리 남매의 생애를 야릇한 슬픔으로 바라보게 한다. 이렇게 야들야들하고 꼬들꼬들한 시간이 얼마나 더 남았으며 지금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즐길 수 있을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인생임을 알고 있기에 굳이 남은 시간을 손으로 세어보지 않는다. 알 수 없는 서러움이..

부안여행

바람이 들어도 단단히 들었다. '이러면 안 된다'는걸 알면서도 '어쩌다 한 번쯤은'이라는 이유는 너무나 합리적이고 당연하고 뻔뻔하다. 지난주 아들과 강원도를 누비고 이번주는 친정식구들과 전북을 누비기로 했다. 그것도 내 입이 발단이 되어서 말이다. 몇 년 전 남편과 직소폭포를 다녀오고 곰소항을 구경하고 고향식당이란 곳에서 먹었던 음식, 바다에서 나오는 모든 생물들이 암컷과 수컷이 마치 노아의 방주에서 쏟아져 나온 듯이 종류별로 상위에 펼쳐졌을 때의 놀라움을 지금도 생경하게 기억하기에 서방이 "꼭 다시 가봐야 할 곳"이라며 입맛을 다시곤 했다. 작은 형부의 고향이기도 하고 가을이면 형부의 논에서 결실한 쌀이 집으로 한 포대씩 배달되어 오기도 하는 즐거움을 누리기도 하기에 형부가 부안에 가시면 때를 맞추어 ..

아들결혼10주년기념여행

그래, 이만하면 몰맷감 시어머니가 확실하다. 아들 결혼 10주년 여행에 따라나선 시어머니라면 몰맷감이 확실하다. 이웃의 누군가가 아들과 며느리의 결혼기념여행에 동행한다고 하면 '미쳤다'라고 할 것이다. 누구보다 큰소리로 말할 것이 분명하다. 내가.. 그런 내가 아들과 며느리의 결혼기념여행에, 그것도 10주년 여행에 당당하게, 설레며, 기다리며, 혹시 마음이 변할까 봐 불안해하며 기다렸다는 것이다. ㅉㅉ 일주일 전 토요일 저녁에 주현이로부터 전화가 왔다. "엄마, 다음 주 토요일에 약속 있어? 아니... 아빠는? 아빠도 없어. 오려고? 회사에서 결혼기념일에 유급휴가에 1일 호텔사용권이 나오는데 일부러 리조트로 바꾸었어. 같이 가자고.. 장모님께 같이 가자고 말씀드렸더니 엄마아빠랑 다녀오라고 하셨어" 할렐루..

거시기 머시기

거시기 뭐 이어령 / 김영사 말의 힘 글의 힘 책의 힘 세상에 단 한 권의 책이 있다면 우리에게 끝없이 속삭이고 끝없이 책을 읽게 만들고 쓰게 하는 큰 힘을 가진 책일 것입니다. 여는 글 - 집단 기억의 잔치 카오스모스의 세상 1. 헴록을 마신 뒤에 우리는 무엇을 말해야 하나 2. 동과 서, 두 길이 만나는 새로운 책의 탄생 3. 페이퍼로드에서 디지로그로 4. 시의 정체성과 소통 5. 디지털 시대, 왜 책인가 6. 한국말의 힘 7. 비포 바벨의 번역론 이어령교수의 책이 대부분 그렇듯 이 책도 강의 형식이다. 정확히 말하면 그동안 강의하신 것을 묶어놓은 글이다. 내가 소화하기에는 조금 벅찬 것이 분명하지만 중간에 포기하기에는 아쉽다. 난해하지만 읽어야 할, 소화하지 못한 음식이 뱃속에서 더부룩해 소화제를 ..

독서감상문 2023.08.30

75독

2023. 7. 4 ~ 2023. 8.24 am 11:50 폭염과 폭우 끝이 보이지 않는 여름이다. 휴가도 반납한 것은 폭염 속을 헤치며 어디론가 떠날 용기도 없고,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아스팔트를 보자니 휴가란 시원한 에어컨이 켜진 사무실에서 조용히 앉아 있는 것이 진정한 휴가란 것을 나이가 저물어가니 깨우쳐진다. 아무래도 곤고한 육체가 모든게 귀찮아진다는 탓이고, 시들해져 가는 마음이 상실해져 가는 마음의 외침소리를 듣는 청력까지 흐려지는 탓이리라. 여름을 마무리하는 늦은 비가 어제부터 오락가락하더니 덩달아 몸까지 찌뿌둥해 오늘은 하루를 제쳐야겠다는 마음으로 출근을 미루다가 늦은 오후에야 사무실에 나왔다. 9시가 넘어서 좋아하는 것들, 감자와 호박과 채소로 아침을 먹고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사흘치의 성..

성경읽기 2023.08.24

지금 변하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 이찬수 / 규장 변질의 위기에서 기회를 잡으라 지금 이대로 주저앉아 있으면 안 된다! 내버려 두면 변질되고 방치하면 죽는다. 더 늦기 전에 변화를 결단하라. 뜨겁게 역동하는 교회와 성도로 서기 위한 구체적 대안 01 위기의식 - 내버려 두면 박물관 교회가 되어버린다 02 말씀 묵상에 전념하는 교회 - 말씀에 붙들리면 위기가 와도 흔들리지 않는다 03 모이기를 힘쓰는 교회 - 모이고 나누고 누리면 활력이 넘친다 04 목마름으로 예배하는 교회 - 목마름을 자각하라, 그 목마름으로 예배하라 05 열매 맺는 교회 - 꽃보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으라 06 참 기쁨을 누리는 교회 - 가짜 기쁨 속에서 참 기쁨을 누리라 07 하나님의 치료가 일어나는 교회 - 광야에서 치료하시는 주님을 ..

독서감상문 2023.08.18

지유와 여름휴가

여름이다. 열매를 맺는다는 계절 여름, 이렇게 더워서야 열매가 제대로 붙어 있을지 걱정이다. 열린 열매에 단맛이 더하고 과즙이 더해져 더위조차 잊게 만드는 맛있는 과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찌는 순간을 견뎌본다. 휴가를 떠나는 것보다, 집에서 뒹구는 것보다, 산업용 전기로 에어컨을 마음놓고 돌릴 수 있는 사무실이 가장 시원하고 편안한 여름 나기임을 잘 안다. 보름동안 병원신세를 진 남편은 퇴원을 하자마자 일 속으로 파묻히고 덩달아 나도 파묻혔다. 유치원 방학이 전국적으로 7월 27일부터 8월 초 까지인가 보다. 지유가 어려서 잦은 병치레를 하는 통에 엄마가 휴가를 많이 쓸 수밖에 없다. 또한 세현이의 잦은 해외출장이 선이를 꼼짝 못하는 독박육아로 붙드는 현실이고 보니 함께 보낼 여름휴가는 빈 손일 수..

사랑하는 지유 2023.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