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세현에게 73

생일 축하^^

사랑하는 세현아^^ 생일을 진심으로 기뻐하며 축하한다! 며칠 전부터 네 생일이 자꾸 생각나더구나. 너를 낳던 88년 4월 16일 밤은 왜 그리도 길고 아팠던지. 초저녁부터 진통이 와서 주권량 산부인과에서 고통하는 나를 보며 주현이는 작은 손을 모아서 "우리 엄마 안 아프게 해주시고 동생이 빨리 나오게 해 주세요" 라며 기도를 하곤 정릉 할머니네로 갔었지. 할머니네 간 주현이가 지금의 지유보다 4개월쯤 지났을 때였으니 주현이도 아가였어. 정릉에 간지 이틀 만에 길을 잃어서 정릉 한옥집의 골목을 헤매고 다녔다는 말은 지금 생각에도 한겨울 얼음판에서 찬물을 끼얹는 것 같은 두려움이고 아득한 일이다. 산후 간호를 위해 미리 오신 외할머니가 해산을 하러 가는 나를 위해 찰밥을 해주셨는데 그 밥이 질퍽해서 엄마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