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178

다낭여행

올해 남편 칠순이다. 부모님을 위해, 자식을 위해 평생 일만 해온 남편이다. 2년 전부터 사고가 이어져서 이젠 나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어쩔 수 없이 살아온 날보다 돌아갈 날이 많이 않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때이기도 하다. 아이들과 여행을 계획했다가 국내로 바꾼 후, 허전해하는 남편을 위해 둘이 다낭을 가기로 하고 예약을 했었다. 동생이 환갑을 맞아 여행계획이 있다길래 함께가기로 하고 친정단톡에 자랑삼아 올렸더니 언니오빠들이 여기저기서 손을 올리기 시작했다. "나도 나도~~" 솔직히 동생이랑 오붓하게 가고 싶었는데 일이 커지고 말았다. 작은언니네 조카 민아네가 처음으로 외국여행을 하기로 했다고 하니.... 조치원에 사는 동생까지 합세하기로 하니 10명이 되었다. 겨우 오빠만 빼돌렸는데... 이 ..

기행문 2024.03.06

가족여행(괌)

3박 4일간의 괌여행 순간순간이 감사하고 행복했다. 알맞은 기온의 날씨와 적당한 바람의 세기, 낯익은 꽃과 낯선 꽃, 문득 애국심을 불러오는 무궁화꽃과 익숙한 낱말들, 무엇보다 조용하고 깨끗한 환경이 며칠쯤 더 눌러앉고 싶게 만든다. 다만 불편한 것은 세련되고 고급진 환경에 어울리지 않게 느리고 더딘 인터넷이 빨리빨리에 익숙해진 성질머리에 속이 터질 뿐이다. 예배를 드리는 중에도 몇번이나 목사님의 목소리가 끊기는가 하면 다른 목사님인가 싶을만치 소리가 다르다.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인터넷이다. 며느리들과 몇번을 이야기했다. "돈이 좋긴 좋다" 돈이 있으니 이렇게 좋은 것을... 아들은 말한다. "로또 열심히 사서 또 오자"고... ㅋㅋ 글쎄, 이런 여행을 자주 온다면 이만치 행복하고, 이만치 감사..

기행문 2024.02.14

가족여행(괌)

명절이라 음식준비로 바쁜데 내겐 남의 일이다. 오늘이 설날인지, 내일이 설날인지 도대체 현실감이 없다. 설날아침 출발인데 혹시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서 몇 번을 확인하고 또 확인을 한다. 기어코 이틀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참 나... 설날아침 6시까지 지유네로 도착해 인천공항을 가기로 했는데 밤새 뜬눈으로 지내다 결국 5시 5분에 지유네 도착을 했다. 인천공항에 도착을 했는데 의외로 한산해 지유, 인아네와 함께 오붓하게 비행시간을 기다렸다. 언니를 기다리는 지유는 공항입구에서 언니가 어디에서 나타날지를 기대하며 기다리고 언니가 나타나자 뛸 듯이 기뻐하며 언니 곁을 떠날 줄 모른다. 비행기를 타면서 언니와 할머니와 함께 자리를 차지하고 다섯 시간을 영화를 보고 언니와 수다를 풀며 한순간도..

기행문 2024.02.14

가족여행(남편칠순기념)

세월이 빠른만치 사람 살아가는 순간도 한 치 앞을 알 수가 없다. 지난 12월 30일, 남편이 일을 하다 사고가 생겼다. 며칠간 연말연시를 앞두고 눈코가 어디에 붙었는지 알 수 없을만치 바쁜 일들이 이어졌던 날이라, 연말을 맞아 나도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에 토요일 아침 TV에 얼굴을 붙박은 채 게으른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일찍 일을 마무리하겠다고 나간 남편이 전화를 걸어왔고, 황당한 말을 하는 남편에게서 나는 더 황당한 경험을 했다. 현수막을 게시하다가 바람이 불어 놓치는 바람에 사고를 당해 쿵~ 했고, 정신을 잃어 아무것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후 병원에서 뇌진탕 판정에 이어 조카가 있는 아산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았고 아들이 연차를 내어 아빠와 동행을 하고 3주가 지난 화요일 동생부..

기행문 2024.02.14

제주 애월 글로리아펜션

지난번 이용했던 글로리아펜션, 전화를 드렸더니 사장님이 잊지 않으시고 반갑게 맞아주시는가 싶었는데, 통크게 할인까지 해주셔서 감사하다. 언니 오빠 동생들이 펜션도 마음에 드는데 가격까지 착하다고 감동이란다. 방도 크고 화장실도 방마다 있어서 여러 명이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전혀 없다. 타올도 부족함 없이 꽉꽉 채워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펜션앞집이 굽네치킨이라 저녁에 치맥하는데도 좋았고, 화연이네 갈칫국도 걸어서 5분 거리이다. 걸어서 5분 거리에 횟집이나 고깃집, 김만복 김밥집도 가까워서 저녁에 술 한잔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마당에 데크와 의자도 넉넉하여 커피 마시기에도 좋고 바베큐 하기에도 좋다. 아이들을 데리고 와도 좋을 듯 하다. 가족들이 와서 지내기에는 더 없이 좋을 듯하다. 2층에는 친구들이나..

기행문 2022.05.28

청안이씨 제주여행 환상숲곶자왈

환상숲곶자왈 개인사유지라 입장료는 5천원이다. 어느날 뇌졸중이 찾아온 남편을 위해 고향을 찾아, 헐값으로 팔았던 땅을 비싼 값으로 다시 사들여 꽃과 나무를 심고 일구며 자연과 더불어 새로운 삶을 찾으며 3년만에 건강을 회복한 가정, 아버지의 숲이 딸의 숲이 되고, 딸의 숲이 우리의 숲이 되고, 다시 희망의 숲이 환상의 숲이 된 곶자왈이다. 숲 해설은 숲과 인생을 접목함으로 삶의 철학이 하나로 묶여져 울컥 눈물을 쏟아지게 했다. 결국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 고백하는 사모님의 말씀은 신앙고백이었으며, 우리 남매들의 마음을 돌아보게 만들었고 단단해진 마음을 말랑하게 움직여 놓기도 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감동적인 곳이기도 하고, 나에게는 처음으로 간 곳이기도 했다. 자연의 아름다운 곳도 훌륭하지만 스..

기행문 2022.05.28

청안이씨 제주여행(혼인지 비양도)

이번 여행에서 가장 신경을 쓴 곳이 혼인지이다. 몇 년 전 친구들과 혼인지에 갔을 때, 파란 수국이 너무나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남벽분기점을 다녀온 다음날, 종달리 수국길을 지나 혼인지에 들러 파란 수국을 보던 날을 잊을 수가 없다. 전통혼례식장 앞에서 꽃받침을 하고, 육중한 몸을 뛰어올라 공중부양을 하고, 담벼락에 오르다가 기어이 돌담을 무너뜨리고 말았던 기억 속에 친구들의 모습이 그립다. 여행을 떠나기 전날까지 인터넷을 뒤져 혼인지 수국의 개화 상태를 알아보다가 결국 한송이든 두 송이든 보고 싶다는 마음에 혼인지를 계획 속에 넣고 말았다. 파란 수국이 만개하기 전에는 노란 꽃봉오리가 이쁘게 입을 다물고 있는 모습이다. 곳곳에 노랗게 봉오리가 맺힌 모습이 더없이 곱고 이쁘다. 다음날 아침은 화연이네집..

기행문 2022.05.26

청안이씨 제주여행

웃느라 배꼽이 함덕해수욕장에 퐁당! 코로나로 인한 답답한 시간이 지났다. 가족들 중에도 코로나를 맞이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처럼 잘 피한 사람도 있다. 청안이 씨 남매들이 부어놓은 적금에서 썩는 듯한 냄새가 풍겨 바깥바람을 쐬어야 할 필요를 느껴 급히 제주도행 티켓을 예매하고 계획을 세웠다. 엄청나게 뛰어오른 렌터비는 나를 깜짝 놀래키었지만 어쩌랴. 리무진으로 된 카니발 2박 3일, 롯데카드에 VIP 할인에 54만 원이라니.... 지난번 이용했던 글로리아 펜션 사장님이 할인을 해주셔서 2박에 45만 원으로 1층 단독을 예약했다. 언니들이 펜션을 보자마자 깨끗하고 예쁘고 마음에 들어 해서 준비한 마음이 놓인다. 김포공항에 6시 반에 집결하기 위해 4시 반에 집에서 출발하여 등촌동 세현이네 집에 주차를 하..

기행문 2022.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