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가족여행(괌)

여디디아 2024. 2. 14. 16:38

 

 

 

명절이라 음식준비로 바쁜데 내겐 남의 일이다.

오늘이 설날인지, 내일이 설날인지 도대체 현실감이 없다.

설날아침 출발인데 혹시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서 몇 번을 확인하고 또 확인을 한다.

기어코 이틀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참 나...

 

설날아침 6시까지 지유네로 도착해 인천공항을 가기로 했는데 밤새 뜬눈으로 지내다 결국 5시 5분에 지유네 도착을 했다.

인천공항에 도착을 했는데 의외로 한산해 지유, 인아네와 함께 오붓하게 비행시간을 기다렸다.

언니를 기다리는 지유는 공항입구에서 언니가 어디에서 나타날지를 기대하며 기다리고 언니가 나타나자 뛸 듯이 기뻐하며 언니 곁을 떠날 줄 모른다. 비행기를 타면서 언니와 할머니와 함께 자리를 차지하고 다섯 시간을 영화를 보고 언니와 수다를 풀며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하하 호호 웃으며 지치지 않고 여행을 즐긴다.

 

괌에 대한 지식도 없이 뜬금없이 찾아온 여행,

맑고 밝고 맞춤한 공기는 지금이 사계절 중 어느 계절인지도 잊어버리게 만든다.

비행을 앞두고 아산병원에서 전화를 받았었다.

준경이가 의사샘에게 문의를 했고 간호사선생님이 전화를 해왔었다.

"비행은 제한적인데 의사샘을 만나고 가야 한다. 그러나 당장 내일은 진료가 없고 다음 주 화수요일에 진료가 있다"라고..

그러나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건 남편이나 나나 마찬가지이다.

어쩔 수 없이 기도로 매달릴 수밖에 없다.

12월에 예약을 했다는 소식 이후 계속 기도를 했지만 막상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기도팀에 기도를 부탁드릴 수밖에 없다.

 

평내교회 담임 목사님 부임 후 기도팀이 꾸려졌다.

캐나다에서 사역하시는 최영희 목사님, 평내교회 모범이신 유숙 권사님, 수석이신 안명애권사님, 김기중, 이정자, 윤명실권사님, 온양에 계시는 이향자권사님, 친하다는 이유로 그냥 덤으로 끼워주신 나...     

목사님이 오신 후 영적 회복을 하신 권사님들이 스스로 기도팀을 꾸려서 중보기도를 하고 계신다.

힘든 분들이 많아서 여행을 간다는 말도 하지 못했는데, 기도 부탁을 드리기가 조심스러웠는데 어쩔 수 없다.

이 상황은 기도밖에 없기 때문이다.

머리를 부딪히면 안 되기 때문에 혹시 압박이 가해지면 어쩌나 싶은 마음에...

기도 덕분에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으니 감사한 일이고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4일간 우리 가족은 정말 행복했다.

두 아들은 가족을 살뜰하게 보살폈고, 두 며느리는 남편을 알뜰하게 챙겼다.

그리고 사랑하는 두 손녀는 할머니를 끔찍하게도 따랐다.

어디를 가든지 할머니가 옆에 앉아야 했고, 무슨 놀이를 하든지 할머니를 골탕 먹이고 장난질을 쳐야 했다.

부모님 외에, 아니 7남매를 키우셨던 부모님도 이렇듯 나를 사랑하시진 못하셨을지 모른다.

넘치도록 나를 사랑하는 이 두 소녀를 바라보자니 뭉클한 무언가가 목울대를 콱 채우게 한다.

도대체 하나님은  내가 얼마나 귀하길래 이런 사랑을 느끼게 하시는지,

 

아들들은 아내와 함께 괌 하늘의 밝은 별처럼 소곤거리고, 인아와 지유는 별이 쏟아내는 빛처럼 맑은 웃음을 쏟아내고, 

우리 부부는 그들을 바라보며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을 이국땅에서 확인한다.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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