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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괌)

여디디아 2024. 2. 1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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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간의 괌여행

순간순간이 감사하고 행복했다.

알맞은 기온의 날씨와 적당한 바람의 세기, 낯익은 꽃과 낯선 꽃, 문득 애국심을 불러오는 무궁화꽃과 익숙한 낱말들,

무엇보다 조용하고 깨끗한 환경이 며칠쯤 더 눌러앉고 싶게 만든다.

다만 불편한 것은 세련되고 고급진 환경에 어울리지 않게 느리고 더딘 인터넷이 빨리빨리에 익숙해진 성질머리에 속이 터질 뿐이다.

예배를 드리는 중에도 몇번이나 목사님의 목소리가 끊기는가 하면 다른 목사님인가 싶을만치 소리가 다르다.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인터넷이다.

 

며느리들과 몇번을 이야기했다.

"돈이 좋긴 좋다" 

돈이 있으니 이렇게 좋은 것을...

아들은 말한다.

"로또 열심히 사서 또 오자"고...  ㅋㅋ

글쎄,

이런 여행을 자주 온다면 이만치 행복하고, 이만치 감사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아닐게다.

 

밤에는 탁자에 놓인 와인을 터트리며 다 같이 한잔씩 나누었다.

인아가 사진을 찍고 지유가 가운데 서서 분위기를 한껏 부풀렸다.

고맙고 또 고맙고 감사하고 또 감사한 마음이다.

 

이렇게 큰돈을 소비하면서 여행을 하리라고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올해 말 입주를 앞두고 있는 큰아들부부, 내년에 입학할 지유를 위해 며칠 전 이사를 한 작은아들부부,

아직은 사는 것이 아등바등한 시기이고 치열하게 살아내야 할 때이다.

부모라고 하지만 물려줄 것도, 보태줄 것도 없는 형편이고 보니 여행이니 뭐니 바랄 수도 없고 바래서도 안된다.

그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주는 것만이 소망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부모라고 업신여기지 않고 감사하며 공경해 주는 며느리들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고마운 자녀들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뿐이다.

그리고 나오미처럼 육신으로, 영적으로 본이 되는 시어머니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뿐이다.

"시어머니를 보면 나도 예수를 믿고 싶어 진다"라고 고백하면 참 좋겠다.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귀한 여행이었음을 고백한다.

딸이 아닌 며느리가 계획하고 준비한 여행,

몇 번이나 고맙다고 고백했지만 진정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이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마지막 날, 스냅사진을 찍기 위해 바닷가에서 이런저런 포즈를 취했다.

맑은 날씨와 좋은 경치 덕분에 사진이 참 이쁘다.

무엇보다 곱고 이쁜 마음 탓이리라.

 

제 인생의 성경말씀입니다.

이런 시어머니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룻이 이르되 내게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나도 머물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묻힐 것이라 만일 내가 죽는 일 외에 어머니를  떠나면 여호와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고 더 내리시기를 원하나이다 하는지라  (룻기 1: 16~17)

 

정말 정말 행복한 여행이었습니다.

 

추신:

돌아올 추석엔 친정에서 보내라고 선전포고 했다.

김세현 왈,

"공평하신 하나님" 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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