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제주여행 방주교회

여디디아 2024. 7. 15. 19:13

 

첫날 송당스벅에서 본  수국,

세상에 있는 수국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것 같은,  하루종일, 아니 이틀밤을 지나고 육지에 도착을 하고나서도 수국수국 소리가 들릴만치 효과가 컸다.

이후 제주도의 여행은 '그냥 그저 그런..' 볼거리가 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비가 내려서 카페를 찾아도 커피 보다는 카페의 뷰를 찾느라 네명의 여자들이 각자의 폰에 코를 박고 눈을 쑤시고, 손가락을 이리저리 그어대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언제부터 카페에 뷰를 찾으면서 갔느냐"며  마주보며 속내를 내보이는 즐거움도 여름날의 한줄기 바람처럼 시원하고 정답다.

 

방주교회를 가니 마침,

요나가 니느웨로 가는 배를 타러 갔는데 마침 다시스로 가는 배가 대기하고 있었던 것처럼,

방주교회 수요예배가 시작된지 7분이 지났다고 하니...

네명의 평내교회 권사들이 슬금슬금 예배당으로 들어가 예배자리를 차지한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어젯밤 말에 대한 상처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역시 마침 '말'에 대한 설교를 야고보서를 본문으로 하신다.

예배 후 방주교회가 다른 교회를 돕는다는 말씀에 침침한  눈을 비비적거리며 온라인 헌금도 조금 드렸으니 아무래도 이번 여행은 내 마음대로 하는 여행은 물건너간 듯하다.

 

이중섭미술관을 둘러보고 안개비에 휩싸인 외돌개를 소개했다.

아름답고 멋진 외돌개, 

중국관광객들이 줄어서인지, 비수기인 탓인지, 평일인 이유인지,

너무 호젓하여 오히려 우리가 외로워 외돌인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오랜만에 찾은 수희식당에서 고등어조림과 갈치조림을 님이권사가 섬겼다.

돈이 부족하면 수기권사를 남겨놓고 가자며 날씬하고 이쁘고, 강남스타일의 얌전한 수기권사를 무슨 이유이든 제주도에 묶어둘 궁리만 해본다. 셋이 발버둥을 쳐봐야 수기권사의 손바닥안에서 헤매일게 분명하지만 시끄러운 말이라도 해볼 수 밖에... 

꾹꾹 밀어넣은 고등어와 갈치조림, 남겨둔 양념들이 왜이렇게 아까운 생각이 드는건지.

물론 국물과 무 몇조각 남겼지만 그마져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님이권사를 위해 제주도의 유명한 곳은 발이라도 디뎌봐야한다는 마음에 마지막 날 아침에 우도엘 갔다.

우도투어버스에서 내려 등대까지 한바퀴 빙 돌면서 낄낄거리는 웃음을 새겨두어야 하는데, 이런~~

수니권사의 다리가 우리를 용납하지 않는다.

아쉬운 마음에 우도 한바퀴를 돌고 우도커피 한잔을 마시고 다시 시내로 들어와 샤려니숲을 한바퀴 돌며 여행을 마무리했다.

 

떠들고 또 떠들고,  배신과 배반이 난무하여 내가 알던 사람들이 맞나? 싶어서 다시 돌아본 사람들... ㅋㅋ

월급 80만원 받는다는 말에 우리서방을 악독업자로 몰아가다가 내가 녹음을 하기로 하자 1초만에  재림하신 예수님으로

만들어버리는 놀라운 능력자들..

그 능력의 힘에 놀라서 뱃속의 오장육부가 목울대를 타고 튀어나올 듯이 웃느라 천국으로 갈뻔 했다.

 

좋은 사람들과의 여행은 그저 행복할 뿐이다.

무엇보다 함께 기도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고, 앞으로도 함께 바라보고 웃으며 서로를 위해서 기도할 수 있다는 이유가 더욱 감사한 친구들이다.

주님앞에 서는 그날까지,

기도하며 돌아보며, 웃으며 살아가는 믿음의 친구들 되기를,

그들에게 내가 참 좋은 친구이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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