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179

청안이씨 제주여행

웃느라 배꼽이 함덕해수욕장에 퐁당! 코로나로 인한 답답한 시간이 지났다. 가족들 중에도 코로나를 맞이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처럼 잘 피한 사람도 있다. 청안이 씨 남매들이 부어놓은 적금에서 썩는 듯한 냄새가 풍겨 바깥바람을 쐬어야 할 필요를 느껴 급히 제주도행 티켓을 예매하고 계획을 세웠다. 엄청나게 뛰어오른 렌터비는 나를 깜짝 놀래키었지만 어쩌랴. 리무진으로 된 카니발 2박 3일, 롯데카드에 VIP 할인에 54만 원이라니.... 지난번 이용했던 글로리아 펜션 사장님이 할인을 해주셔서 2박에 45만 원으로 1층 단독을 예약했다. 언니들이 펜션을 보자마자 깨끗하고 예쁘고 마음에 들어 해서 준비한 마음이 놓인다. 김포공항에 6시 반에 집결하기 위해 4시 반에 집에서 출발하여 등촌동 세현이네 집에 주차를 하..

기행문 2022.05.26

마라도 외돌개 새연교

평균연령 63세 평소 운동을 하는 편이라고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소홀한 면이 있었기에 남벽분기점을 다녀온 다음날이라 조금 무리가 있긴 하다. 남벽분기점 왕복이 12km라고 하지만 공항에서부터 걷는 일이 많아서인지 저녁이 되니 15km가 되고 3만보가 되었으니 무리가 될만도 하다. 이른 예배를 드리고 마라도가는 여객선을 타기 위해 송악산을 향하여 출발, 생각보다 거리가 멀다. 두번이나 마라도에게서 거절 당한 서방인데 오늘은 날씨도 좋고 마라도가 흔쾌하게 허락을 하여 내심 기분이 좋아 보인다. 배를 타고 마라도까지 30분, 마라도에 입도를 하니 조용한 마라도에 3분의 2가 짜장면 집이다. 남편이 동생에게 했다는 명언, "들어갈 때 짜장면 먹고 나올 때 짬뽕 먹자"고.. 마라도 한바퀴를 돌고 지난번 청안이씨..

기행문 2022.04.26

다시 봄, 남벽분기점

병풍바위 한라산 진달래는 이제부터 시작 윗세오름 지난봄, 한라산을 등반하면서 세월이 나를 중심으로 흐른다는 것을 알았고 비껴갈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깨달은 순간, 한라산을 졸업했다. 아쉽지만 과감하게 인정하고 내려놓았다. 아직은 내게 남벽분기점이 남았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 말이다. 새해가 시작되고 아이들로부터 세배를 받으면서, 정초에 들어앉은 생일을 기억하며 생일선물에 몰두했다. 무엇을 요구해야 후회하지 않을까, 무엇을 받아야 의미가 있고 일 년을 즐겁고 행복할까를 생각하다가 무릎을 탁!! 쳤다. "큰아들은 등산화를, 작은아들은 제주도 2박 3일간의 숙박권을 준비해다오" 당당한 요구에 주현이는 딱 맞는 등산화를 생일에 맞추어 배달시켰고, 세현인 마음에 드는 숙박업소를 고르라며 제주도에 있는 숙박 ..

기행문 2022.04.26

삼척여행

덕봉산 해안 둘레길을 걸은 후 '할머니네 부엌'을 향해 신바람이 나게 달렸다. 해물이 듬뿍 들어간 칼국수를 기대하는 척 하지만 내심 가자미 회무침이 먹고 싶다. 어릴 적 가자미를 사다가 무를 썰어 넣어 무친 것이 '회'인 줄 알았다. 아버지가 영천장에서 사오시면 장독대 뚜껑(추발)에다 새콤달콤 매콤하게 무쳐서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다시 그 맛을 느낄 수 있으려니... 기대를 품고 달려간 곳이 조용하고 적막하다. 문을 두드리고 '여보세요'를 외쳐도 조용하다. 사방을 돌아봐도 전화번호 조차 보이지 않아 동네분들에게 여쭈었지만 '모른다'는 대답만이 돌아온다. '오늘 벌써 여려명이 다녀갔다'는 할머니의 말씀을 들으며 씁쓸한 기분을 숨길 수 없다. '이럴 거면 TV에 소개나 하지 않았어야지'... 근처 식당에..

기행문 2021.07.05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삼척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얼마 전 미소 권사님 블로그에서 덕봉산 해안 둘레길을 봤는데 너무 이뻤다. 삼척까지 가기에는 좀 힘들 거 같아 마음에 담았는데 며칠 전 티브이에서 덕봉산 해안탐방로가 다시 소개되었다. 화면을 뚫고 보이는 외나무다리와 동해바다 그리고 감태 오라다와 나릿골 마을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할머니 부엌'이란 식당에서는 문어와 해물이 듬뿍 들어간 칼국수와 그보다 더 구미를 당기는 가자미회무침이 억누른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들고 토요일 사무실 문을 닫아걸게 만들었다. 서울 양양고속도로가 주말이면 경춘국도까지 꼼짝할 수 없는 것을 알고 있는지라, 이른 아침에 출발하기로 했다. 김밥을 준비하고 검봉산 자연휴양림을 예약하고 출발을 기다리는데, 32년 만의 늦장마가 토요일에 시작한다는 뉴스가 이어진..

기행문 2021.07.05

곤지암리조트 화담숲

ㅎㅎㅎ 나에게도 이런 날이 있구나. 세현이가 엄마를 위해 화담숲 입장권과 곤지암리조트 1박을 예약하고 카드까지 보내왔다. 1인 입장료가 9천 원인데 5명이다. ew빌리지는 일반인이 예약하려면 날자 맞추기도 어렵지만 1박에 38만 원이나 하는데, 직원용으로 저렴하지만 무엇보다 계산까지 아들이 책임을 져주시니 그저 좋을 수 밖에.... 직원 복지 차원이라 리조트도 다른 곳보다 깨끗하고 잘 정리되어 있어서 하루 쉬고 오기엔 아깝다만... 언니와 오빠와 만날 화담숲으로 가기 위해 일찍 집을 나섰는데, 광주읍내를 샅샅이 훑어보았다는 사실은 그만치 헤매었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네비가 오른쪽 2시 방향이라거나 왼쪽 10시 방향이라고 읊어대는데, 어쩌다 10시가 아닌 9시로 나가서 한 바퀴를 돌고, 2시가 아닌 1..

기행문 2021.05.31

호미곶

부모님 산소엔 이미 봄이 지나고 있다. 얼마 전 동생이 갔을 땐 산소 입구에 벚꽃이 활짝 피었다고 했는데 금새 벚나무엔 잎이 팔랑거리고 심은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철쭉과 작은 라일락은 보랏빛 꽃을 피웠다. 나뭇가지에서 일렁이는 연둣빛 어린 잎들이 참 좋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봄이고, 딱 그즈음이다. 산소에 들렀다가 포항으로 향했다. 친정에서 1시간 30분이면 충분할 포항엘 여행을 가본 적 없으니 어쩐지 미안함 마음이다. 몇 년 전에 잠시 들렀던 호미곶이 세월 따라 확 바뀌었다. 바닷물에 푹 잠겨 있던 상생의 손도 바지를 걷어 들어가면 만져볼 듯 가깝고, 새천년 광장은 어쩐지 신천지를 떠올리게 해 언짢다. 호미곶에도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이 멋지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그중에서도 2코스가 멋지다는 말은 ..

기행문 2021.04.20

안돌밧돌오름 /비밀의숲

제주도에는 알려진 오름만 368개라고 한다. 수많은 오름 중에서도 콕콕 찍어서 가보고 싶은 오름이 있다. 오름의 작가 선정 씨 영향이다. 오름을 소개하는 글을 보고 사진을 보면서 꼭 가고 싶은 오름을 마음이 먼저 찜한다. 안돌 오름과 밧돌 오름은 작가가 적극 추천하는 오름이기도하고 혼자 가는 것보다 친구랑 가서 아름다움을 나누라는 글을 보고 누군가와 같이 가고 싶은 오름을 저장해 놓기도 했다. 지난번 서방과 왔을 때 가고 싶었는데 맞은편 거슨세미오름 둘레길을 먼저 탐방하면서 주특기인 길을 잃음으로 더 이상 권유하지 못한 채 끙끙 앓던 곳이다. 이번 여행을 계획하면서 1박 2일을 알차게 보내려는 마음에 안돌밧돌을 탐방하고 공항으로 가는 길에 함덕해수욕장과 서우봉의 유채꽃, 델문도의 커피를 마시겠다고 생각했..

기행문 2021.04.09

생이기정길

봄꽃이 피어나는 속도에 맞추어 움츠린 것 같았던 코로나도 고개를 쳐든다. 제주도를 오가며 이용했던 진에어에서 포인트가 쌓여 12일까지 이용하지 않으면 점수가 줄어드는 사실을 핑계로 다시 제주행 티켓을 끊고 코와 입을 쑤셔 코로나 검사를 했다. 선집사와 민경이와 문정은집사가 함께하기로 약속을 하고, 티켓을 예약하고 렌터카를 예약하고 호텔을 예약하고 날아오를 것 같은 기분을 하늘에 예약하며 하루하루를 기다렸는데, 살아가는 일이 계획표대로 진행된다면 얼마나 좋겠나마는 비틀어지고 구겨지고 헝클어지는 것이 인생살이의 모습이다. 함께하기로 약속한 세명이 맏며느리이고, 그에따른 책임감과 의무감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신뢰를 쌓게 함으로 의심의 여지가 없었는데 문집사가 변명할 수 없는 이유를 퍼부으며 미안한 마음을 담아..

기행문 2021.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