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산소엔 이미 봄이 지나고 있다. 얼마 전 동생이 갔을 땐 산소 입구에 벚꽃이 활짝 피었다고 했는데 금새 벚나무엔 잎이 팔랑거리고 심은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철쭉과 작은 라일락은 보랏빛 꽃을 피웠다. 나뭇가지에서 일렁이는 연둣빛 어린 잎들이 참 좋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봄이고, 딱 그즈음이다. 산소에 들렀다가 포항으로 향했다. 친정에서 1시간 30분이면 충분할 포항엘 여행을 가본 적 없으니 어쩐지 미안함 마음이다. 몇 년 전에 잠시 들렀던 호미곶이 세월 따라 확 바뀌었다. 바닷물에 푹 잠겨 있던 상생의 손도 바지를 걷어 들어가면 만져볼 듯 가깝고, 새천년 광장은 어쩐지 신천지를 떠올리게 해 언짢다. 호미곶에도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이 멋지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그중에서도 2코스가 멋지다는 말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