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북한강 자전거길(청평역~상천역)

여디디아 2021. 2. 8. 11:40

 

 

 

경춘국도 자전거도로는 북한강 자전거길이다.

국토종주 자전거길이 이렇게 잘 조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제주올레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올레꾼들이 안심하고 제주도를 걸을 수 있도록 해놓은 것처럼 자전거도로 역시 라이더들이 안심하고 달릴 수 있도록 신호체계와 쉼터가 잘 조성되어 있다.

주말이지만 코로나 탓인지 라이더들이 별로 많지가 않아서 자전거길이 빛을 잃은 듯하다.

 

지난주에 대성리에서 청평까지 걸었으니 이번 주엔 청평에서 상천역까지 걷기로 했다.

청평과 상천 그리고 춘천까지는 평소에 자주 드나드는 길이어서 큰길과는 떨어져 있지만 어디쯤인지 쉽게 가늠할 수 있어서 낯설지가 않다.

청평에서 상천까지는 6.1km

청평에서 시작할 때 자전거길 안내표지가 없어서 당황했고, 스스로 찾아보기보다는 묻는 걸 좋아하는 서방이 택시기사님께 묻는 동안 나는 시작점을 찾았다는...

 

청평역 정문에서 입구로 나와 왼쪽으로 안전유원지를 따라가니 금새 표지판이 나를 안내한다.

꽃과 잎을 잃은 벚나무가 다시 꽃을 피우기 위하여 빈가지로 지나는 겨울바람을 흘러 보내고, 잎을 틔우기 위해 조정천을 흐르는 냇물을 마음껏 들이키고 있는 모습을 보며, 벚꽃이 환한 봄날에 다시 한번 이 길을 걷고 싶다는 욕심을 내본다.

 

조종천을 건너 마을과 들로 이어지는 상천리까지 걷는 길은 고향의 모습이다.

익숙한 밭, 나무, 둑이며 연로해가는 어르신들까지,

닫힌 문 밖에서 겨울바람을 맞는 살아있는 것들과 그 위를 비추는 겨울햇살까지 낯설지가 않아 발걸음이 무거운지 가벼운지도 모른다.

천리 밖의 고향마을이 잠시 눈앞에 나타나고 부모님의 주름진 얼굴을 겨울 햇살 속에서 잠깐 만나기도 한다.

 

상천역까지는 거리가 가까워 다시 청평역으로 돌아오기로 했다.

상천역은 작은마을이지만 이단인 에덴이 커다랗게 자리 잡고 호명산이 우둑하니 솟아 있다.

가는 길보다 돌아오는 길은 늘 가볍고 가깝게 느껴진다.

청평역이 보이는 곳에서 커피와 삶은 계란을 먹으며 다음주를 또 기대한다.

 

집에서 마석역 왕복 3km,

청평역에서 상천역까지 왕복 12km,

시간은 3시간 30분  

어쩌다보니 3만 보 이상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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