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란 것을 평생 처음 하듯이 주말이면 인터넷을 뒤지느라 정신이 없는 날도 이제 끝이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추어 부활절 예배도 듬성듬성 앉아서 예배를 드리고, 교회에 들어서자마자 부목사님과 전도사님들이 체온을 체크하고 이름을 씀으로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느라 노심초사였다.
부활절 예배를 지나고 3부로 나누어서 온라인 오프라인 예배를 드리는데 4월 말까지는 온라인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영숙이가 남당항 새조개축제기간이니 가서 새조개나 먹고 오라는 말에 홍성 남당항으로 결정하고, 남당항에서 가까운 상황 오토캠핑장을 예약했다.
지난번 다녀온 예당저수지와 거리가 비슷한 곳이어서 두번째 길이라 어느새 반갑고 편안한 길을 나섰다.
상황 오토캠핑장에 도착을 하니 개인이 하는 것이어서 관리인이 친절하게 맞이하고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신다.
정리된 캠핑장엔 이미 많은 사람들이 호텔 같은 멋진 글램핑을 설치하고, 텐트도 요즘은 집채만 한 텐트에 거실까지 갖추어져 있다.
호텔 옆에 작은 오두막집 같은 텐트를 설치하고도 우리는 주눅들지 않고 즐겁다는 것은 우리가 가진 멘털 탓일까?
텐트를 설치하고 만해 한용운생가지와 남당항에 가서 영숙이 친구가 운영하는 '전당포 횟집'에서 새조개와 주꾸미 샤부샤부로 이른 저녁식사까지 마쳤다.
캠핑장에서 뜨거운 물이 펑펑 쏟아진다는 것은 축복이다.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나니 모든 피로가 가시고 몸은 더욱 평안하고 마음은 처음 온 캠핑처럼 즐겁다.
'물도 좋고 정자도 좋은 곳'은 쉽지가 않다.
캠핑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라 밤이 늦도록 웃고 떠들고 소리 지르고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다.
분명 주변사람들을 생각해서 조용히 하라는 경고장이 붙었지만 모두가 까막눈인 것 같다.
미친 여자의 말소리와 웃음소리, 자지러듯이 울어대는 네댓 살 아이의 울음소리는 밤공기를 깨지고 부서지게 만들고
하늘에 있는 별마져 떨어질 듯이 만들고 그 별 아래서 잠이 들고픈 사람마저 미치게 만드는 마력을 가지기도 했다.
3만 원으로 호사를 누리는가 했더니 이런 시련을 겪어야 하는구나...
아침에 일어나 바로 철수하여 남당항으로 향했다.
네비에 남당항으로 찍었더니 홍주 해운은 보이지가 않아 다시 주소를 찍었더니 엉뚱한 식당에 내려놓는다.
결국 전화를 걸어서 장소를 확인하고서야 항구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홍주 해운에 가려면 새주소가 아닌 구주소를 찍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9시 배를 타기 위해 신분증을 꺼내고 열을 체크하고서야 배에 오를 수 있었는데
1월 23일부터 중단되었던 배가 오늘부터 재 개항했다니 행운이다.
남당항에서 10분을 가니 어느새 죽도항이다. 왕복 운항비는 만원이며 오는 배표는 잘 관리해야 한다.
죽도항에 내리니 마을회관으로 가는 길과 둘레길이 나누어져 있어 우리는 둘레길로 향했다.
섬에서 섬이 이어져 있고 그 길을 모두 데크와 멍석으로 깔아 놓아서 무리가 전혀 없다.
오르막이 없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탄성을 마음껏 내지를 수 있다.
둘레길도 여러 갈래가 있는데 우리는 바깥쪽으로 걸었다.
바다를 끼고 걷는 길엔 들꽃이 말갛게 피어 있고 조개를 캐는 어머니를 만날 수 있고, 죽도 둘레길을 가꾸기 위해 일을 하시는 분들을 만날 수가 있다.
그분들의 노고가 아니면 이런 멋진 길을 볼 수 없으리라.
1시간 30분을 걸었는데 어느새 죽도항에 도착을 했다.
군데군데 쉼터가 있고 포토존이 있어서 마음껏 쉬고 폼 잡고 인증숏을 찍을 수가 있다.
너무나 아름답고 멋진 길,
사진이 말해 주리라.
기회가 닿으면 다시 찾고픈 인상적인 죽도 둘레길에 한번 가보셔요.
지금은 남당항 새조개와 주꾸미가 한창 맛이 들어 당신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