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공원앞에 있는 교각(낮과 밤)
단양생테체육공원
생태공원에서 출발
단양유람선
아래로 강물이 출렁출렁
세수 안했는데.. 이 옷 덕분에 밤에 춥지 않았음
(손에 반짝이는 건 준경이가 이모 생일선물로 네일아트를 해줌, 평생 처음으로~)
집에 돌아와 금팩으로~~ ㅋㅋ
※잔도(棧道): 험한 벼랑 같은 곳에 선반을 매달아 놓은 듯이 만든 길
지난주에는 천마산에 깃댄 관음봉엘 다녀왔으니 이번주엔 떠나야 할 것 같은데,
코로나는 여전하고, 날씨도 여전히 겨울속에서 허우적거리는가 싶은데 다행히 주말엔 봄볕이 따뜻할거란 소식에
캠핑을 준비했다.
예당호 출렁다리에 가자고 하니 '"먼 데". "너무 먼 데", "멀어서"라고 말 끝을 빙빙 돌리는 서방을 보니 기분이 확~ 깬다.
시간에 얽매어 다른 때는 갈 수도 없는데도 자꾸만 미직거리는 태도는 사람 기분을 긁는다.
지난주에 검색했던 단양강 잔도길이 기억나 단양으로 가자고 했더니 그제서야 늙으수레한 얼굴이 희미하게 웃는다.
날씨도 좋다고하니 텐트를 가지고 가자는 의견에 모처럼 일치, 늙어가는 얼굴에 봄꽃이 피어나듯이 화색이 돌더라는 소식이다.
토요일 아침, 서방은 사무실에서 마무리를 하고, 나는 집안 청소를 하고 간단하게 짐을 꾸려서 10시에 출발했다.
친정에 갈 때 자주 이용하던 조용한 중앙고속도로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휑하다.
명절에도 차량이 드문 곳이니만큼 지금은 더욱 한산하여 교통체증같은건 찾아볼 수가 없다.
낯익은 길을 달린다는 것은 이유없는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2시간을 달리니 단양생태체육공원에 도착한다.
널찍한 체육공원에 오토캠핑카가 줄지어 서 있고, 운동장 여기저기서 공을 차고, 공을 붙잡고, 공을 던지는 학생들의 모습이 모처럼 활기차다. 팔각정의 정자에는 햇볕을 피해 낮잠을 즐기는 분들이 많다.
인터넷에는 잔디밭에 텐트를 쳐도 좋다고 했는데, 주차장에서 텐트를 설치하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주차장 여기저기 텐트들이 설치되어 있는데 문제는 화장실이 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장실은 깨끗하고 단정하다.
텐트 설치 전, 점심을 위해 준비해 온 닭 속에 전복과 인삼과 대추,밤, 마늘을 넣고 끓이고, 저녁은 국물에 누룽지를 넣어 누룽지 백숙을 구경시장에서 사 온 마늘떡갈비와 함께 먹었다.
점심식사 후 잔도 길을 향하여 부푼 마음으로 길을 나섰는데 아무리 걸어도 잔도길이 보이질 않는다.
잔도길의 시작은 단양보건소 앞이나 단양관광호텔에서 시작을 해야하는데, 우리는 생태체육공원에서 시작을 했으니 좀 멀다.
덕분에 왕복 4시간을 제대로 걸어서 흡족한 마음이다.
생태공원에서 시작한 길은 걷기에 정말 좋다.
오붓한 길에서 봄빛이 흐르는 강물과 함께 걸으려니 햇볕이 따사롭고 버들개지가 활짝 피고 제비꽃이 부끄럽게 피었다.
따뜻해진 날씨는 여름인듯 따가워 반팔을 입어도 어색하지가 않다.
굽이마다 감탄과 찬사가 이어지는데 정신을 차리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한 마음에 다리가 풀리고만다.
곳곳에 그물망을 쳐놓고 아래로 흐르는 깊은 강물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 두었는데 한발자욱도 얹을 수가 없다.
무심코 위에 올라갔다가 무서워서 주저앉을뻔 했다는....
잔도길을 가는 동안에 단양유람선과 패러글라이딩을 구경하고, 오는 길에는 단양구경시장에 들러 마늘떡갈비 두개를 샀다.
마침 오일장날인데 코로나로 인해 휴업을 한다고 해서 몇 곳만 문을 열어 놓았고, 그마저도 기피하는 소심한 B형의 서방이 답답하다.
잔도길이 끝나는 곳은 만천하스카이워크 입구이다.
만천하스카이워크 꼭대기에는 유리로 되어 있고 출렁거리기도 한다고 하는데 한걸음도 못 뗄 내 발을 앎으로 패스했다.
갔던 길을 돌아오는 길, 갈 때와 올 때 보는 경치가 다르다.
오르막도 없고 힘든 곳도 없고, 데크로 이어져 있어서 걷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왕복 4시간을 걸었지만 다리나 발목이나 발바닥이나 모두 무사한데, 서방은 발바닥이 아프다고 엄살이다.
집에와서 보니 물집이 좀 생겼는데.. 죽는다고 엄살이다.
생태공원으로 돌아오니 어둑해진다.
텐트에서 자려면 춥지 않을까 걱정되어서 두꺼운 수면잠옷을 챙겨왔는데 전혀 춥질 않다.
올해들어 첫 캠핑은 이렇게 끝난다.
단양잔도길....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