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방조제 13km
바위에 얹힌 미역이 이끼 같아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인아는 초등학교 입학식도 못한채 시간을 보내고
지유는 엄마의 재택근무로 오랜만에 엄마와 알콩달콩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6일 서방의 생일도 코로나19로 인해 각자의 방식대로 축하하고 말았으니...
평소 토요일에도 사무실 문을 닫지 못하고, 주일은 주일이라 예배하기 때문에 둘이서 여행하기가 어려웠다.
나이가 들수록 여유있게 살아야 하는데 그게 마음처럼, 말 처럼 쉽지 않다.
이참에 그동안 하지 못한 여행, 앞으로도 제한될 여행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기도 하고
코로나를 피하는 방법이기도 하다에 결론을 내리고...
어느 블로그에서 변산 직소폭포가는 길이 이쁘다길래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다행인지 익산에 문상할 일이 생겼다.
5년전에 우리교회를 떠난 분이지만 후로도 서방과 이런저런 일로 연결이 되고, 잊지 않고 사업적으로도 도움을 주신 집사님이기에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는 이 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기회라며 토요일 오후 둘이서 길을 나섰다.
익산 실로암장례식에 들어서니 어디나 마찬가지로 한산하여 상주들의 슬픔이 배가 된다.
"여기까지 왜 오셨냐?"는 말씀은 반가움과 감동이 섞였음을 말해 무엇하리.
문상을 하고나서는 변산반도로 달렸다.
익산에서 변산반도까지는 1시간 정도 걸렸는데 낯선 곳이고, 날이 흐려서 서방이 보고싶어하던 새만금방조제는 회색의 색상 속에서 바라보았지만 크고 광활한 모습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13km로 이어진 새만금방조제를 지나니 동네는 보이지 않고 어디로 향하는지 모를 길만이 끝이 없다.
작은언니의 시댁인 줄포가 생각이나서 줄포면사무소를 입력하고 변산반도를 달려 채석강 입구에 닿는다.
채석강리조텔이라는 곳은 모텔과 리조트의 합작품이다.
작은 방에 싱크대와 식탁, 화장실과 침대가 있어서 잠만 자는 우리에게는 어쩐지 좁고 답답하다.
몇 시간을 달려온 길이라 기절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옆방에서 두런거리는 소리,
새벽이 오는 2시까지 윗층에서 쿵쿵거리는 소리에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가족중심의 숙소라 가족들이 와서 큰 방을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아무래도 우리는 지난주 썬크루즈의 고퀄리티가 그리운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