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변산 직소폭포

여디디아 2020. 3. 10. 12:12

 

 

 

 

 

 

 

 

 

 

 

 

 

 

 

 

 

 

 

 

 

 

 

 

곰소항 고향맛집.. 20가지 넘는 스끼가 감동이다.

광어회 2인 80,000

시원하고 매콤한 매운탕은 무료

곰소항의 갈매기들

 

 

누군가 나에게 내가 알지 못한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집사님은 길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가만 생각하니 맞는 말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길을 좋아한다는 것, 특히 오붓한 오솔길을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아침에 채석강을 돌아보니 예전같은 신비함이나 웅장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건 오로지 제주도의 수월봉이 이유이다.

처녀시절, 금융연수원에서 여름휴가로 직원들과 왔을 때, 처음보았던 채석강은 책이 끝없이 쌓여진 듯한 그림이었고 

어쩌면 저럴 수가 있을까 싶어서 신기해 했고, 언니오빠들과 갔을 때도, 서방과 갔을 때도 감탄사가 이어졌는데

수월봉의 지질층이 내 눈을 높은 곳에 모셔놨다는 사실이다.

 

온라인으로 드리는 예배는 자동차안에서 드렸다.

자유롭게 예배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지, 

마음껏 찬양하며 예배할 수 있는 날이 회복될 때, 기쁨으로 예배하리라.

 

직소폭포로 향하는 길은 구비구비 산길로 이어진다.

길가에 서 있는 나무가 벚나무라면, 이 길이 얼마나 화려하고 빛이날 것인지.

벚꽃이 활찍 핀 날, 이곳을 지난다면 참으로 행복할 것이다.

 

내변산탐방센터에서 시작되는 직소폭포는 등산객들과 폭포만 탐방하는 트레킹족들이 하나둘씩 모여든다.

때가 때인지라 번잡하지 않고 트레킹하기에 딱 좋은 그런 날씨와 사람들의 숫자이다.

처음 시작부터 길이 눈을 빼앗고 마음을 빨아들인다.

대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겨울을 견딘 잔디가 몸부림을 치고, 어느새 蘭은 파릇하게 자라기 시작했다.

아기자기하게 이어지는 길은 한치의 곁눈도 허락하지 않고 집중하게 만들고 길 아래로 맑고 파란 냇물이 소리지어 달린다.

곳곳에 동그랗고 이쁜 아치형의 다리가 사나운 마음까지 예쁘게 만들고 다리를 건너고나면 반가운 무엇이 나를 기다릴 듯 하다.

 

직소폭포까지 가는 길이 얼마나 아기자기하고 이쁜지, 서방이 만족해하니 다행이다.

오래 걷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곳은 얼마나 마음에 드는지 다시한번 가고싶다고 했으니 말이다.

산 중턱에 난데없이 커다란 호수가 맑은 물을 가득하게 채운 채 기다리고, 하트모양의 쉼터는 포토존이다.

호숫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려니... 이런!! 컵이 없다는 사실이다.

마침 지나는 등산객이 있어서 "종이컵 여유가 있으면 하나만 주세요. 컵을 잊어버렸어요" 했더니 두개를 준다.

산 중턱의 호숫가 벤치에서 마시는 커피의 맛이라니... 아무렴!!      

 

직소폭포를  쉽게 보여줄 수 없다는 듯이 폭포 앞 400미터는 작은 오르막이다.

폭포에서 물을 만질 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산 위에서 폭포를 바라만 보는 것이다.

폭포를 흘러내리는 중에 소를 이루는 웅덩이와 다시 폭포를 이루는 물줄기가 얼마나 멋진지.

가까이 갈 수 있다면 사람들이 그냥 두지 못하고 물에 들어가 등이며 울퉁불퉁한 몸에 물 마사지를 하느라 법썩일텐데

그러질 못하니 더 잘 보존되어져서 좋다.

데크로 만들어진 계단과 쉼터에서 간식을 먹으며 다리참을 하는 사람들 옆에서 토마토를 꺼내 먹었다.

 

내려오니 주차장에서 부안표고버섯과 양파를 팔고 계신다.

지역의 특산물 하나쯤은 팔아드려야 구경값을 한다는 생각에 표고버섯을 샀는데 집에 와서 보니 정말 좋다.

 

블로그에서 본 고향맛집의 회를 기억하며 고향맛집으로 향했다.

마음 넉넉해 보이는 아주머니 세 분이서 조금은 둔한 몸짓으로, 그러나 정이 넘치는 표정으로 맞아주신다.

차려주시는 상을 보는데 서방 얼굴이 확~~ 변한다.

세상 어디서도 받아보지 못한 밥상이다. 

광어회 2인에 80,000원인데 스끼가 20 종류가 넘는다.

각종 조개와 해산물, 아무래도 바다에 있는 종류의 물고기와 조개가 모두 등장한거 같다.

싱싱할 뿐 아니라 살아서 팔딱거리는 주꾸미와 낙지, 꿈틀대는 해삼과 개불...

죽은 것이라곤 불에 구워진 꽁치 한마리이다.

두툼하게 썰어진 광어와 무료로 나오는 매운탕마저 얼마나 시원하고 달큰한지.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 입에서 입으로가 아니라 컴에서 컴으로 이어지는 정보화된 세상이란걸 실감한다.

 

직소폭포..

강추하고 싶은 곳이다.    

걷기에 무리없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아 2시간이면 왕복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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