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세현에게

생일 축하^^*

여디디아 2016. 4. 18. 17:22

 

길가에 아름드리 핀 민들레

내가 가장좋아하는 진달래

 

 

 

낮은 자세로 낮은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별꽃??(밝은 권사님께 배우다) 

 

 

아버지와 엄마를 추억하게 하는 조팝나무꽃

 

세현이의 꽃 라일락

 

우리인아 꽃~~ 아 예뻐라를 연발한다.

나를 위하여 간신이 남아준 벚꽃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진리

 

 

사랑하는 작은아들 세현아^^*

이렇게 또 4월 16일이 되었구나.

기뻐하며 축하하며 세상 어느 날보다 기쁘고 즐거운 날이건만,

나에게 너이듯이, 누군가에게는 생떼 같은 아이들이 하루아침에 부모님 가슴에 대못을 박기도 한 날이기도 하구나.

어찌되었든지 4월 16일은 나에겐 의미있는 날이고, 평생에 후회하지 않을 날의 며칠중의 하루임이 분명하다.

 

세현아^^*

지난겨울부터 봄을 기다렸는데, 행여 내 입방정이 봄을 빼앗아 가버릴까봐  재촉조차 못했던 봄인데,

진달래가 피어나는 모습과 개나리가 고개를 흔드는 모습과, 하얀 벚꽃이 난분분히 흩어지는 모습과

하얀 꽃송이 속으로 들어가는 벌떼들의 모습을 일일이 확인하며 보고싶은 새 봄이었는데,

왜그리 분주하고 긴장하며 안정이 되지 못한 봄의 문턱이었을까.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기도 전에 마음이 먼저 달려가고, 분명 지난밤 꿀잠을 잤음에도 하루종일 피곤하고 어지럽고,

시간마다 어딘가로 가야만 했었고, 분초마다 무엇엔가 쫓기기만 하던 날들이었단다.

할머니가 요양원에 계시고, 그 할머니를 데려오라고 시간마다 전화를 해대는 할아버지 탓에 아예 스팸까지 걸어 놓았건만  

할아버지의 재촉은 아빠의 몸을 2개월동안에 7kg이나 축나게 만들었고, 나를 늘 허둥거리게 만들었다.

 

봄꽃이 피어나는 시간에, 이제서야 봄꽃을 마음껏 누리리라 여기던 아침에 홀연히 할머니가 하늘나라로 한순간에 이동하시고

한번도 큰 일을 겪어보지 못한 나는 곁에서 하라는데로 그저 움직이며 큰 일을 치루었음을 몇날이 지나고나니 깨달아지더구나.

아무래도 그래서 이 새봄이 그렇게 허둥거렸었나 보다.

 

4월 16일,

해마다 진달래 꽃전을 부치고 미역국을 끓이고, 세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몇가지 만들고, 네가 외국에 있는 날에는 

너를 낳은 나의 수고를 스스로 칭찬하며 네 생일상을 차렸었는데,

올해는 내가 지쳤음이 분명하구나.

우리세현이의 생일날인데도 아무것도 차려진 것이 없어서 얼마나 미안하던지, 

그 미안함 보다 내가 더 힘들어서 미안함조차 들고 일어설 힘이 없었음을 고백할께.

 

사랑하는 세현아^^*

29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축복한다.

나이가 들었으니 이제 엄마를 떠나 새가정을 꾸릴 때가 되었구나.

하나님안에서 아름다운 새가정을 꾸리고 믿음의 가정을 잘 이루어가며 너로 인하여 우리집안이 신앙의 명문가문이 이어가기를 엄마는 소망하며 늘 기도하고 있단다.

사랑하는 우리세현이가 엄마의 소망을 이루어주리라 믿으며 이제 나도 너를 떠나보낼 준비를 해야겠다.

어제저녁 아빠와 셋이 구리의 빕스에서 식사를 나누며 가만가만 돌아보니 너를 떠나보내도 특별히 아쉬울 것이 없다는 걸 알았단다.

군대생활중에서도 분당에서 커피를 마시며 빵을 뜯으며 우리 둘만의 시간을 누리기도 했었고

방학중에도 학교에서 공부하는 너를 위해 마춤하게 직장을 그만둔 내가 수요일이며 도시락을 만들어 단국대학교로 달려가

폭포가 보이는 정자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사진을 찍기도 하고, 한시가 아까운 너는 나를 위하여 오후의 공부를 도시락 뚜껑과 함께 닫아건채로 극장에서 영화를 보기도 하고, 둘이서 등산을 다니기도 했고, 무엇보다 지난 늦봄에 제주도에서의 아름다운 추억까지 거머쥐었으니 말이다.

딸이 부럽다고는 하지만 어디 이만한 아들이 있겠느냐 말이다. 그지?

 

세현아^^*

이번 할머니 장례식에서 형이랑 너가 얼마나 큰 역할을 감당했는지,

정말 아들이 없는 사람은 속 상할 것 같은 마음이더라.

형이 하는데로 묵묵히 형을 보필하며 같은 마음으로 일을 처리하는 모습이 얼마나 위로가 되든지.

엄마와 아빠는 그랬구나.

슬픔 중에서도 두 아들의 든든한 모습을 보며 위로를 받고 은근 대견한 두 아들을 자랑스러워 했다는거야.

 

네 생일날 아침에 엄마는 혼자서 관음봉과 된봉을 찾아 이제는 사그라지는 봄꽃을 만지며 눈에 담고 왔단다.

그것조차 하지 않으면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봄이 의미를 잃어버릴 것만 같아서 말이야.

특별히 너를 낳은 후에 보았던 라일락이 올해도 여전히 보랏빛의 고운 색으로 짙은 향기로 피었더구나.

 

사랑하는 세현아^^*

매월 꼬박꼬박 챙겨주는 용돈도 고맙고, 늘 엄마 걱정을 해주는 마음도 참 고맙고 감사하다.

언제 어디서든지 지금의 네 모습을 잃어버리지 않길 기도하며

늦었지만 우리세현이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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