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간이역" 간이역 ..................................김수영 詩 한때나마 나도 누구에게 뜨거운 사람이었는가. 기차가 지나가듯이 벌판이 흔들리고 잘 익은 들녁이 타오른다 지는해가 따가운듯 부풀어오르는 뭉게구름 기차를 기다린다 지나간 일조차 쓰리고 아플때에는 길 위가 편안하리라. Miranda Martino / Stringiti Alla Mia M..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지리산 뻐꾹새 - 중에서 송 수 권(1946~ ) 여러 산 봉우리에 여러 마리의 뻐꾸기가 울음 울어 떼로 울음 울어 석 석 삼년도 봄을 더 넘겨서야 나는 길 뜬 설움에 맛이 들고 그것이 실상은 한 마리의 뻐꾹새임을 알아냈다. 智異山下(지리산하) 한 봉우리에 숨은 실제의 뻐꾹새가 한 울음을 토해 내면 뒷산 봉..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호수 근처 김 영 태(1936~ ) 그대는 지금도 물빛이다 물빛으로 어디에 어리어 있고 내가 그 물밑을 들여다보면 헌 靈魂(영혼) 하나가 가고 있다 그대의 무릎이 물에 잠긴 옆으로, 구겨진 水面(수면) 위에 나뭇잎같이 --------------------------------------- 차가운 겨울햇살이 투명하다. 투명한 햇살같이 북한강을 ..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스크랩] 가재미 - 문태준 가재미 / 문태준 김천의료원 6인실 302호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암투병중인 그녀가 누워있다바닥에 바짝 엎드린 가재미처럼 그녀가 누워 있다나는 그녀의 옆에 나란히 한 마리 가재미로 눕는다가재미가 가재미에게 눈길을 건네자 그녀가 울컥 눈물을 쏟아낸다한쪽 눈이 다른 한쪽 눈으로 옮겨 붙은 야윈 그녀가 운다그녀는 죽음만을 보고 있고 나는 그녀가 살아 온 파랑 같은 날들을 보고 있다좌우를 흔들며 살던 그녀의 물 속 삶을 나는 떠올린다그녀의 오솔길이며 그 길에 돋아나던 대낮의 뻐꾸기 소리며가늘은 국수를 삶던 저녁이며 흙담조차 없었던 그녀 누대의 가계를 떠올린다두 다리는 서서히 멀어져 가랑이지고폭설을 견디지 못하는 나뭇가지처럼 등뼈가 구부정해지던 그 겨울 어느날을 생각한다그녀의 숨소리가 느릅나무 껍질처럼 점점 거칠어.. 시가 있는 아침 2005.03.11
데이지 화분에 얼굴을 묻고 데이지 화분에 얼굴을 묻고 - 중에서 이 상 희(1960~ ) 세상을 빠져나가려는 중이야 쉬잇 내 말을 들어봐 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야 다.시.는.돌.아.오.지.않.는.다 다시 돌아와도 찾을 수 없도록 도와줘 데이지, 내 얼굴을 먹어줘 내 의자와 찻잔을, 이름과 구두를 삼키고 동그란 꽃봉오리를 단단히 오므.. 시가 있는 아침 2005.03.11
나무 이름 하나 나무 이름 하나 이 진 명(1955~ ) 나는 일찍 나무 이름 하나 가졌지요 좀 주제넘는 다 싶었지만 無憂授 괜찮아 괜찮을 거야 이름 너무 크고 깊어 송구스러운 맘 없지 않았지만 방문 위에 나무 이름 하나 걸어놨지요 - 중 략 - 어떤 때는 잘못 일어난 고요가 뜻밖의 슬픔을 받아와 들통째 들이켜게 하지만 .. 시가 있는 아침 2005.03.10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 중에서 신 현 림(1961~ ) 불타는 구두, 그 열정을 던져라 - 중 략 - 드럼을 쳐라 슬픈 드럼을 쳐라 여자인 것이 싫은 오늘, 부엌과 립스틱과 우아한 옷이 귀찮고 몸도 귀찮았다 사랑이 텅 빈 추억의 골방은 비에 젖는다 비 오고 허기지면 푸근할 사내 체온 속으로 가.. 시가 있는 아침 2005.03.09
[스크랩] 하나님과의 인터뷰 I dreamed I had an interview with GOD 하나님을 인터뷰하는 꿈을 꿨습니다. "so you would like to interview me?" GOD asked. "If you have the time," I said. "네가 나를 인터뷰 하고 싶다고 했니?" 하나님이 물으셨습니다. "시간이 있으시다면," 내가 말했습니다. GOD smiled. 하나님은 미소지었습니다. ".. 시가 있는 아침 2005.03.08
시인학교 - 중에서 시인학교 - 중에서 김 종 삼(1921-84) 공고 오늘 강사진 음악 부문 모리스 라벨 미술 부문 폴 세잔 시 부문 에즈라 파운드 모두 결강 - 중 략 - 김소월 김수영 휴학계 - 중 략 - 김종삼 한 귀퉁이에 서서 조심스럽게 소주를 나눔.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제5번을 기다리고 있음 - 중 략 - --------------------------------.. 시가 있는 아침 2005.03.08
세월이 가면 세월이 가면 - 중에서 박 인 환(1926-56)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 중 략 - 니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묻혀서 우리들 사랑이 사.. 시가 있는 아침 2005.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