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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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디디아 2005. 3. 12. 05:18
지리산 뻐꾹새 - 중에서


송 수 권(1946~ )


여러 산 봉우리에 여러 마리의 뻐꾸기가

울음 울어

떼로 울음 울어

석 석 삼년도 봄을 더 넘겨서야

나는 길 뜬 설움에 맛이 들고

그것이 실상은 한 마리의 뻐꾹새임을

알아냈다.


智異山下(지리산하)

한 봉우리에 숨은 실제의 뻐꾹새가

한 울음을 토해 내면

뒷산 봉우리가 받아 넘기고

또 뒷산 봉우리가 받아 넘기고

그래서 여러 마리의 뻐꾹새로 울음우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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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고즈녁한 품처럼 아늑한 평화가 깃든 산,
그래서 많은 영혼들이 그곳에서
뻐꾹새의 울음으로 대신하는 것일까?
한 봉우리의 뻐꾹새가 울면
뒷산 봉우리가 받아 넘기고
또 뒷산 뻐꾹새가 받아 넘기고..
이른아침부터 다음날까지 울어도,
한 해를 넘기고 또 한 해를 넘겨도
목이 끊어지도록 울어도 한이 맺힌
영령들의 넋이 뻐꾹새의 울음으로
대신 울어지는거나 아닐까.
핏빛으로 어울어지게 피어나는 진달래도
아침마다 피어오르는 산허리를 감도는 끝모를 안개도
목이 끊어지도록 받아넘기는 뻐꾹새의 울음도
끝이없이 이어지는 남도의 恨 맺힘은
아직도 구천을 떠도는 수많은 영혼들의
이루지 못한 사랑탓이리라.
(진옥이의 한마디!!)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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