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이름 하나
이 진 명(1955~ )
나는 일찍 나무 이름 하나 가졌지요
좀 주제넘는 다 싶었지만
無憂授
괜찮아 괜찮을 거야
이름 너무 크고 깊어 송구스러운 맘 없지 않았지만
방문 위에 나무 이름 하나 걸어놨지요
- 중 략 -
어떤 때는 잘못 일어난 고요가
뜻밖의 슬픔을 받아와 들통째 들이켜게 하지만
그때 무우수 크낙한 잎들이 반짝거리며 흔들리지요
- 중 략 -
근심걱정 없다는 상상의 나무
그렇지만 무우수는
그냥 나무 중의 하나
이름이 좋은 나무 중의 하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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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런 나무가 있을까?
무우수..
근심걱정 없는 나무.
나무들에게도 근심이나 걱정이 있을까?
나무들도 기쁨과 슬픔을 알까?
하기사..
반짝거리며 이파리를 흔들 때,
지나는 햇살에 몸 부비며 애교를 부릴 때,
봄비가 촉촉히 제 몸을 애무하듯 쓸어내릴 때,
나무는 기뻐 춤추리라.
기쁨과 슬픔을 아는 생물들은 모두
걱정과 근심또한 남실거릴거야.
이름이 이쁜 무우수는
무엇을 근심하며 무엇을 슬퍼할까?
도대체 누구를 기다리며 고개가 외로
꼬여지도록 그리움에 몸을 뒤챌까.
봄비 내리는 날이다.
(진옥이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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