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여디디아 2005. 3. 9. 10:39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 중에서

 

 

신 현 림(1961~           )

 

 

불타는 구두, 그 열정을 던져라

 

- 중  략 -

 

드럼을 쳐라 슬픈 드럼을 쳐라

 

여자인 것이 싫은 오늘, 부엌과

립스틱과 우아한 옷이 귀찮고 몸도 귀찮았다

사랑이 텅 빈 추억의 골방은 비에 젖는다

비 오고 허기지면 푸근할 사내 체온 속으로

가뭇없이 꺼지고 싶다는 공상뿐인 내가 싫다

충치 같은 먼 사내는 그만 빼버리죠

아프니까요

 

당신도 남자인 사실이 고달프다구요

인간인 것이 참 힘든 오늘 함께 산짐승이나 되어

해 지는 벌판을 누비면 좋겠지만

 

- 중 략 -

 

응시하고 고뇌하고 꿈꾸며

전투적으로 치열하렵니다.

 

---------------------------------------------

여자인 내가 싫을 때,

나도 그럴 때가 있다.

고목처럼 굵은 허리가

식목일에 심은 나무처럼 가늘게 느껴지는 통증이

나를 밀어내고, 

사정없이 아픈 아랫배가

어느곳에든 주저앉아 설사라도 하고픈 날..

아..

그 모든 것이 그리울만치

불큰한 아랫배와 허리는

불어나는 시간처럼 불어나는 몸무게를 가져오고

..............

나는 정말 여자이기를 포기하고 싶다.

여자인 내가 싫다.

그럴땐.

 

충치같은 먼 사내..

빼버리고 나면 아픔이 사라질까?

잇몸이 불어나는 통증을 참으며

먼 사내를 아프게 그리워하기보다

빼버리고 그냥 며칠을 앓아버릴까?

 

전투적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시인을 바라보며..또한 존경하며.

(진옥이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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