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세월이 가면

여디디아 2005. 3. 7. 15:02

세월이 가면 - 중에서

 

 

박 인 환(1926-56)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 중  략 -

 

니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묻혀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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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수면속으로 빠지는 나를 위하여 모처럼

북한강을 지나고, 의암호를 건너고,

강촌의 긴 물살을 바라보았다.

잔잔히 흘러가는 강물들 옆에

어느새 버들개지가 입을 내밀고

푸르는 물 기운이 봄 기운을 몰아

이른 봄을 느끼게 했다.

어제 주일설교시간,

권성호목사님은 진달래꽃을 제일 좋아하고,

양지녘에 조용하게 핀 할미꽃을 좋아하신다고해서

나를 놀래게 했다.

이렇게 봄이 온다.

가을빛이 스민 시를 읽으며

나는 갈래머리에 단정한 모습의 여고생이 되고

새하얀 칼라사이로 찬바람이 봄바람이 되어

이제 막 부풀기 시작하는 젖가슴을 가리게 하는..

봄이다.

(진옥이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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