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가면 - 중에서
박 인 환(1926-56)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 중 략 -
니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묻혀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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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수면속으로 빠지는 나를 위하여 모처럼
북한강을 지나고, 의암호를 건너고,
강촌의 긴 물살을 바라보았다.
잔잔히 흘러가는 강물들 옆에
어느새 버들개지가 입을 내밀고
푸르는 물 기운이 봄 기운을 몰아
이른 봄을 느끼게 했다.
어제 주일설교시간,
권성호목사님은 진달래꽃을 제일 좋아하고,
양지녘에 조용하게 핀 할미꽃을 좋아하신다고해서
나를 놀래게 했다.
이렇게 봄이 온다.
가을빛이 스민 시를 읽으며
나는 갈래머리에 단정한 모습의 여고생이 되고
새하얀 칼라사이로 찬바람이 봄바람이 되어
이제 막 부풀기 시작하는 젖가슴을 가리게 하는..
봄이다.
(진옥이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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