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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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디디아 2005. 3. 5. 00:27
水墨(수묵) 정원 9- 번짐

장석남(1965~ )

번짐,
목련꽃은 번져 사라지고
여름이 되고
너는 내게로
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
나는 다시 번져 네게로 번진다.

번짐,
번져야 살지
꽃은 번져 열매가 되고
여름은 번져 가을이 된다.

번짐,
음악은 번져 그림이 되고
삶은 번져 죽음이 된다
죽음은 그러므로 번져서
이 삶은 환히 다 밝힌다
또 한번-저녁은 번져 밤이 된다.

번짐,
번져야 사랑이지
산기슭의 오두막 한채 번져서
봄 나비 한마리 날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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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8시10분,
가을서리앞에 국화인 듯한 동생과 여름땡볕에 피어나기 시작한 분꽃같은 조카,
같은 자리에 앉아 등교하고 출근하며 국화같은 하루가, 분꽃같은 하루가 번져간다.
늘 그렇듯이 10여분의 출근시간이 남음으로 국화같은 동생이 커피를 내민다.
"천사같은 향기와 악마같은 뜨거움을" 담은 커피,
유월의 공간에 눈을 돌리다 커피를 쏟았다.
파란 하늘같은 셔츠에 커피가 번졌다.
번짐,
커피의 번짐은 옷을 더럽히고, 깔끔스럽지 못한 나를 깨우침으로 번지고,
천사같은 향기의 커피는 백지처럼 놓인 하루에 짜증으로 번졌으니..
이를 어쩌란 말인가.
커피색깔처럼 번져버린 백지같은 내 하루는 어쩌란 말인가.
(진옥이의 한마디!!)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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