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그랬다지요 김 용 택(1948~ )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 하루에도 몇번씩 이게 아닌데, 정말 ..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별 김 완 하(1958~ ) 가장 먼 거리에서 아름다운 이가 있다 텅 빈 공간에서도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우리가 사는 날까지 소리쳐도 대답 없지만 눈 감으면 다가서는 사람 있다. ----------------------------------- 스물이 넘고 서른이 넘어도, 서른이 넘고 불혹이라는 마흔이 되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몇가지가 있..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먼지 속으로 - 중에서 이 명 주(1952~ ) 세상 어디에도 계속 이어지는 길은 없다고 어느 날 너는 그렇게 떠나갔다 그리고 어느 날 나는 비좁고 불편한 12시간의 비행 끝에 어딘가 있을 그 길을 찾아 바람이 만든 사막에 갔다 영원을 지키기 위해 4500년 그 먼 길을 걸어 온 스핑크스 그를 배면으로 찰칵, 카메..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우리가 물이 되어 - 중에서 강 은 교(1945~ )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에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 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생의 간이역에서 김 상 현(1947~ ) "다음은 대전역입니다 내리시기 전에 잊으신 물건이 없는지 살펴봅시다" 내 생에 잊고 내린 소중한 것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눈물나도록 감사했던 일들과 사랑했던 이름들과 때론 추억까지도 잊고 훌쩍 내려버린 시간 아 내리기 전에 한 번쯤 살펴보는 것이었는..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몽 당 연 필 최 동 호(1948~ ) 백지 위에 톡톡 부러진 까만 연필심 같은 송사리떼들 하얀 눈동자 깜빡거리며 구름 일기장 맑은 물가에서 산들바람 친구와 놀다 --------------------------------- 쿵쾅거리며 오랜시간 동안 짓던 교실, 네모반듯한 교실엔 검은 나무기둥 대신 네모난 기둥이 군데군데 들어서고 나무..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白 露 이 시 영(1949~ ) 떠도는 것들이 산천에 가득 차서 거적때기 같은 것으로 서로의 발을 덮어주며 잠든 것이 보이고 잠 못 들어 뒤척이던 인부 둘이서 두런거리며 그곳을 빠져나와 어디론지 가고 있는 것이 보인다. ----------------------------------------- 떠도는 공간에 가득찬 것이 무얼까. 내가 앉아있는 공..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속단풍 든다 이 명 수(1945~ ) 단풍 때문에 가을 한 철 술에 젖어 살았다 화양동 계곡 너럭바위에서 계룡산 민박집 층층나무 아래서 함양읍내 선술집에서 마시고 또 마셨다 혼자서, 여럿이서 노래를 불렀다 -앞남산 황국단풍은 구시월에 들고요 이내 가슴 속단풍은 시시때때로 든다 노래를 불러도 가슴이..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단순하게 느리게 고요히 장 석 주(1954~ ) 땅거미 내릴 무렵 광대한 저수지 건너편 외딴 함석 지붕 집 굴뚝에서 빠져나온 연기가 흩어진다 단순하고, 느리게, 고요히, 오, 저것이야! 아직 내가 살아보지 못한 느림! --------------------------------- 서울로 수학여행 오던 중학교 2학년의 가을, 이른아침에 영천역..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새벽 편지 - 중에서 곽 재 구(1955~ )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고 눈시울이 붉어진 인간의 혼들만 깜박이는 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그 시각에 아름다움은 새벽의 창을 ..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