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내 사람아 내 사람아 백 창 우 1 내 사람아 그대가 꿈을 가진 사람인 것이 나는 참 좋구나 그대가 몹시 힘겨워 보일 때도 나는 그대가 절망하지 않으리란 걸 알지 그대는 늘 그렇게 다시 일어서곤 하는걸 내 사람아 그대의 맑은 웃음이 나는 참 좋구나 그대의 '살아 있음'이 나는 더없이 좋구나 2내 사람아 그대가 .. 시가 있는 아침 2005.05.06
동시가 있는 아침 둥 근 달 권 오 훈 살 살 올라라 금빛 풍선아! 바람아! 바람아! 나무 가쟁이를 일렁이지 마라. 아기풍선이 툭 터지겠다. ------------------------------------------- 둥 근 달, 일년 중 가장 달이 크고 밝은 날은 정월대보름, 한가위.. 내 젊음의 혈기가 심장을 박참으로 팔딱거리는 물고기처럼 싱싱한 그때, 세상 어.. 시가 있는 아침 2005.05.04
우 산 속 우 산 속 문 삼 석 우산 속은 엄마 품 속 같아요. 빗방울들이 들어오고 싶어 두두두두 야단이지요. ---------------------------------- 유난히 비를 좋아하는 나는 우산또한 별나게 고른다. 별나게 고르는 것만이 아니라 우산만은 특별한 이에게서 특별한 선물로 받고 싶어진다. 나를 닮아서일까? 우리집 두 아들.. 시가 있는 아침 2005.05.03
예솔아 예솔아 김 원 석 "예솔아!" 할아버지께서 부르셔 "예" 하고 달려가면 "너 말구 네 아범". "예솔아." 할아버지께서 부르셔 "예." 하고 달려가면 "너 아니고 네 엄마." 아버지를 어머니를 "예솔아" 하고 부르는 건 내 이름 어디에 엄마와 아빠가 들어계시기 때문일 거야. ----------------------------------------------- 풋.. 시가 있는 아침 2005.05.03
트렁크 트 렁 크 김 언 희(1953~ ) 이 가죽 트렁크 이렇게 질겨빠진, 이렇게 팅팅 불은, 이렇게 무거운 지퍼를 열면 몸뚱어리 전체가 아가리가 되어 벌어지는 수취거부로 반송되어 온 토막난 추억이 비닐에 싸인 채 쑤셔박혀 있는, 이렇게 코를 찌르는, 이렇게 엽기적인 --------------------------------------------------- 지.. 시가 있는 아침 2005.04.21
'봄- 편지' '봄, 편지' 이 운(1968~ ) 봄이다 라고 적자마자 그 (봄) 안으로 나비가 날아든다 유리창 속에서 밥그릇 속에서 시계 속에서 접혀진 무릎 속에서도 나비가 튀어나온다 날개가 없는 것도 나비라는 이름으로 모여든다 하늘을 담은 유리창으로 물고기들이 날개를 달고 오기도 한다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오.. 시가 있는 아침 2005.04.20
꽃들은 경계를 넘어간다 꽃들은 경계를 넘어간다 노 향 림(1942~ ) 꽃들이 지면 모두 어디로 가나요 세상은 아주 작은 것들로 시작한다고 부신 햇빛 아래 소리없이 핀 작디 작은 풀꽃들, 녹두알만 한 제 생명들을 불꽃처럼 꿰어 달고 하늘에 빗금 그으며 당당히 서서 흔들리네요 여린 내면이 잇다고 차고 맑은 슬픔이 있다고 마.. 시가 있는 아침 2005.04.18
여 수 역 여 수 역 정 승 호(1950~ ) 봄날에 기차를 타고 종착역 여수역에 내리면 기차가 동백꽃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가을에 기차를 타고 종착역 여수역에 내리면 기차는 오동도 바다 위를 계속 달린다 다시 봄날에 기차를 타고 여수역에 내리면 동백꽃이 기차가 되어버린다. ---------------------------------------- 다시.. 시가 있는 아침 2005.04.14
반 딧 불 반 딧 불 - 중에서 임 영 조(1945-2003) 내 가슴속 오두운 방에 반딧불 하나 키웠으면 좋겠네 낮에는 풀잎 위 이슬로 숨었다가 밤이면 초롱한 눈빛으로 나를 깨우는 가장 절실하게 빛나는 언어가 되는 더러는 꽃이 되는 원죄가 되는 나 눈 번히 뜨고도 세상 어두워 지척을 분간하지 못할 때 아차! 발 삐끗 .. 시가 있는 아침 2005.04.11
메시지 메 시 지 자크 프레베르(1900~1977) 김화영 옮김 누군가 연 문 누군가 닫은 문 누군가 앉은 의자 누군가 쓰다듬은 고양이 누군가 깨문 과일 누군가 읽은 편지 누군가 넘어뜨린 의자 누군가 연 문 누군가 아직도 달리고 있는 길 누군가 건너지르는 숲 누군가 몸을 던지는 강물 누군가 죽은 병원 ----------------.. 시가 있는 아침 2005.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