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리 산 원문 가져온 곳: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姬)] 카페 글쓴이: 여디디아 바로 가기 지 리 산 - 중에서 김 지 하(1941~ ) 눈쌓인 산을 보면/ 피가 끓는다 푸른 저 대숲을 보면 노여움이 불붙는다 저 대 밑에/ 저 산 밑에 지금도 흐를 붉은 피 지금도 저 벌판/ 저 산맥 굽이굽이 가득히 흘러/ 울부짖는 것이여 깃발..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빗자루의 등신 그림자 최 동 호(1948~ ) 새벽 마당에 솟아오르던 치마폭 물안개 음전히 가라앉은 바닥에 얼빠진 등신처럼 기대선 빗자루 하 많은 세상살이 빗방울 대이파리로 쓸었는지 터럭 끝 바람에도 넘어질 듯 배부른 기둥에 그림자 끌고 비뚜름하다 *윤고암 스님의 빗자루 법문, 아무 말씀없이 법당..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식탁이 밥을 차린다 - 중에서 김 승 희(1952~ ) 식탁이 밥을 차린다 밥이 나를 먹는다 칫솔이 나를 양치질한다 거울이 나를 잡는다 그 순간 나는 극장이 되고 세미나 룸이 되고 흡혈귀의 키스가 되고 극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이 거울이 된다 캘빈 클라인이 나를 입고 니나리치가 나를 뿌린..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엄마야, 누나야 - 중에서 함 성 호(1963~ ) 누나야, 사는 게, 왜, 이러냐 사는 게, 왜, 이리, 울며, 모래알 씹듯이 퍽퍽하고 사는 게, 왜, 진창이냐 엄마야, 누나야 이젠, 웃음마저도 시든 꽃처럼 무심한 손길도 왜 가슴 데인 화열처럼 왜, 쉬이 넘기지 못하고, 가벼이 사랑치 못하고 말이다 - 중 략 - 사는 게 ..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스크랩] 남은 시간 ---남은 시간--- 내 생의 남은 시간 누군가와 사랑으로 채우고 싶어라 그냥 있다가 다시 사랑을 채워주고 싶어라 드넓은 바다처럼 깊어 지고 싶어라 잊어진 이름과 부질없는 다툼 아품준 사람 있으면 용서해 주고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면 아낌없이 채워주고 싶어라 비록 사랑을 돌려 받지 못한다 해..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늪 - 포산일기6' - 중에서 이하석(1948~ ) 생각의 수면도 위는 밝고 아래는 어둡다 밑바닥에는 우렁이 기어간 길들이 여러 갈래로 나 있다 어구를 챙기며 어부가 물속을 들여다보면 수면을 거대한 잎들로 덮고도 사려깊게 내다보는 늪의 푸른 눈 제 안의 꽃을 내헤쳐 보이고 싶은 늪은 어부 앞에서 망설인..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세 수 이 선 영(1964~ ) 어제의 나를 깨끗이 씻어낸다 오늘의 얼굴에 묻은 어제의 눈곱 어제의 잠 어젯밤 어둠 어젯밤 이부자리 속의 어지러웠던 꿈 어제 혈기를 거둬간 얼굴의 창백함을 힘있지는 않지만 느리지는 않은 내 손길로 문질러버린다 늘 같아 보이지만 늘 새것인 물이 얼굴에 흠뻑! 얼마나 다행..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고 향 장 대 송(1962~ ) 그곳을 찾으면 어머니가 친정에 간 것 같다 갯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에 나서 겨울 햇살에 검은 비늘을 털어내는 갈대가 아름다운 곳 갈대들이 조금에 뜬 달 아래서 외가에 간 어머니가 끝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말하던 곳 둑을 넘어 농로에 흘러든 물에 고구마를 씻는 아낙의 손,..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성 냥 김 남 조 (1927~ ) 성냥갑 속에서 너무 오래 불붙기를 기다리다 늙어버린 성냥개비들, 유황 바른 머리를 화약지에 확 그어 일순간의 맞불 한 번 그 환희로 화형도 겁없이 환하게 환하게 몸 사루고 싶었음을.. -------------------------------- 정사각형의 상자, 아리랑인듯한 노랫가락에 장단을 맞추어 장구..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이 소 받아라 - 박수근 ' - 중에서 김 용 택 (1948~ ) 내 등짝에서는 늘 지린내가 가시지 않았습니다 업은 누이를 내리면 등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났지요 - 중 략 - 어머니는 동이 가득 남실거리는 물동이를 이고 서서 나를 불렀습니다 용태가아, 애기 배 고프겄다 용태가아, 밥 안 묵을래 저 건너 강 기..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