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 받아라 - 박수근 ' - 중에서
김 용 택 (1948~ )
내 등짝에서는 늘 지린내가 가시지 않았습니다
업은 누이를 내리면 등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났지요
- 중 략 -
어머니는 동이 가득 남실거리는
물동이를
이고 서서 나를 불렀습니다
용태가아, 애기 배 고프겄다
용태가아, 밥 안 묵을래
저 건너 강 기슭에
산그늘이 막 닿고 있었습니다
강 건너 밭을 다 갈아엎은 아버지는
그때쯤 쟁기 지고 큰 소를 앞세우고
강을 건너 돌아왔습니다
이 소 받아라
아버지는 땀에 젖은 소 고삐를
내게 건네주었습니다.
---------------------------------------
섬진강 자락의 어느 촌 학교 이름이 뭐더라?
마천초등학교??
이름이 가물거리는 작은 촌 학교에서
시인도 방학을 맞이했을까.
해거름이 드리운 학교 운동장에
등에 업은 동생을 추스리며
고무줄 놀이나 공깃돌 놀이에 정신이
빠져있는 아이들이 지금도 있을까.
따가운 여름햇살이 이유가 아니고
등에 업힌 아기가 이유가 아니고
강 건너 밭 이랑을 갈아 엎는 아버지가
여전히 이유가 아니고,
눈알이 빙빙 돌아가는 게임이,
시간을 삼키고 흙을 삼키고,
넘실대는 햇살의 뜨거움 마져도
단숨에 삼켜버리는 문명이 가져다 놓은
컴퓨터가 이유인것을...
하지만 난 믿어본다.
시인이 아이들에게 손을 짚어 가르치는 학교엔
아직도 흙냄새가 가득할 거라고,
화단가득한 꽃들이 형형색색의 꽃을 이름붙여 피울거라고,
삐뚤삐뚤한 일기장을 시인은 풀냄새와
흙냄새와 꽃향기로 더듬으며 읽어갈거라고..
틀린 글씨에 빨갛게 수정하는 시인의 투박한 손길이
내 눈에만 보이는것일까?
(진옥이의 한마디!!)
김 용 택 (1948~ )
내 등짝에서는 늘 지린내가 가시지 않았습니다
업은 누이를 내리면 등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났지요
- 중 략 -
어머니는 동이 가득 남실거리는
물동이를
이고 서서 나를 불렀습니다
용태가아, 애기 배 고프겄다
용태가아, 밥 안 묵을래
저 건너 강 기슭에
산그늘이 막 닿고 있었습니다
강 건너 밭을 다 갈아엎은 아버지는
그때쯤 쟁기 지고 큰 소를 앞세우고
강을 건너 돌아왔습니다
이 소 받아라
아버지는 땀에 젖은 소 고삐를
내게 건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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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자락의 어느 촌 학교 이름이 뭐더라?
마천초등학교??
이름이 가물거리는 작은 촌 학교에서
시인도 방학을 맞이했을까.
해거름이 드리운 학교 운동장에
등에 업은 동생을 추스리며
고무줄 놀이나 공깃돌 놀이에 정신이
빠져있는 아이들이 지금도 있을까.
따가운 여름햇살이 이유가 아니고
등에 업힌 아기가 이유가 아니고
강 건너 밭 이랑을 갈아 엎는 아버지가
여전히 이유가 아니고,
눈알이 빙빙 돌아가는 게임이,
시간을 삼키고 흙을 삼키고,
넘실대는 햇살의 뜨거움 마져도
단숨에 삼켜버리는 문명이 가져다 놓은
컴퓨터가 이유인것을...
하지만 난 믿어본다.
시인이 아이들에게 손을 짚어 가르치는 학교엔
아직도 흙냄새가 가득할 거라고,
화단가득한 꽃들이 형형색색의 꽃을 이름붙여 피울거라고,
삐뚤삐뚤한 일기장을 시인은 풀냄새와
흙냄새와 꽃향기로 더듬으며 읽어갈거라고..
틀린 글씨에 빨갛게 수정하는 시인의 투박한 손길이
내 눈에만 보이는것일까?
(진옥이의 한마디!!)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姬)
글쓴이 : 여디디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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