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모습이대로.. 206

봄봄봄

연말 은퇴를 앞둔 목사님과 처음으로 커피를~ 이 꽃은 아버지를 떠올리게 한다. 평내교회 목련 나, 옷 샀다. 비싼거.... 상의.. 은혜와 긍휼과 평강이 하나님 아버지와 아버지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로부터 진리와 사랑 가운데서 우리와 함께 있으리라 (요 2서 1:2) 기다리던 봄이, 분주한 가운데서 살그머니 내게로 찾아왔다. 이사준비로, 이사과정으로, 짐 정리로 이어진 이사는 어제 목사님이 오셔서 이사심방을 하심으로 마무리했다. 목사님이 평내교회 오신 지 29년, 올연말이면 은퇴를 하시고 원로목사님으로 추대되신다. 어제 심방을 위해 집에 들러 목사님을 기다리며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니 뭉클했다. 목사님을 통해 우리집 대사가 모두 치러졌다. 시부모님을 보내드리고, 두 아들을 결혼시키는 일까지 모두 목사님이 ..

이사했어요^^

4년만에 집으로 들어왔다. 시부모님과 아들 둘, 그리고 우리 부부, 어른 6명이 살던 집에서 갑자기 두 아들이 결혼을 하고 시부모님은 세상을 떠나셨다. 진정한 자유의 세상에 살게 된 남편과 내가 살기엔 집이 좀 컸다. 집이 큰거 보다는 좀 더 효율적으로 살아보자는 생각에 월세를 놓고, 우리도 월세로 라온아파트로 이사를 했었다. 다행히 적금 부을만치의 금액이 남았고, 라온아파트도 새로 지은 아파트라 둘이 살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2년을 살다가 정부정책에 따라 2년이 연장되어 4년을 살았는데 어느날 주인이 전화를 했다. 지금 살고 있는 가격에 100% 인상을 요구하면서 말이다. 요즘 집값이 내려가는데 주인은 막무가내로 부동산이 책임을 진다고... 이안아파트를 팔려고 했는데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질 않고, 살..

국립화천숲속야영장

겨울이 길~~~게 느껴진 건 추위 때문만은 아니다. 언제쯤 따사로운 햇빛이 비추어 캠핑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기다림이 문제였다. 3월이란 말과 봄이라는 말은 동시에 나온다. 3월을 기다리며 2월에 '숲으로' 사이트에 들어가 휴양림 신청을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남편과 각각 하나씩 신청을 했는데 나는 미당첨이고 서방이 당첨이 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3월 10일을 기다려 다시 신청했는데 둘 다 미당첨이십니다라고 카톡이 떡~~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캠핑 갈 마음에 한껏 들떠 있는 금요일 밤, 저녁생각이 없어서 빵을 조금 먹었는데 속이 더부룩하고 기분이 좋지 않다. 두 시간이 지나도 여전하기에 화장실로 달려가 저녁에 먹은 빵과 오후에 먹은 커피와 뭔지 모를 또 어떤 것까지 변기에다 웩웩대며 쏟아 놓았다. ..

정동하 소향콘서트

2022년 12월 마지막 날, 주현인 1년 동안 쓰지 않았던 연차를 사용하기 위해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속초로 여행을 갔노라고, 겨울바다 사진을 보내고 성희와 인아가 일출을 바라보는 사진을 보내고, 주현이가 겨울바람 속에서 흔들바위를 밀고 있는 사진을 보내는가 하면, 세현이와 선이도 연차인지 휴가인지 세 식구가 괌으로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지유가 비행기를 탔다고 자랑하는 사진과 시리도록 파란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하는 지유사진, 레스토랑에서 치즈를 길게 늘이며 선이와 지유가 돈가스를 먹는 사진이 속속 카톡 창을 두드린다. 모처럼 코로나가 자유로워진 평내광고는 연말연시를 맞아 정신없이 바쁘게 보내느라 연말인지 연시인지 돌아볼 시간조차 없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아..

생일

2023. 2. 8 생일입니다. 올 후반기부터 나이가 한 살 줄어든다고 하는데 좀 어색하다. 줄어든다는 것은 좋은 일일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냥 시대의 흐름에 맡길 뿐이다. 1년에 한번씩 들어있는 생일, 요란한 생일, 영숙이 말을 빌자면 김일성 생일 같은 이진옥이 생일이 시작이라 프랑스에서 직수입한 파란색 냄비가 들어오는가 했더니 조카가 고모 생일 축하한다며 커피와 케이크를 보내왔다. 설날 언니들과 모임이 있어 언니네 들렀더니 언니가 예쁜 원피스를 선물로 준비했다. 마음에 들어 입어보니, 아뿔싸~~ 뒤뚱거리는 몸매에 만삭이 된 배라니... 내 눈에도 보기가 흉해 다시금 다이어트를 다잡는다. 정월대보름이 되기도 전에 영숙이가 선물보따리와 한식집에서 생일상을 선물하고 선집사가 식사하자며 시간을..

결혼기념일

결혼한 지 몇 년이나 되었더라. 굳이 계산하고 싶지도 않고 특별한 의미도 부여하고 싶지 않고.. 축하받을 일도 아니고 오히려 후회할 일만 백봉산처럼 쌓여가는 듯하다. 한집에서 먹고 살기 때문에 부부인가, 가족인가 싶지만 그보다 웬쑤 같을 때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기념일이라는 이름표가 달랑거리는 날이 또 왔다. 이맘때는 속초에 가서 좋아하는 회를 실컷 먹고 속초중앙시장엘 들러 사람 구경과 이런저런 먹거리 구경하느라 바빴고 큰맘 먹고 대게도 먹어보는 호사를 누리는 때이기도 하다. 아직 성치 않은 발은 절뚝거리고, 발이 불편해 겨울임에도 슬리퍼를 신고, 하루종일 사무실에 있으면 저녁이면 벼슬이라도 한 듯이 입이 쑥~ 나온다. "발이 부었네, 신발이 안벗겨지네, 다리가 아프네, 뒤꿈치가 아프네" 가능하..

나!! 이런 사람이야~~~

내가 좀 교만했던 것 같다. 코로나19로 주변의 거의 모든 이가 고생을 하는데 난 멀쩡했다. 특별히 마스크를 잘 쓴 것도 아니고, 사람을 가려서 만난 것도 아니고 사무실에서 숱한 사람들을 만나는데도 코로나 바이러스는 나를 피해 가는 줄 알았다. 조카결혼식에서 내 교만함이 꺾였고, 무증상이면 사무실에서 일을 해야겠다는 교만함마저 꺾였다. 코로나에 감염되어 출근을 못하고 교회를 결석한다는 소식을 카톡에 전하자마자 빗발치는 전화, 그리고 문 앞에 놓이는 음식들.. 추어탕과 콩나물국밥, 피자, 오렌지, 사과는 말할 것도 없고 본죽은 전복죽과 호박죽, 팥죽이 날마다 배달되어 왔다. 그뿐인가! 영양제 맞고 일어나라며 현금을 통장에 보내주는 언니, 병원에 데려다주는 동생도 있고, 병원에 직원가로 접수해주는 집사님도 ..

유명산자연휴양림

여름과 가을, 남편의 사고로 여행이니 휴가니... 달달하고 여유로운 시간이 나에게 사치였다는 사실이다. 특히 서방은 병실에서 40일을 누워지냈다(나는 이를 '신선놀음'이라 칭한다). 걸음걸이가 자유롭지 못해 목발을 짚었는데 얼마전부터 목발을 벗고 혼자서 살살 걷기 시작한다. 물론 절뚝거리면서.. 의사선생님은 절대 운동하지 말라고 하니 무리는 금물이다. 여름 내내 낚시도 못 가고 캠핑도 못 간 남편이 캠핑이 고팠나 보다. 나야 말해 뭐하나.. 토요일이 지난 주일엔 에약하기가 쉬워 주일에 예약을 하고, 예배 후 유명산으로 출발했다. 최대한 가볍게 준비를 해서 떠났는데 마침 주차장에서 지역축제를 하는 날이라 가스불도 켜지 않았다. 가평 잣막걸리와 해물파전과 닭꼬치를 먹고 나니 발부터 머리까지 가을이라 물든 단..

철원주상절리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고, 내 입맛은 당기는 계절이다.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그래서 여행하기엔 안성맞춤인 계절이다. 며칠간 쌀쌀한 날씨가 반팔을 입어야 할지, 긴팔을 입어야 할지, 새벽처럼 패딩을 걸쳐야 옳은지 분간할 수 없어서 며칠 전부터 날씨를 유심히 살폈다. 다행히 밤과 낮의 기온차가 심하고 낮의 기온은 24도로 오르는 날이라고 하니 반팔이 맞는 듯하여 반팔을 준비했다. 결론은 반팔을 걸친 나를 100명이 부러워할 정도로 더운 날씨였다. 평내새마을금고가 동부새마을금고로 이름이 바뀌어지고 코로나로 인해 3년 동안 꼼짝을 못 하더니 이제야 대의원님을 모시고 나들이를 하겠다고 꼭 참석하라고 통지를 보내왔다. 남양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다녀온 한탄강 주상절리, 지난여름에 평내교회 구역장과 권찰..

경주 포항 울산

지난여름, 큰언니의 73번째의 생일을 맞이해 근처에 있는 언니와 오빠와 동생이 언니네서 모였다. 예배 후 동생과 함께 고양시에 있는 언니네서 만나 쥐눈이콩을 전문으로 하는 한정식집에서 점심을 먹고 언니네서 뒤풀이로 커피와 케이크 그리고 복숭아와 수박을 나누며 달력을 살피며 울긋불긋한 10월에 눈들이 붙잡혔다. 첫 주가 좋으냐 둘째 주가 좋으냐로 분분하던 의견은 첫째 주로 모아지고, 전라도가 좋으냐 경상도가 좋으냐로 나뉘던 의견은 운전할 차량과 기사가 만만한 경상도로 결정하는데 만장일치의 결과를 보았다. 육촌 오빠인 이진월 오빠는 작은오빠와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이기도 하고, 유난히 친척들과의 관계가 끈끈한 청안이 씨는 부탁을 하면 만사를 뿌리치고 달려오는 인간임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