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모습이대로.. 206

손녀들과 캠핑(유명산자연휴양림)

일년을 기다렸다. 인아와 함께 캠핑을 가기 위해 1년을 기다렸고, 자연휴양림에 당첨되기 위해 서방과 같이 신청을 했다. 유명산자연휴양림 추첨신청을 하고 기다리니 일주일 후에 결과가 왔다. 미당첨 되었노라고... 일주일 후 선착순으로 예약한다는 소식에 아침부터 손가락이 아프도록 두드리고 기다렸다. 몇천명이 되는 대기자들로 인해 거의 포기 수준이었는데 용케 2박 3일로 당첨되었다. 참고로 올여름 자연휴양림 당첨은 131대 1이란다. 인아와 캠핑을 간다고하니 지유도 따라가고 싶다며 세현이가 휴가를 정했다. 주일 오전에 두 아들이 딸을 데리고 바리바리 짐을 챙겨서 집에 도착을 했다. 유명산은 우리집에서 1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여서 12시가 넘어서 출발을 했는데 지체없이 도착을 했다. 이번 캠핑을 위해 타프도 구입..

플란다스의 개

아래 - 영화가 끝난 뒤 화면을 찍은 사진이다. 교보문고가 나의 문화생활을 윤택하게 하고, 내 삶의 내면세계를 든든하게 구축하고 있음을 안다. 사무실 출근과 동시에 교보문고에 출근도장을 찍으며 하루를 시작하니 교보문고에서도 나의 열심을 인정해주는가 보다. 교보문고 이벤트를 잘 활용하면 치킨도 먹을 수 있고 영화 관람도 할 수 있고 공연도 볼 수 있다. 물론 그에 따른 댓가는 치루어야 한다마는.. 교보문고에서 '빨강머리 앤" 출간 기념으로 '플란다스의 개' 공연 티켓을 4명에게 준다고 해서 신청, 당첨의 영광이 왔다. 인아와 함께 공연을 보리라 여기며 신청을 했고, 티켓가격은 3만 원씩이다. 인아에게 연락을 하고 날짜만 기다리는데, 웬쑤 같은 코로나가 델타니 뭐니 하며 4단계로 격상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

북한강 자전거길 천마산역~평내호평역

북한강변 자전거길을 걷다가 중단한 지가 꽤 지났다. 서방이 배드민턴을 다시 시작한 후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겨울이 지난 자리에 들어선 봄은 뚱뚱한 몸매를 돌아볼 수밖에 없고, 다시 무언가를 시작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스트레스로 돌아왔다. 탁구를 치려니 실내운동이 두렵고 머물고 있자니 고도비만이 될까 봐 두렵다. 하여, 걷기에 열심을 내기로 했다. 일주일에 서너번 정도는 출근이나 퇴근길에 천마산역에서 사무실까지 걷기로 하고 부지런을 떨었다. 집에서 천마산역까지 1킬로 남짓, 평내호평역에서 사무실까지 1킬로 남짓, 천마산역에서 평내호평역까지 3.5킬로. 집에서 사무실까지 걸으면 1시간 30분이 걸리고 거리는 6킬로미터이다. 집에서 시작할 때도 있지만 천마산역까지 서방과 같이 차로 이동하고 천마..

아버지에게 갔었어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친정에 갈 일도 없어졌다. 큰오빠만 영천에 계시지만 이미 며느리와 사위까지 얻었으니 굳이 친정이라고 찾게 되지 않는다. 부모님 산소에 자주 들러야지 하면서도 그 또한 쉽지 않다. 다녀오려면 꼬박 하루는 걸리는 먼 곳기도 하고, 이미 돌아가신 부모님이라 소홀한 면도 없지 않다. 지난가을부터 '산소에 한번 가자'고 입으로만 말하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갑자기 신랑이랑 출발했다. 갑작스러운 결정이라 아무 준비도 없이 나섰다가 다이소에서 조화를 준비하고 산소 앞에서 막걸리와 환타를 샀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40년이 되었지만 늘 눈물이 나를 온몸을 지배한다. 아버지와 대화한번 제대로 나누지 못한 일, 마지막으로 서울에 오셨을 때 아버진 이별을 위한 인사를 나누기 위함이셨다. 혼자 자취하는 나의..

생일입니다

2021.03.01 생일이다. 집을 떠나 맞이한 생일은 실감이 나질 않는다. 전화기에서는 하루종일 축하메세지가 쏟아지지만 비가오다 구름이 덮히다가, 햇볕이 얼굴을 드러냈다가 다시 들이미는 날, 서방이 가고 싶어하는 마라도는 강풍으로 미뤄지고 다시 강풍으로 미뤄지더니 오늘은 비와 강풍이 연합하여 마라도를 허락하지 않는다. 체크아웃을 하고 돌아서는데 '결항'이라는 문자가 온다. 오전내내 스타벅스에 앉아서 성경을 읽었다. 생일이니 미역국이라도 먹으라는 친구의 말에 진심이 느껴져 성게미역국을 먹었다. 차를 반납하고 복잡하고 번잡한 공항에서 오후를 죽순이로 보냈다. 비행기는 날씨처럼 지연되고, 지연된 만치 지루한 사람들은 앉을 자리도 없다. 1시간이 늦어진 김포공항에 작은아들이 생일을 맞은 엄마와 동행한 아빠를 ..

인아와 1박2일

살다 보면 희한한 일들이 많다. 명절이라고 해도 가족이 함께 할 수 없는 그런 날 말이다. 설날에는 작은아들네가 와서 하루를 묵어갔고 일주일이 지난 주말엔 큰아들네가 왔다. 결혼하더니 집에 오는 것은 마치 사돈네 오는 것처럼 뜨악한 주현이는 하룻밤 잠자는 것도 못마땅해한다. 반면 인아는 할머니네 오면 하룻밤 묵어가는 걸 소원처럼 여긴다. 토요일에 온 인아가 하룻밤을 자고 가겠다고 해서 아들 부부는 집으로 가고 인아만 남았다. 토요일 밤, 여전히 할아버지한테 '다리를 주물러라, 발목을 주물러라' 요구사항이 많았는데 할아버지가 10분을 넘기지 못하고 잠에 곯아떨어졌다. 어쩔 수 없이 내가 발목과 다리를 주물러 주어야 했으니... 주일 아침, 셋이서 영상예배를 드렸다. 찬송가도 곧잘 따라 하고 할아버지가 눈을..

신축년 삼행시

blog.naver.com/nexusbooks/222246823466 [당첨자 발표] 2021 신축년 삼행시 백일장 이벤트 - 접수기간 : 1월 4일 ~ 2월 14일- 총 168건 접수 / 20명 선정 축하드립니다! 2021 신축년 삼행시 백일장 ... blog.naver.com 신: 신이 난 듯이 눈이 내렸는데 축: 축축한 마음은 천근의 무게로 나를 짓누르지만 년: 연이어 찾아올 새봄에는 새순처럼, 봄꽃처럼 활짝 웃을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합니다. 매일 출근하는 교보문고는 한 달 내내 출근도장을 찍으면 2천 원의 포인트가 쌓인다. 그래서 월말에 책을 주문한다. 2천원의 의미는 거의 2만 원 정도인걸 보면 참 희한하다. 출근하다 보면 한 번씩 이벤트가 있기도 하고 새로운 책 소개가 있기도 하다. 올해는 지..

화담숲

시골에 계신 큰오빠를 제외한 청안 이씨 6남매가 적금을 붓기 시작한 지도 꽤 여러 해가 지났다. 덕분에 제주도를 두번이나 다녀오고 올해쯤 해외로 한번 날자는 거창한 계획을 가졌는데 코로나 19는 해외는커녕 국내여행도 제대로 할 수 없도록 우리의 발을 묶고 다리를 꺾어 놓았다. 코로나가 잠시 주춤해 '이때다' 싶어 손 없는 날(농담임)을 이리저리 고르다보니, 고르는 손 틈새로 다시 코로나가 극성을 부렸다. 더 늦추다가는 올해를 겅중 보내버릴 것만 같아서 가까운 곳이라도 뭉쳐야겠다는 생각에 세현이에게 말을 했더니 곤지암리조트를 턱~ 예약해 주었다. "회비가 넉넉하니 방값을 보내주겠다"라고 하니 "이모들과 맛있는거 드세요"라며 카드까지 보내준 아들이 얼마나 든든하고 대견하고 흐뭇하고 자랑스러운지. ㅋㅋ 김장하..

언니 권사님들~

'함께' 할 수 있고, '내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세상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든든한 일인가. 친구나 가족이 아닌 언니들이 나의 편이 되어서 부당한 일을 당할 땐 열을 올리며 변명해 주고, 내가 화를 내고 상대방의 뒷담화를 할 땐 아낌없이 응원을 해준다는 건 내 기를 살려준다. '사람이 가장 큰 재산'이라는 말처럼 언니나 동생, 친구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는 것은 외로운 세상을 좀 덜 외롭게 하고 힘들고 어려운 세상에서 기댈 수 있게 해준다. 30년의 세월을 함께 신앙생활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한 언니 권사님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어느 시기부터 함께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고 기도를 해주면서 가까워졌다. 굳이 기억하지 않아도 생일이면 밥을 사 주는 언니 권사님들 덕분에 생일..

곤지암리조트

추석이다. 어수선한 세월이지만 그 세월 속에서도 시간이 지나고, 계절이 바뀌고 이름 붙은 날은 어김없다. 코로나로 인해 고향으로 가지 말고 집에만 있으라는 말은 5일을 내리 빨갛게 써진 숫자 앞에 의미없다. 먹고살기에 바빠 묶인 삶들을 풀어헤치고 잠시 느슨해지는 여유를 부려볼 시간이기도 하다. 고향으로 향하는 대신 제주도로 강원도로 향하는 발길은 횡재가 아니었을까. 내가 며느리의 입장이어도 그랬을 거 같다. 명절 때 마다 어머님이 고생하신다는 며느리와 아들들이 이번 추석에는 밖으로 나가자는 제안을 한건 지난 설에 나온 이야기다. 설과 추석, 명절에 다 같이 모이는 자리이고 평소와는 다른 음식을 만들어 교제를 하는 날이기도 하다. 직장생활에, 육아에 힘든 며느리들이 명절이라는 이유로 시댁에 와서 썰고 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