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모습이대로.. 207

경주 포항 울산

지난여름, 큰언니의 73번째의 생일을 맞이해 근처에 있는 언니와 오빠와 동생이 언니네서 모였다. 예배 후 동생과 함께 고양시에 있는 언니네서 만나 쥐눈이콩을 전문으로 하는 한정식집에서 점심을 먹고 언니네서 뒤풀이로 커피와 케이크 그리고 복숭아와 수박을 나누며 달력을 살피며 울긋불긋한 10월에 눈들이 붙잡혔다. 첫 주가 좋으냐 둘째 주가 좋으냐로 분분하던 의견은 첫째 주로 모아지고, 전라도가 좋으냐 경상도가 좋으냐로 나뉘던 의견은 운전할 차량과 기사가 만만한 경상도로 결정하는데 만장일치의 결과를 보았다. 육촌 오빠인 이진월 오빠는 작은오빠와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이기도 하고, 유난히 친척들과의 관계가 끈끈한 청안이 씨는 부탁을 하면 만사를 뿌리치고 달려오는 인간임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다온뜰

다온뜰 우리아버지는 누나 2, 여동생 3, 남동생 1명이 계셨다. 그 중에 막내고모인 황새골 고모는 우리와는 가장 가까운 곳에 사셨고 그래서인지 가장 친근하고 가까운 고모님이시다. 세살때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흙장난을 하면서 "우리엄마 죽었다"고 울지도 않고 놀았다는 말에 얼마나 슬프던지. 우리집에서 건너다 보이는 동네에 사신 고모, 어릴적 인근마을 사람들은 나만 보면 "황새골 새오댁이랑 똑같다. 어째 저렇게 닮을 수 있나. 희한하다"며 나를 보고 또 보곤했다. 젊은시절부터 키가 크시고 화통한 고모는 어머니회장을 할 정도로 여장부셨다. 위암으로 일찍 세상을 뜨신 고모가 안타깝고 보고싶다. 친정오빠를 부모님처럼 생각하며 사랑하신 모습이 눈에 선하다. 고모가 사신 마을엔 김씨들이 집성촌을 이루며 살았다. 그래..

이웃사랑부

별내에 있는 목향원 평내교회 이웃사랑부 매주 화요일 주방에서 70 가정에 반찬을 섬기기 위해 아침 8시부터 모여 준비한다. 영숙, 환임, 민경, 은정집사와 나, 다섯 명이 200인분의 반찬을 만드는 것이 언제부터인지 즐거움이 되어 버렸다. 70 가정이라고 하지만 가정당 3인분 이상의 반찬을 담아 드리다 보니 기본이 200인분이다. 도대체 어떻게 가늠을 하느냐고 하는데, 글쎄 나도 모른다. '다음 주 반찬은 무엇으로 할지, 양은 얼마를 할지, 신기하게도 걱정이 되지 않고 때마다 메뉴가 떠오르고, 마트에 가면 적당한 양이 손에 채워지고 바구니에 담겨지니(물론 때론 적고 때론 많다만..), 이 또한 은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렇게 하다보니 어느새 5년이 채워져 간다. 처음엔 남자 집사님이 계셔서 힘든 일은..

인아 지유와 캠핑

나이가 늘수록 시간이 귀하다는 것을 느끼는 것일까. 아이들이 자라는 속도와 내 몸이 노후되어가는 속도가 눈에 보인다. 아무리 젊어 보여도 몸은 몸이 말하고 남은 나의 몸을 알지 못한다. 하루가 지나고 저녁이 되면 나도 모르게 굳어지는 몸, 자유롭지 못한 팔다리, 의지와 상관없이 곧게 펴지지 않는 허리, 발딱 일어서고 싶은데 입에서 신음이 먼저 나오는 기이한 현상은 '나'를 놀라게 하고 그런 '나'를 때로 서글프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이라는 말로 산으로 들로, 캠핑으로 등산으로 휘젓고 싶은 것은 생활을 즐기고 싶은 욕심인가, 인생을 즐기고 싶은 욕망인가. 자라섬 캠핑은 꽤 괜찮은 취미생활이다. 거리가 가깝고 예약하기가 쉽고 캠핑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현충일에 언니네 가족과 같이 다녀왔는데 이..

나의 돈 사용법

나는 솔직하다. 서방 말을 빌리자면 솔직해도 너~~무 솔직하다. 때론 체면도 차리고 자존심도 세워야 하는데, 이건뭐 있는 그대로를 까발린다나 뭐라나. 거짓말하고 아닌 척하고, 있는 척하고, 아는 척하고... 그건 정말 못할 짓이다. 생리적으로 나와는 안맞다. 평내광고에서 한달 월급 80만원을 받는다.(3개월전에 10만원 올랐다) 물론 툭하면 고용노동부에 고발을 한다느니 어쩌니 협박이나 겁박을 하지만 평내 광고의 형편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월급에서 매월 20만원의 적금을 붓는다. 나에겐 부채가 있다. 다름 아닌 큰며느리 김성희와 성희 엄마에 대한 부채이다. 성희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덜컥~~ 인아가 생겼던 것이다. 그때의 놀람이라니.. 내가 그렇게 놀랐으니 사돈네는 하늘이 무..

생일 투

유난하던 생일은 2월 말로 끝나는가 했는데 조카 준경이가 이모 생신이라고 선물을 준비했단다. 지난해 남양주보건소에서 스마트워치를 받고 1년간 건강관리를 했는데 기간이 끝나는가 했더니 워치도 수명이 달리했다. 생일선물로 아들에게 요구할까 생각했지만 더 급한 것이 있어서 참았는데 준경이가 눈치를 챘나 보다. 직업정신이 투철하여 동생네 식구만이 아니라 기회가 될 때마다 이모네 식탁과 먹는 영양제를 관찰하고 잔소리도 하고 권하기도 한다. 덕분에 서방은 준경이가 '하지 마시라, 쉬었다 드시라, 필요한 영양소 이 거드 셔라, 저거 끊어라'는 한마디에 두말 않고 따른다. 내가 말하면 믿지 못하지만 아산병원 임상영양사 선생님의 말씀은 거역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물론 나에게도 잔소리가 떠나질 않는다. "이모 짠 거 ..

예사블 만남

예사블 예수님을 사랑하는 블러거들 처음에 12명이 출발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를수록 열정은 우리를 배신하고 체면은 우리를 게으르게 한다. 50%가 줄어든 상황이 많이 섭섭하고 허전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끈질기게 이어간다. 대부분 충주와 청주에 거주하고 숙이 권사님이 얼마 전 세종으로 이사하셨지만 충청도 권역에 속한다. 나만 남양주이고 경기도에서 살고 있는데 언니 되신 목사님과 권사님들의 각별한 사랑이 있고 동갑내기 카라 권사가 곁에 지키고 있기도 하고 한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나의 오기와 끈기가 또 이유이다. 그러고 보니 동생으로는 사다리 권사인데 역시 이 언니를 살뜰히 챙기고 보살펴준다. 어느 날을 특정하지 않았던 터라 한번 모이기가 어렵다. 특별한 날이 있어도, 누군가 많이 아파도, 집안..

생일

2월 18일 생일이다. 세월이 휙휙 소리를 내어도 듣지 못했는데, 1년에 하루 뿐인 내 생일은 왜 이렇게 더디게 왔다가 빛의 속도로 지나가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된다. 1월부터 생일선물을 접수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새해가 시작되면 옛 직장 언니가 생일선물로 설화수 기본 세트를 준비해 놓는다. 일 년 내내 화장품 샘플과 때에 맞는 화장품을 선물해 줌으로 내가 구매할 화장품은 기본 색조 화장품 몇 개다. 나랑 비슷해서 성질이 급한 영숙인 1월에 사무실에서 입어도 좋고 외출용으로도 좋은, 따뜻하고 이쁜 조끼를 선물하더니 생일날이 되니 이미 전해준 선물은 잊어버린 듯 꽃바구니를 떡~하니 보내와서 나를 꽃처럼 웃게 한다. 평소 딸이 없어 한정된 패션을 알고 있는 선집사는 얼마 전 구입한 점퍼에 맞는 머플러를 ..

2021년 성경통독

평내교회에서는 매년 연말이면 성경 읽기를 한 성도들에게 작은 선물을 증정한다. 1년에 5~6독을 하고 다음해부터는 명단에 들어오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대부분 1년동안 성경 읽기를 정하고 1년이면 놔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 이진옥은 해마다 5독 이상씩 꾸준히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ㅋㅋ 2021년은 10독을 목표로 정말 열심히 읽었다. 새벽시간은 물론이고 사무실에서도 읽고 저녁에 퇴근해서도 읽었다. 10독을 마친 후, 솔직하게 말하면 성경책을 보기가 싫었다. 질렸다는 표현이 딱이다. '당분간 성경을 읽지 않아야지' 하는 마음에 쓱~ 미뤘는데 3일이 지나자 나도 모르게 새벽이면 눈을 떠 성경을 읽더라는 것이다. 습관이 이렇게 무서운 것임을 확인했다. 올해 처음으로 교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