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좀 교만했던 것 같다. 코로나19로 주변의 거의 모든 이가 고생을 하는데 난 멀쩡했다. 특별히 마스크를 잘 쓴 것도 아니고, 사람을 가려서 만난 것도 아니고 사무실에서 숱한 사람들을 만나는데도 코로나 바이러스는 나를 피해 가는 줄 알았다. 조카결혼식에서 내 교만함이 꺾였고, 무증상이면 사무실에서 일을 해야겠다는 교만함마저 꺾였다. 코로나에 감염되어 출근을 못하고 교회를 결석한다는 소식을 카톡에 전하자마자 빗발치는 전화, 그리고 문 앞에 놓이는 음식들.. 추어탕과 콩나물국밥, 피자, 오렌지, 사과는 말할 것도 없고 본죽은 전복죽과 호박죽, 팥죽이 날마다 배달되어 왔다. 그뿐인가! 영양제 맞고 일어나라며 현금을 통장에 보내주는 언니, 병원에 데려다주는 동생도 있고, 병원에 직원가로 접수해주는 집사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