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모습이대로..

북한강..변에서

여디디아 2023. 6. 14. 11:46

평내교회 등록한 지 35년이 지났다.

세현이 첫 돌을 지나고 평내로 이사를 왔고, 이사 온 후 바로 평내교회에 찾아가 예배를 드리고 등록을 했다.

더러는 등록하기 전 이 교회 저 교회로 다니며 탐색한 후 등록을 한다고 하지만 단순한 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라는 확실한 표시만 있으면 한 번에 등록을 한다. ㅎㅎ 

평내교회 35년 동안 교회에 여러가지 일도 있었지만 "네 자리는 네가 지키라"는 음성을 확신한 후 시험을 당하고, 중상모략을 당해도 끄덕 없이, 하물며 당당하고 굳세게 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중늙은이가 되고 후배들이 늘어나고 자리를 물러주어야 할 때가 되었음을 알게 된다.

올 초 평생을 함께한 샬롬찬양대에서 물러나 남편과 일반예배석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도 또 다른 은혜이다. 

"권사님이 안 계시면 안 된다"며 눈물로 권면하던 집사님들에게는 미안했지만 아쉬울 때 물러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울 때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아쉬움을 남기고 물러났다.

 

지금은 이웃사랑부에서 섬기고 있지만 이 또한 올해를 끝으로 물러나야 할 것이다.

힘에 부치기도 하고 후배들을 위해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 것이 옳은 일이기도 하다.

올해는 이웃사랑부에 새가족들이 부원으로 많이 들어와서 섬기고 있다.

은정자매가 지난해부터 섬기기 시작하여 올해 새 가족들을 모셔와 열심히 섬기고 있다.

이웃사랑부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그림자처럼 묵묵히 섬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내가 있는 동안은)

교회생활이 오래되지 않거나 신앙생활이 처음이라 믿음이 연약한 분들이 많아 나름 조심스러운데 새가족실에선 이웃사랑부에서 섬기게 되어 안심이 된다고 하니 나로선 더욱 부담이 된다.

그나마 안명애권사님이 여러 모양으로 나에게 도움을 주셔서 힘이 된다.

동생처럼 아끼고 마음을 써주셔서 밥도 사주시고 차도 사주시고 때에 맞는 좋은 말씀도 해주시고 사이다 발언도 해 주셔서 부원들이 긴장을 풀고 마음을 풀어헤칠 수 있도록 해주시니 감사하고 든든하다.

동역의 기쁨과 감사를 느끼게 해주셔서 내가 얼마나 든든하고 감사한지... (언니~ 사랑해요!!) 

 

지난 토요일에 은정자매가 새로 합류한 노영주성도와 안명애권사님과 함께 북한강에 있는 닭갈비집에서 식사를 하자고 하여 이른 시간에 뭉쳤다. 허름한 식당인데 예약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가 없고 팀당 한 시간 이상 머물 수도 없다.

네 명이 4인분의 닭갈비와 막국수를 주문했는데 남김없이 먹었으니 양이 그리 많지가 않다는 말이다.

닭갈비는 야들야들하고 막국수는 고수하여 둘의 조합이 일품이다.

허름한 식당을 두고 흐르는 북한강의 물줄기가 닭갈비의 맛과 막국수의 맛을 더하는 듯하다.

 

은정이의 고집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나니 명애언니가 커피를 담당하겠다고 하여 카페로 향했다.

금남리는 한집 건널 필요도 없이 이어서 카페와 식당이다. 

닭갈비집 옆 카페 역시 뷰 맛집이다.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듯 한 카페는 이미 사람들로 하여 만원이다.

북한강 물속으로 입수할 것 같은 사람들은 강가에 앉아서 수국수국거리는 수국들과 마주 보며 커피를 마시고

2층에선 빵과 함께 커피를 마시며 환한 웃음으로 미루었던 이야기를 풀어헤치며 넓은 카페를 채우고 카페주인의 지갑을 채운다.

나무계단을 오르니 3층에도 나무의자와 탁자가 놓였고 유리가 없는 창으로 담쟁이덩굴이 그림처럼 어울더울 질서 있게 엉겨 있다.

북한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담쟁이잎이 남실거리는 바람이 우리가 웃어제치는 웃음소리에 얹혀 여름 한낮의 더위도 잊은 채, 집을 나온 여자들의 자유로움이 오늘이 주말임을, 우리도 마음껏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집 나오면 개고생이라고??

누가 그런 쓸데없는 소릴 해?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라고 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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