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모습이대로.. 190

버킷리스트 (아들과 여행)

산행 후 젖고 추운 몸을 말리고 흑돼지구이를 먹기 위해 숙소옆 화로구이로 향했다. 멸젓을 양념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20만 원 이상이 나오고 큰아들이 계산서를 들고나가는데 마음이 짠하다. 비행기표가 70만원이 넘고 숙소와 렌터카가 40만 원이 넘지만 이미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긁었기에, 눈앞에서 보이는 숫자와 아들의 손에 끌려나오는 카드는 어미의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이모 내일 아침엔 몇시 기상이에요?"라는 준경이의 물음에 "실컷 자라"며 고단하고 치열한 젊은이들의 일상에 나름 자유를 누리게 한다. 친구들이 오면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규칙대로 행동하지만 매일매일 정해진 시간에 따라 쉴 틈 없이 뛰어야 하는 생활을 알기에 하루쯤 늦잠을 잘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새벽에 잠에서 깨어나니 지난밤 ..

남벽분기점(버킷리스트 성공)

인생버킷리스트 성공(아들 둘과 남벽분기점 가다!) (아래) 오리지널 삼다수라는 말에 너도 나도 한잔씩~~ 손이 이쁜 세현씨~ 윗세오름 대피소가 훌륭하게 생겼다. 설날이 지나면 돌아오는 내 생일, 영숙이 말을 빌리면 김일성 생일 같은, 서방 말을 빌리면 한 달을 끌고 가는 생일, 딸 많은 집, 가난한 집에서 존재감이라곤 1도 없는 셋째 딸, 역시 별 볼 일 없는, 재산도 없고 명예도 없고 권력도 없고 책임감만 뿜뿜한 맏며느리의 존재감은 무의미하기만 했으니... 주현이를 낳고 어쩌면 천하가 내 것인 줄 알았던 그날, 세현이를 낳고는 세상에 아들 둘을 낳은 사람은 나 혼자인 줄 알았던 그날, 세월이 흘러 아들 둘은 동메달도 아니고 목메달이란 사실을 깨달은 그날, 어쩌면 생존의 법칙을 깨닫기 시작 하고, 스스로..

국립용화산자연휴양림

춘천시 사북면에 위치한 국립용화산 자연휴양림 비가 내려서 텐트를 나직하게 쳤다. 강원도 감자바위 다래순이 맞춤하다.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매월 초순이 되면 정신을 바짝 차리고 국립자연휴양림 주말추첨에 남편과 각각의 이름으로 신청을 한다. 지난달엔 둘 다 낙방을 했는데 이번엔 내가 당첨을!! 미당첨일 경우 15일에 선착순 신청을 하는데 용화산휴양림에 당첨되었다. 처음으로 향한 용화산휴양림, 춘천이라 멀지 않고 유명하지 않은 탓에 선착순 테이프를 끊은 것이다. 국립휴양림은 3시 입장시간이 철저하다. 아무리 빨라도 2시가 넘어야 입장이 가능한데 이날은 비가 온 탓인지, 조금 이르게 입장 할 수 있었다. 들어오는 길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안내문이 있을 만치 입구는 불편했다. 아스팔트가 깔리지 않은 좁..

자라섬 캠핑장

국립자연휴양림에 서방과 주말추첨 신청을 했는데 둘다 꽝이다. 재빠르게 10일 오후에 자라섬 캠핑장에 예약을 완료했다. 자라섬에도 새봄은 봄꽃과 봄향기과 봄얼굴로 찾아왔다. 봄꽃이 뒤질세라 한꺼번에 화르르 피어올라 벚꽃, 목련, 개나리가 만개를 했다. 언제 봄이 여기까지 왔었나 싶어서 스스로 놀라는 척 해본다. 지난가을 양평 유명산을 마지막으로 겨울캠핑은 쉬었었는데, 화천숲속야영장엘 가던 날, 구입한지 얼마되지 않은 타프가 통째로 보이질 않고, 알록달록한 양념통에 간장, 소금, 고춧가루, 참기름, 설탕, 식용유가 가득하게 담긴 작은 통이 보이질 않았다. 급한 마음에 대성리 캠핑용품장에 들어가서 살펴보니 가격이 만만치가 않아 별내에 있는 고릴라캠핑장에서 구입하기로 하고 그냥 지나쳤다. 그리고 지난 주중에 별..

봄봄봄

연말 은퇴를 앞둔 목사님과 처음으로 커피를~ 이 꽃은 아버지를 떠올리게 한다. 평내교회 목련 나, 옷 샀다. 비싼거.... 상의.. 은혜와 긍휼과 평강이 하나님 아버지와 아버지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로부터 진리와 사랑 가운데서 우리와 함께 있으리라 (요 2서 1:2) 기다리던 봄이, 분주한 가운데서 살그머니 내게로 찾아왔다. 이사준비로, 이사과정으로, 짐 정리로 이어진 이사는 어제 목사님이 오셔서 이사심방을 하심으로 마무리했다. 목사님이 평내교회 오신 지 29년, 올연말이면 은퇴를 하시고 원로목사님으로 추대되신다. 어제 심방을 위해 집에 들러 목사님을 기다리며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니 뭉클했다. 목사님을 통해 우리집 대사가 모두 치러졌다. 시부모님을 보내드리고, 두 아들을 결혼시키는 일까지 모두 목사님이 ..

이사했어요^^

4년만에 집으로 들어왔다. 시부모님과 아들 둘, 그리고 우리 부부, 어른 6명이 살던 집에서 갑자기 두 아들이 결혼을 하고 시부모님은 세상을 떠나셨다. 진정한 자유의 세상에 살게 된 남편과 내가 살기엔 집이 좀 컸다. 집이 큰거 보다는 좀 더 효율적으로 살아보자는 생각에 월세를 놓고, 우리도 월세로 라온아파트로 이사를 했었다. 다행히 적금 부을만치의 금액이 남았고, 라온아파트도 새로 지은 아파트라 둘이 살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2년을 살다가 정부정책에 따라 2년이 연장되어 4년을 살았는데 어느날 주인이 전화를 했다. 지금 살고 있는 가격에 100% 인상을 요구하면서 말이다. 요즘 집값이 내려가는데 주인은 막무가내로 부동산이 책임을 진다고... 이안아파트를 팔려고 했는데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질 않고, 살..

국립화천숲속야영장

겨울이 길~~~게 느껴진 건 추위 때문만은 아니다. 언제쯤 따사로운 햇빛이 비추어 캠핑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기다림이 문제였다. 3월이란 말과 봄이라는 말은 동시에 나온다. 3월을 기다리며 2월에 '숲으로' 사이트에 들어가 휴양림 신청을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남편과 각각 하나씩 신청을 했는데 나는 미당첨이고 서방이 당첨이 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3월 10일을 기다려 다시 신청했는데 둘 다 미당첨이십니다라고 카톡이 떡~~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캠핑 갈 마음에 한껏 들떠 있는 금요일 밤, 저녁생각이 없어서 빵을 조금 먹었는데 속이 더부룩하고 기분이 좋지 않다. 두 시간이 지나도 여전하기에 화장실로 달려가 저녁에 먹은 빵과 오후에 먹은 커피와 뭔지 모를 또 어떤 것까지 변기에다 웩웩대며 쏟아 놓았다. ..

정동하 소향콘서트

2022년 12월 마지막 날, 주현인 1년 동안 쓰지 않았던 연차를 사용하기 위해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속초로 여행을 갔노라고, 겨울바다 사진을 보내고 성희와 인아가 일출을 바라보는 사진을 보내고, 주현이가 겨울바람 속에서 흔들바위를 밀고 있는 사진을 보내는가 하면, 세현이와 선이도 연차인지 휴가인지 세 식구가 괌으로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지유가 비행기를 탔다고 자랑하는 사진과 시리도록 파란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하는 지유사진, 레스토랑에서 치즈를 길게 늘이며 선이와 지유가 돈가스를 먹는 사진이 속속 카톡 창을 두드린다. 모처럼 코로나가 자유로워진 평내광고는 연말연시를 맞아 정신없이 바쁘게 보내느라 연말인지 연시인지 돌아볼 시간조차 없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아..

생일

2023. 2. 8 생일입니다. 올 후반기부터 나이가 한 살 줄어든다고 하는데 좀 어색하다. 줄어든다는 것은 좋은 일일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냥 시대의 흐름에 맡길 뿐이다. 1년에 한번씩 들어있는 생일, 요란한 생일, 영숙이 말을 빌자면 김일성 생일 같은 이진옥이 생일이 시작이라 프랑스에서 직수입한 파란색 냄비가 들어오는가 했더니 조카가 고모 생일 축하한다며 커피와 케이크를 보내왔다. 설날 언니들과 모임이 있어 언니네 들렀더니 언니가 예쁜 원피스를 선물로 준비했다. 마음에 들어 입어보니, 아뿔싸~~ 뒤뚱거리는 몸매에 만삭이 된 배라니... 내 눈에도 보기가 흉해 다시금 다이어트를 다잡는다. 정월대보름이 되기도 전에 영숙이가 선물보따리와 한식집에서 생일상을 선물하고 선집사가 식사하자며 시간을..

결혼기념일

결혼한 지 몇 년이나 되었더라. 굳이 계산하고 싶지도 않고 특별한 의미도 부여하고 싶지 않고.. 축하받을 일도 아니고 오히려 후회할 일만 백봉산처럼 쌓여가는 듯하다. 한집에서 먹고 살기 때문에 부부인가, 가족인가 싶지만 그보다 웬쑤 같을 때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기념일이라는 이름표가 달랑거리는 날이 또 왔다. 이맘때는 속초에 가서 좋아하는 회를 실컷 먹고 속초중앙시장엘 들러 사람 구경과 이런저런 먹거리 구경하느라 바빴고 큰맘 먹고 대게도 먹어보는 호사를 누리는 때이기도 하다. 아직 성치 않은 발은 절뚝거리고, 발이 불편해 겨울임에도 슬리퍼를 신고, 하루종일 사무실에 있으면 저녁이면 벼슬이라도 한 듯이 입이 쑥~ 나온다. "발이 부었네, 신발이 안벗겨지네, 다리가 아프네, 뒤꿈치가 아프네" 가능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