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은퇴를 앞둔 목사님과 처음으로 커피를~
이 꽃은 아버지를 떠올리게 한다.
평내교회 목련
나, 옷 샀다. 비싼거.... 상의..
은혜와 긍휼과 평강이 하나님 아버지와
아버지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로부터
진리와 사랑 가운데서 우리와 함께 있으리라
(요 2서 1:2)
기다리던 봄이, 분주한 가운데서 살그머니 내게로 찾아왔다.
이사준비로, 이사과정으로, 짐 정리로 이어진 이사는 어제 목사님이 오셔서 이사심방을 하심으로 마무리했다.
목사님이 평내교회 오신 지 29년,
올연말이면 은퇴를 하시고 원로목사님으로 추대되신다.
어제 심방을 위해 집에 들러 목사님을 기다리며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니 뭉클했다.
목사님을 통해 우리집 대사가 모두 치러졌다.
시부모님을 보내드리고, 두 아들을 결혼시키는 일까지 모두 목사님이 진행하셨다.
그뿐인가.
주현이의 학습과 세례,
세현이의 입교,
남편의 학습과 세례와 안수집사까지의 시간...
신한아파트, 이안아파트, 라온아파트와 다시 돌아온 이안아파트까지 네 차례의 이사예배까지...
생각하니 울컥한 마음에 눈물까지...
연말이면 목사님도 바쁘실 테니 이번기회에 식사를 대접하면서 목사님과 작별인사까지 미리 나눌 수 있어서 다행이다.
사모님이 권사님께 꼭 커피를 대접하고 싶다고 하셔서 금남리를 돌고 돌아 봄꽃을 바라보고, 북한강의 봄 강물이 흘러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아쉬운 마음과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커피와 빵을 나누며 29년 만에 처음으로 담소를 나누었다.
이사심방 중 축복의 말씀도 감사하고 마지막일 수 있는 목사님의 간절한 축복기도도 감사하다.
오랜만에 봄산을 등산했다.
남양주시청에서 시작하여 평내로 내려오는 코스는 3시간 정도의 능선길인데 진달래가 바람이 났다.
질세라 다투어 피어난 진달래로 인해 백봉산이 난리가 났다고 해야 옳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진달래,
낱개로 활짝 편 진달래를 보며 어쩐지 나를 닮은 듯하여 한참을 들여다봤다.
활짝 핀 꽃처럼 활짝 웃으며 살아가는 내 모습이 저 꽃 같지 않을까... 싶어 진다. 아니 그러고 싶어진다.
키가 크고 탐스럽게 맺힌 진달래는 어릴 적 지게 가득하게 꽃을 꺾어다 주시던 아버지를 떠올리게 한다.
지게 가득하게 꺾어오신 꽃을 빈 병에 꽃아 언니와 동생이 교실에 가져다 두었던 기억이 그립다.
진달래가 만발하고 개나리가 만발하고 벚꽃이 피기 시작하는 남양주의 봄,
아끼고 싶고 즐기고 싶다.
행복한 봄날,
나도 행복해지자.
*K2를 지나는데 딱 마음에 드는 상의가 걸렸다. 비쌀거라는 생각에 흘끔거리다가, 들여다 보다가, 자세히 보다가,
어느날 용감하게 들어가서 만져보다가 가격표를 보다가 깜짝 놀라서 나왔다.
28만원이다. 그래서 포기했다.
25일이면 꼬박꼬박 나오는 국민연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적금을 부어 찾았는데 28만원 주고 살 용기가 없다.
서방에게 그렇게 말했다.
며칠 후, 30만원을 주면서
"마음이 아프고 미안했다. 옷 사고 2만원 거슬러 주셔" 란다.
속으로 '세일을 하면 사고 그렇지 않으면 안사야지'
한달음에 달려간 K2매장..
"할렐루야!"
들어갈 때라 40% 할인이다.
바지까지 하나!!!
질렀다.
좋다!
좋다!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