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다. 어수선한 세월이지만 그 세월 속에서도 시간이 지나고, 계절이 바뀌고 이름 붙은 날은 어김없다. 코로나로 인해 고향으로 가지 말고 집에만 있으라는 말은 5일을 내리 빨갛게 써진 숫자 앞에 의미없다. 먹고살기에 바빠 묶인 삶들을 풀어헤치고 잠시 느슨해지는 여유를 부려볼 시간이기도 하다. 고향으로 향하는 대신 제주도로 강원도로 향하는 발길은 횡재가 아니었을까. 내가 며느리의 입장이어도 그랬을 거 같다. 명절 때 마다 어머님이 고생하신다는 며느리와 아들들이 이번 추석에는 밖으로 나가자는 제안을 한건 지난 설에 나온 이야기다. 설과 추석, 명절에 다 같이 모이는 자리이고 평소와는 다른 음식을 만들어 교제를 하는 날이기도 하다. 직장생활에, 육아에 힘든 며느리들이 명절이라는 이유로 시댁에 와서 썰고 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