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모습이대로..

나의 돈 사용법

여디디아 2022. 3. 25. 13:36

 

나는 솔직하다.

서방 말을 빌리자면 솔직해도 너~~무 솔직하다.

때론 체면도 차리고 자존심도 세워야 하는데, 이건뭐 있는 그대로를 까발린다나 뭐라나.

거짓말하고 아닌 척하고, 있는 척하고, 아는 척하고...

그건 정말 못할 짓이다. 

생리적으로 나와는 안맞다.

 

평내광고에서 한달 월급 80만원을 받는다.(3개월전에 10만원 올랐다)

물론 툭하면 고용노동부에 고발을 한다느니 어쩌니 협박이나 겁박을 하지만 평내 광고의 형편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월급에서 매월 20만원의 적금을 붓는다.

 

나에겐 부채가 있다.

다름 아닌 큰며느리 김성희와 성희 엄마에 대한 부채이다.

성희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덜컥~~

인아가 생겼던 것이다.

그때의 놀람이라니..

내가 그렇게 놀랐으니 사돈네는 하늘이 무너진 게 아니었을까.

여자의 입장에서, 부모의 입장에서 성희 부모님이 느꼈을 배신감, 박탈감, 상실감 등등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2개월 만에 결혼식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친구들이 딸이랑 여행을 하는 것이 부러웠다.

그래서 세현이가 결혼하기 전, 선이에게 숙제라며 "엄마와 최소 2번 이상 여행한 후에 결혼해라"라고 했다.

내 마음을 알아챈 선이는 결혼 전 엄마와 여행을 두 번 함으로 시어머니의 숙제를 해결했다.

 

성희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취업을 했고, 취업을 하자마자 결혼을 했으니 엄마와의 시간이 없었음이 늘 미안했다.

성희 엄마의 100점짜리 시험지를 30점짜리 내 것과 바꿔치기한 것 같은 마음이랄까?

 

지난 설에 주현이에게 성희와 엄마와 여행을 보내드리는 것이 나의 버킷리스트에 들었다고 하니 놀란다.

"내가 1년 동안 저금을 하는데 올해는 성희랑 엄마가 여행을 다녀올 수 있으면 좋겠다. 

 모녀간 단둘만의 여행을 보내드리자"라고 했다.

 

어제 1년 동안 부은 적금이 끝이 났다.

150만 원을 아들 통장에 입금했다.

4월 초에 제주도 2박 3일간의 여행이 계획되었다고 하니 내가 더 즐겁다.

가족이 함께하게 된 여행이지만 성희와 엄마가 좋은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성희와 사돈에게 가진 부채가 조금 해결되는 거 같아서 다행이다.

(물론 다른 사람에겐 얼마되지 않은 돈이지만 나에겐 큰 돈이다)

 

150만 원을 보냈는데, 

1500만 원을 보낸 것 같은 기분이다.

 

맞다.

사랑은 주는 것이다.

 

나 좀 멋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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