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모습이대로..

생일 투

여디디아 2022. 3. 3. 17:41

 

유난하던 생일은 2월 말로 끝나는가 했는데 조카 준경이가 이모 생신이라고 선물을 준비했단다.

지난해 남양주보건소에서 스마트워치를 받고 1년간 건강관리를 했는데 기간이 끝나는가 했더니 워치도 수명이 달리했다.

생일선물로 아들에게 요구할까 생각했지만 더 급한 것이 있어서 참았는데 준경이가 눈치를 챘나 보다.

 

직업정신이 투철하여 동생네 식구만이 아니라 기회가 될 때마다 이모네 식탁과 먹는 영양제를 관찰하고 잔소리도 하고 권하기도 한다.

덕분에 서방은 준경이가 '하지 마시라, 쉬었다 드시라, 필요한 영양소 이 거드 셔라, 저거 끊어라'는 한마디에 두말 않고 따른다.

내가 말하면 믿지 못하지만 아산병원 임상영양사 선생님의 말씀은 거역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물론 나에게도 잔소리가 떠나질 않는다.

"이모 짠 거 안돼요,  탄수화물 안돼요, 공복에 필요한 것과 해가 되는 음식, 열량이 높은 음식과 아닌 것, 건강검진을 받고 나면 반드시 결과지를 보여주세요" 

덕분에 식탁이 조금씩 바뀌어지는 게 보인다.

지난해에는 하루 세끼 식사 사진을 올려서 조정했더니 3킬로가 빠졌다.

준경이가 연말이어서 바쁘다며 습관처럼 잘해 보라고 하는데, 뭐 도루묵으로...

 

오후에 사무실에 온 준경이가 예쁜 스마트워치를 선물하고 핸드폰으로 연결까지 해주고 설명까지 길게 해 주었다.

색상도 예쁘고 숫자도 또렷하고 기능도 많아서 마음에 쏙 든다.

 

하긴 동생은 지난해부터 보라색으로 된 깜찍한 것을 손목 위에 올려놓아 부러운 마음을 들키지 않도록 삼키기도 했다. 

선물을 받고 저녁은 내가 사겠다고 하니 오늘은 엄마랑 이모랑 대접한다며 올리앤에서 마음껏 먹으란다.

샐러드와 파스타 그리고 스테이크에다 커피까지 완벽하게 먹고 나니, 미안한 마음은 남의 마음이고 그저 행복하고 즐겁다.

 

올해는 오대산과 곰배령과 또 어디지? 산엘 꼭 같이 가자고 하니 기대해본다.  

지난해는 50곳의 산을 다녀왔다니 대단하다.

한라산을 두 번이나 다녀오고 전국의 명산을 돌아다니며 건강을 다지고 젊음을 지키는 모습을 보니 청춘이 부럽다.

이젠 높고 험한 산은 피하게 되고 편안한 곳만 찾게 되는 내게도 저런 열정과 젊음이 있었을 텐데..

 

맡은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

가족들을 알뜰히 살피는 세미한 손길,

곁에 산다는 이유로 살뜰하게 챙기는 딸 없는 이모 부부까지 곁눈으로 살피는 기특하고 고마운 모습,

무엇보다 자신이 할 일에 대한 책임감을 빈틈없이 감당하는 모습이 멋지다.

 

대학원 다니면서 눈물 흘리던 일이 웃으며 돌아볼 수 있는 현재의 모습이 되기까지 고단했던 몸과 마음을 안다.

밤잠을 설치며 독하게 공부하던 모습과 더 나은 임상영양사가 되기 위해 지금도 공부하며 노력하는 모습이 든든하다.

 

건강하며 자유롭게, 멋진 청춘을 즐기길 바라는 이모의 간절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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