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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코로나가 일상을 바꾸고 있다. '명절은 명절답게'라는 내 생각을 바꾸어 놓고 '명절도 평일처럼' 지내는 허전함이 스며든다. 백신 접종 완료자 포함 가족 8명이 모여도 괜찮다고 하지만 주현이네는 불안한가 보다. 인아 학교생활과 어린이집 교사인 성희와 중소기업의 주현이는 델타니 변이니 하는 것들이 자꾸 신경이 쓰인다기에 다음에 오라고 했다. 다음에 오라고 했지만 자꾸 큰아들 자리에 신경이 쓰이고 허전한 것은 나도 꼰대가 되었다는 현실이다. 추석을 코앞에 두고 엘리시안 강촌에서 좋은 상품이 나왔기에 예약을 했다. 이틀 전에 집으로 온 지유를 데리고 얼마 전 오픈한 한성몰에서 지유 추석빔으로 예쁜 원피스 두 벌에다 커다란 별이 반짝이는 머리띠와 지유 주먹만 한 보석이 달린 목걸이까지 완벽하게 선물하고 나니 지유..

60독

하나님이 능히 모든 은혜를 너희에게 넘치게 하시나니 이는 너희로 모든 일에 항상 모든 것이 넉넉하여 모든 착한 일을 넘치게 하려 하심이라 (고후 9:8) 2021.8.21~9.22 AM 9:12 어쩌다 보니 60독이다. 올해 10독을 한다는 목표를 가지다 보니 약간 벅차다. 언제나 그렇지만 글자만 읽을 뿐이지만 바쁜 마음에 곱씹기가 더욱 어렵다. 날은 의식하지 못한채로 지나고 뒤에 남은 날을 보자니 마음이 급해진다. 책을 읽는 시간도 줄이고 가능하면 성경을 읽다 보니 때로 '이게 뭔가' 싶기도 하다마는 올해만 그렇게 하기로 한다. 1년 10독 기록을 세워보는 것도 인생에서 괜찮을 것 같으니까 말이다. 그러다 보니 완벽할 수는 없다. 집에만 있다면 충분하지만 일을 하는 틈틈히 읽어야 하니 무리수가 맞다. ..

성경읽기 2021.09.23

밝은 밤

밝은 밤 최은영 / 문학동네 백 년의 시간을 감싸 안으며 이어지는 사랑과 숨의 기록 '증조할머니, 할머니, 그리고 엄마를 거쳐 내게 도착한 이야기 그렇게 나에게로 삶이 전해지듯 지금의 나도 그들에게 닿을 수 있을까 과거의 무수한 내가 모여 지금의 내가 만들어졌듯 지금의 나 또한 과거의 수많은 나를 만나러 갈 수 있을까 희령천문대 연구원으로 취업이 되어 희령으로 내려가는 지연으로부터 소설은 시작된다. 사람은 누구나 상처가 있고 아픔을 가지고 살아간다. 상처나 아픔없이 온전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다면 그들의 삶은 아름답고 눈부시기만 할까. 문득 궁금해진다. 나와 엄마, 엄마의 엄마, 그 엄마의 엄마. 여자들의 이야기라고 해도 되겠다. 이혼의 상처와 아픔은 결국 지연을 정신병원의 약을 먹게 하지만 ..

독서감상문 2021.09.17

나는 홍범도

나는 홍범도 송은일 / 바틀비 빛나는 사랑으로 홍범도 "고조는 경래시오, 증조는 장양이시라, 조부는 문호시고, 아비는 준식이요, 어미는 황가 아희이고, 나는 홍가 범도요"(p.131) 고조부 홍경래의 피를 이어받은 그의 삶은 '개인'이 아닌 '나라'가 우선이다.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들은 후, 평범한 일상에서 나라를 위하여 분연히 일어난다. "드물게 썩 용감한 자, 혹은 드물게 아주 우둔한 자만이 모든 위험을 무릅쓴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나는 용감한가, 우둔한가! 용감함과 우둔함 사이에 앉아서 호시기를 불러다 앞에 두고 계속 그 말을 생각하고 있었어요"(p.37) 산에서 내려오는 호랑이에게 물려가는 시대였으니 보통의 사람들은 호랑이에게 물려가는 것이 무서웠지만 범도는 '일본인'을 호시기로 보고 있다..

독서감상문 2021.09.17

감사

감사 이찬수 / 규장 '내 삶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능력' 가장 힘든 지금, 감사가 가장 필요한 순간이다. 오늘 미리 드리는 감사가 내일의 기적을 가져다주는 능력이 된다 감사라는 게 참 쉬워 보이지만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다. 감사할 일 보다 불평할 일이 많은 게 일상이다. 특별히 성도들은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명령이 있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아무래도 감사와 칭찬과 축복에 인색하고 익숙하지 않은 탓일게다. '감사는 성향이고, 태도다. 그리고 훈련이다. 날마다 환경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와 성향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는 몸부림이 있을 때, 그 노력과 몸부림으로 인해 우리도 이런 고상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p.124) 쉽게 감사하지 못하고 감동하지 못하는 나의 성향과,..

독서감상문 2021.09.08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프레드릭 배크만 /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할미전) 할머니와 손녀 간의 이야기라 여기고 들뜬 마음으로 구입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손녀,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손녀, 할머니와 가장 잘 통하는 손녀 엘사! 할머니는 엘사를 위해서라면 못할 짓이 없고, 못하는 일이 없다. 세상의 모든 할머니가 그런 것처럼,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사랑하고 아낀다. 일곱 살짜리 손녀인 엘사는 나이답지 않은 성숙함과 풍성한 감성, 세상을 터득한 지혜가 가득한 아이다. 여덟 살은 앞둔 아이가 감히(?) 이러한 생각이나 말을 한다는 것은 물론 가당치 않은 일이다. 어른도 힘든 이해와 반짝이는 슬기로움, 어른도 꼼짝 못 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까지 가지고 있는 ..

독서감상문 2021.09.01

캠핑

여름캠핑이 비로인해 줄어들어 아쉬운 마음에 다시 유명산휴양림을 클릭하고 예약했다. 태풍이 지난간 자리에 가을장마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이다. 토요일 오후에 출발한 유명산은 한시간만에 도착을 했고, 최대한 간단한 준비로 타프와 작은텐트를 설치하고나니 여유롭다. 주말이라 여전히 데크는 꽉 찼다. 요즘은 캠핑이 고급스러워져 텐트가 쳐진 곳마다 카페 분위기이다. 타프 아래 고급진 식탁이 놓였고 식탁보에 멋진 커피잔에 은은한 조명등으로 분위기까지 더해주는가 하면 꽃이나 작은 소품으로 카페 못지 않게 꾸며 놓는다. 그래서 나도 커피잔을 가져갔다. ㅎㅎ 다음엔 이쁜 커피잔을 준비할까 생각 중이다. 서방이 침낭을 챙겼지만 과감히 던져버리고 얇은 이불과 편백베개까지 준비했더니 잠자리가 훨씬 아늑하고 편안한 것은 두말하면 잔..

결혼기념일(아들)

나의 블로그 친구라면 나에게 아들만 있는 것과, 툭하면 딸을 부러워하는 것을 잘 아신다. 그래서 또 딸 타령이냐?? 고 물으시면.. 맞습니다. 무슨 날이라고 이름표가 달린 날은 풍선으로 감사패로 현수막으로, 그뿐이랴. 이런저런 선물로 엄마에게 안기는 딸들을 보면 난 외롭다. 지금은 부러운 마음으로 지나지만 먼 훗날에(물론 멀지도 않다) 지금의 중늙은이가 완전한 노인이 되어 병이라도 걸려 요양원이나 병원에 누워 있을 때, 사근사근한 딸이 찾아와 엄마 손을 붙잡고 눈물을 떨구고, 엄마의 속옷을 살피고, 귀지가 엄마를 귀먹게 하는가 싶어 귀를 들여다보며 면봉으로 파주기도 하고, 흉하게 길어진 머리카락을 다듬어도 주고, 살을 할퀴는 손톱과 삐져나오는 발톱을 다듬어 줄 그런 딸이 없는 서러움을 , 딸이 있는 엄마..

59독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주께 감사 하리이다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주를 높이리이다 시편 118:28 2021. 7. 17~ 8.20 PM 5:05 59독을 마쳤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나 했는데 다시 고개를 쳐들어 우리를 더욱 움츠리게 만든다. 4단계까지 격상되고 나니 주일날 참석하던 예배를 다시 집에서 컴퓨터 앞에서 드리게 된다. 처음엔 눈물로 기도하고 찬양했는데, 이젠 예배시간에 딴짓(?)까지 하게 된다. 점점 흐트러지는 나를 보며, 남들은 그렇지 않았으면 하는 괴상한 바람을 해본다. 극성스럽던 더위가 입추라는 낱말 하나에 바람 속에 냉기를 들여놓는가 싶더니 어느새 여름은 힘을 잃어간다. 더위로, 코로나로 핑계하던 시간들을 이젠 추슬러야 할 때이다. 허리를 곧추 세우고 수그려진 목도 잡아당겨야..

성경읽기 2021.08.21

우리가 쓴 것

우리가 쓴 것 조남주 / 민음사 페미니스트(feminist) 여성의 자유와 권리의 확대, 성평등을 주장하는 사람 몇 년 전, '82년생 김지영'이란 소설이 출판계와 여성계를 뜨겁게 달구었었다. 조남주란 작가를 알게 된 것도 그때였고, 미루다 읽은 책은 무척 마음에 들었었다. 조남주 특유의 여성의 자유와 권리를 확대하여 찾아가는 소설이다. 남자와 여자, 우리의 윗세대들이 끔찍하게 여겼던 남아 선호 사상을 우리는 조금씩 지워나가고 있다. 아들 타령만 하던 부모님들이 결국 잘난 아들 때문에 노년을 불행하게 보내고 딸에게 민망하게 살아가는 현실이다. 물론 나도 피해자 중의 하나이다. 그런 세대들로부터 벗어나고자 조남주는 목소리를 내고 그 용기에 동참하며 응원한다. 단편과 중편을 모은 책인데 여성이 중심을 이룬다..

독서감상문 2021.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