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모습이대로..

결혼기념일(아들)

여디디아 2021. 8. 26. 11:46

2021.8.24 큰아들 결혼 8주년
2020.12.17 작은아들 결혼 3주년

 

나의 블로그 친구라면 나에게 아들만 있는 것과, 툭하면 딸을 부러워하는 것을 잘 아신다.

그래서 또 딸 타령이냐?? 고 물으시면..

맞습니다. 

 

무슨 날이라고 이름표가 달린 날은 풍선으로 감사패로 현수막으로, 

그뿐이랴.

이런저런 선물로 엄마에게 안기는 딸들을 보면 난 외롭다.

지금은 부러운 마음으로 지나지만 먼 훗날에(물론 멀지도 않다) 지금의 중늙은이가 완전한 노인이 되어 병이라도 걸려

요양원이나 병원에 누워 있을 때,

사근사근한 딸이 찾아와 엄마 손을 붙잡고 눈물을 떨구고, 엄마의 속옷을 살피고, 귀지가 엄마를 귀먹게 하는가 싶어 귀를 들여다보며 면봉으로 파주기도 하고, 흉하게 길어진 머리카락을 다듬어도 주고,  살을 할퀴는 손톱과 삐져나오는 발톱을 다듬어 줄 그런 딸이 없는 서러움을 , 딸이 있는 엄마들은 절대로~ 모른다. 

그래서 친한 친구에게, 동생에게 '제발 같이 늙어가자'고 비빈다.

특히 동생과 조카에게는 기회만 있으면 슬쩍슬쩍 부탁을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고 현실감이 없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난 건강해야 하고 구박받지 않아야 하고, 되도록 많은 사람과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    

특히 며느리들에게 미움 받지 않는 시어머니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정답 아닌가.

 

뭐...

사실 이런저런 이유를 떠나 아들들 결혼기념일이면 책 한 권과 작은 꽃다발을 보낸다.

돈으로 치자면 5만원이면 충분한 일이라 돈을 내밀기엔 낯간지럽기도 하고 이체하기도 좀 그렇다.

역시 그런 이유를 떠나서 내 마음을 작은 엽서에 담고, 좋은 책을 아들과 며느리들이 읽었으면 좋겠고

작은 꽃이라도 그날을 기념하며 축복하는 나를 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아들만 있는 집이지만 결혼 전에도 이름표가 척~ 걸쳐진 날이면 그냥 지나침이 없었다.

생일이면 없는 지갑을 털어서 선물로, 결혼기념일이면 성의를 다해서 옷이나 케이크이라도 내밀었었다.

결혼 후에도 여전히 케익과 샴페인이나 꽃다발을 보내오기도 하는 아들들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세 가정의 결혼기념일은 작은 선물이라도 보내고 축하한다는 메시지라도 보낼 수 있음이 감사한 일이다.

 

월요일 아침 현관문을 여는데 책과 꽃 선물이 현관앞에 놓였다는 성희 말에 기쁘다.

감사하다는 인사 속에 작은 기쁨이나 행복이 깃들었다면 내가 감사할 일이다.

사랑하는 자녀들이 가정을 이루고 든든하게 세워나가는 모습이 감사하다.

온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엄마의 간절함은 이미 욕심을 넘어선다.

 

꼴랑 책 한권으로 자랑이 심하다구요?

히히~~

그렇게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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