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458

이땅에 태어나서(나의 살아온 이야기)

이 땅에 태어나서 (나의 살아온 이야기) 정주영 / 솔 강원도 통천군에서 6남2녀의 장남으로 태어난 소년은 부지런하고 근면성실한 농사꾼이신 부모님과 유년시절을 보낸다. 봄여름가을겨울 어느 한때를 쉬지 않고 일만 하시는 부모님의 수고에 대한 댓가는 늘 보잘것 없는 먹고 사는 것에 대한 허덕임 뿐이었다. 농사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소년은 청년이 되기 전에 가출을 감행한다. '집 떠나면 개고생'이란 불을 보듯 뻔한 현실 앞에서 장남의 고생이 안쓰러운 아버지는 소년이 가출할 때 마다 다시 집으로 데려오기를 세번, 청년으로 들어서기 시작한 열아홉의 남자는 친구에게 돈을 빌려 네번째의 가출을 감행한다. 공사장에서, 엿 공장에서 그리고 쌀 가마니를 지고 배달까지 하면서 그는 가난에서 탈출하고픈 마음으로 묵..

독서감상문 2021.02.22

구해줘

구해줘 기욤 뮈소 / 윤미연 옮김 / 밝은 세상 책꽂이에 꽂힌걸 보니 아마 주현이가 읽은 책인가 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나 기욤 뮈소의 책을 자주 읽었는데 나와는 좀 안 맞았다. 부모 자식이라고 해서 모든 게 찰떡처럼 궁합이 맞을 리가 없다. 요즘 '구해줘'라는 말이 TV에서나 인터넷에서 많이 들은 거 같다. 한번 읽어볼까... 싶어서 집었다. 역시 나와는 코드가 다르다.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가 없다. 처음엔 줄리에트란 프랑스 여자의 삶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고, 샘 갤러웨이란 남자의 삶 또한 충분히 공감이 되었다. 단 몇 초간의 짧은 스침을 통해서 불타오르는 사랑을 나누고, 프랑스로 돌아가려던 비행기 안에서 이륙 몇 분을 남기고 샘을 만나기 위해 비행기에서 내린 줄리에트의 사랑도 이해할 수 있고 어쩌면..

독서감상문 2021.02.05

목사, 그리고 목사직

목사, 그리고 목사직 이재철 / 홍성사 30년 목회 활동을 돌아보며 자신과 목사들에게 던지는 7가지 --------------- 질문 질문에 들어가며 나는 지금, 왜 목사로 살고 있는가? 나는 출애굽기에 등장하는 두 목회자 가운데 어느 유형인가? 나는 목사이기 이전에 전도인인가? 나는 얼마나 자발적으로 고독한가? 나는 얼마나 인간을 알고 있는가? 나는 나의 목회를 소위 더 큰 목회를 위한 징검다리로 이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하나님의 심판을 믿고 있는가? 질문을 끝내며 위의 부제를 내놓으며 이재철 목사님은 목사에 관한 아낌없는 질책과 비평을 솔직하게 내놓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이 책을 읽어도 되는것일까?' 싶은 마음이다. 목사님들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자기반성, 목사님들의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

독서감상문 2021.01.15

브리스길라의 일기

브리스길라의 일기 진 에드워즈 / 전의우 역/ 생명의 말씀사 브리스길라의 눈으로 본 바울의 3차 전도여행 두 번째 이야기 3차 전도여행 후반부는 이동거리만 무려 5,000km! 이 책은 에베소를 출발하여 로마로 호송되기까지 험난했던 바울의 여정을 1세기 언어로 그리고 있다. 특히 바울의 동역자 브리스길라는 이 일기를 통해, 바울의 최고의 편지로 평가되고 있는 로마서의 숨은 뒷이야기와 고린도 교회에 두 번째 편지를 보내는 바울의 속 깊은 마음을 전하고 있다. 1부: 에베소에서 빌립보까지의 험난한 여정 2부: 고린도에서 가이사랴까지의 고된 여정 3부: 예루살렘에서 로마로의 압송 바울의 동역자 브리스길라는 남편 아굴라와 함께 바울의 전도사역을 돕고 있다. 비교적 여유로운 그들은 바울의 사역을 위하여 집을 제공..

독서감상문 2021.01.12

여기 우리 마주

2021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 최은미 외 / 현대문학 제66회 현대문학상 수상작 대상: 최은미 - 여기 우리 마주 수상 후보작: 김병운 - 한밤에 두고 온 것 박형서 - 실뜨기 놀이 송지현 -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 오한기 - 팽 사부와 거북이 진진 윤성희 - 네모난 기억 임솔아 - 단영 천희란 - 카밀라 수녀원의 유산 1년에 몇 번씩 나오는 문학상, 올해는 이상문학상, 황순원문학상이 나오질 않아서 서운했는데 현대문학상 수상집이 나와서 서운한 마음을 달래 본다. 글(소설)은 언제나 그렇지만 시대를 대변한다. 내가 알지 못하는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이 땅에서 가장 '핫' 한 이슈들이 식탁 위에 소복하게 담긴 밥공기처럼 책 속에 들어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속에서 구역질이 날 것 같은 동성애에 대한 ..

독서감상문 2020.12.18

성서의 여인들

예수님의 계보를 이은 여인들의 이야기 성서의 여인들 윤창용 / 도서 출판사 TOBIA 교보문고에서 책을 검색하다가 흥미로운 책을 발견했다. '예수님의 계보를 이은 여인들의 이야기 성서의 여인들'이란 책이다. 성경에 주를 이루는 것은 남자들이지만 심심찮게 여자들이 등장하며, 성경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대부분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를 잇는 여인들이란 사실을 알기에 망설임이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사연을 알면 비난을 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에 기록한 것은 성경은 거짓이 없이 사실 그대로를 기록한 책이기 때문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사실을 전제로 해야 공감을 얻는다. 오로지 아름답고 멋지고 좋은 표현만 하는 글은 아무리 휘황찬란하여도 공감을 얻지 못한다. 물..

독서감상문 2020.12.07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한비야, 안토니우스 반 주트편 지음/ 푸른숲 단정하고 반듯한 한비야의 친필 사인이 반갑다. 3년 만에 신작이 나온 한비야의 책은 3년 동안 바뀐 삶의 모습이라 더욱 반갑다. 국제구호활동을 열정적으로 수행하느라 연애할 시간도 없어서 결혼도 하지 않는 비혼주의인가 했더니 시기가 늦었을 뿐이지 비혼주의는 아니었다고 하니 다행이다. 60이 되어서 만난 인연과의 결혼생활은 그녀의 삶을 좀 더 자유롭고, 든든하고, 행복하고 즐겁게 만들었다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결혼을 늦추는 요즘 유능한 청년들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다. 특별히 여자들, 능력이 있는 청년들이 결혼을 꺼려하는 것을 볼 때 안타까운 마음이다. 경제적인 능력이 충분하고 누군가에게 묶인다는 것도 불편하고, 시금치도 싫고, ..

독서감상문 2020.12.01

떠도는 땅

떠도는 땅 김 숨 / 은행나무 2020 동인문학상, 요산 김정한 문학상 수상작! 김 숨의 글은 사실에 근거화여 쓰인 글이 많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 '흐르는 편지'가 그랬듯이 '떠도는 땅' 역시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다. 가난으로 인해 굶어 죽을 수밖에 없었던 내가 알지 못하던 옛날에, 러시아에 가면 땅을 나누어준다는 소문을 듣고 먹고살기 위해 땅이 있는 러시아로 찾아들었던 조선인들, 처음엔 러시아에서 땅을 나누어 주었지만 사람들이 몰려들자 땅을 분배하지 않았고, 늦게 도착한 사람들은 이미 땅을 얻어 농사를 짓는 조선인들의 일꾼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다. '떠도는 땅'은 연해주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던 조선인들이 어느날 모든 것을 두고 페르바야 레치카역에서 열차를 타고 목적지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는 ..

독서감상문 2020.11.18

살고 싶다는 농담

허지웅 에세이 살고 싶다는 농담 허지웅 / 웅진 지식하우스 사람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편견이 아닌가 싶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보이는 것으로만 판단하고 내 마음대로 생각하고 내 마음대로 고정시키는 것, 그래서 댓글을 달면서도 악의적인 말과 비난을 서슴지 않는다. '조금 더' 생각하면 나에게 잘못한 것도 없을 뿐 아니라 상관없는 사람을 '나쁘게 본다'는 것은 '내 잘못'이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지만... 허지웅을 TV로 처음 봤을 때, 이혼했고, 지나치게 깔끔하고(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대청소를 한다) 피규어를 모으는데 돈을 아끼지 않고, 얼굴은 빤질빤질하고... 뭐 이랬다. '버티는 삶에 관하여'라는 책을 읽고 나는 회개했다. 내가 회개하기를 기다린 듯이 그의 혈액암 소식은 나를 부끄럽게 하고 미안하..

독서감상문 2020.11.13

하나님의 선물

하나님의 선물 (관계에 지쳐있는 당신을 위한 묵상집) 햇살콩 김나단 / 김연선 지음 / 규장 하나님을 사랑합니다 내 온 맘 다해 나 자신을 사랑합니다 주님이 나를 사랑하시듯 이웃을 사랑합니다 내 몸과 같이 책을 펴치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첫 글이다. 묵상집은 읽기가 쉽지만 소화하기는 어렵다. 한번에 소설처럼 읽으면 소화불량이 되어 속이 더부룩하고 내려가지가 않아서 불편하다. 그래서 조금씩 조금씩 읽어야 한다. 단단한 음식물을 오래오래 씹어야 하듯이... 1.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당신에게 2. 가장 귀한 선물, 하나님 3. 가장 사랑스러운 선물, 나 4. 가장 아름다운 선물, 이웃 글은 하나님과 나와의 대화를 써내려간 듯한 기도이며 편지체이다. 하나님이 내게 들려주시는 말씀과 그 말씀에 화답하는 기도 형식..

독서감상문 2020.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