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살고 싶다는 농담

여디디아 2020. 11. 13. 12:31

허지웅 에세이

살고 싶다는 농담

 

허지웅 / 웅진 지식하우스

 

 

사람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편견이 아닌가 싶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보이는 것으로만 판단하고 내 마음대로 생각하고 내 마음대로 고정시키는 것,

그래서 댓글을 달면서도 악의적인 말과 비난을 서슴지 않는다.

'조금 더' 생각하면 나에게 잘못한 것도 없을 뿐 아니라 상관없는 사람을 '나쁘게 본다'는 것은 '내 잘못'이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지만...

 

허지웅을 TV로 처음 봤을 때,   이혼했고, 지나치게 깔끔하고(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대청소를 한다) 피규어를 모으는데

돈을 아끼지 않고, 얼굴은 빤질빤질하고... 뭐 이랬다.

'버티는 삶에 관하여'라는 책을 읽고 나는 회개했다.

 

내가 회개하기를 기다린 듯이 그의 혈액암 소식은 나를 부끄럽게 하고 미안하게 했다.

진정 속히 완쾌되길 바라는 댓글을 쓰는 순간에도 악플은 도를 넘쳐나고 있었고, 허지웅이 선플이든 악플이든 읽지 말아 주길 바라는 마음은 그의 병이  그로 인해 악화될까 봐 걱정이 우선이었다.

 

내게는 그리 길지 않은 것 같은 시간이지만,  그에게는 죽는 것이 낫다고 여기는 순간들을 지나고 건강한 모습으로돌아왔다.

죽을만치 고통스러운 순간에 그는 '삶'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봤다.

그리고 마지막인 듯이 글을 써 내려갔다.

재발하면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는 그의 글을 읽으며 제발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기도하게 된다.

 

Part 1. 망하려면 아직 멀었다

Part 2. 삶의 바닥에서 괜찮다는 말이 필요할 때

Part 3. 다시 시작한다는 것

 

독자들이 허지웅에게 많은 편지를 보내고 상담을 한다.

거기에 따른 대답과 자신의 삶 그리고 생각을 풀어놓은 글이다.

 

허지웅의 글은 솔직하고 담백하다.

뻔한 결론을 두고 에둘러 가면서 미화하지 않고 솔직하게 말한다.

너무 아름다운 척, 아닌 척, 괜찮은 척하지 말고 살라고 한다.

그래서 더 공감이 간다.

자신이 아팠던 몸과 마음을 기억하며, 후배들에게 대처하는 방법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특별히 젊은 청년들이 세상과 맞서 싸우는 과정에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치우치지 않도록 조언한다.

 

특히 마음에 남는 글은 '가면을 벗어야 하냐는 질문' (p.212)이다.

청년들이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현실에 대한 그의 생각을 후배들에게 전하는 글은 인상적이다.

멋진 글을 마다하고 '있는 그대로'를 전하는 글에서 그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더 이상 아프지 말고 건강하여서 좋은 글 많이 썼으면 좋겠다.

파이팅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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