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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죽음이 내게 말하준 것들

천 개의 죽음이 내게 말해준 것들 고칸 메구미 / 웅진지식하우스 16년간 1000명의 환자를 떠나보낸 간호사가 깨달은 후회 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법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헤어짐을 준비하는 가족도 이별이 상처로 남지 않기 위해 서로가 알아둬야 할 일 16년간 1000명의 환자를 떠나보낸 간호사가 죽음을 직접 보고 확인한 것은 굉장한 의미가 있다는 생각에 '죽음에 대한 에티켓'에 이어 다시 죽음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언젠가 나에게 닥칠 죽음을 대비하는 마음으로 책을 들었다. '모든 사람이 죽어도 나는 죽음에서 예외'라는 무의식적이고 어리석은 생각을 할 때가 많았는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나에게로 가까이 오고 있다는 사실과 절대로 예외라는것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어느 날, 주님이 오시는 그..

독서감상문 2021.03.29

이상문학상 수상작 - 마음의 부력

이상문학상 작품집 마음의 부력 이승우 / 문학사상 사람 사는 세상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한다. '절대' 그렇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 또한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2020년 이상문학상이 출간되지 않았다. '문학'을 하는 분들의 '문제들' 이 불거졌나 보다. 자세한 내막을 알 수가 없고, 굳이 알고 싶지도 않지만 해마다 기다리는 책이 출간되지 않은 것은 서운한 일이었고 그들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독자들에게 상실감과 배신감을 느끼게 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겠다. 2021 제44회 이상문학상은 새로운 모습으로 시작했다고 하는데 가장 분명한 것은 내용이 얇아졌다는 것이다. 날이 갈수록 책값은 오르고 내용은 줄어들고... 이번 대상 수상작은 이승우의 '마음이 부력'이다. 부력- ..

문학상 2021.03.24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세계사 / 박완서 에세이 1931.10.20 ~2011.01.22 박완서 선생님이 작고하신 지 어느새 10년이다. 세월이 어디에서 어디로 이만큼이나 흘렀을까. 그립고 안타까운 분이시다. 세상을 뜨시고 몇 권의 책이 유작으로 나왔었다. 그리고 잊은줄 알았는데 다시 책이 출간되었다. 사실 신간이 출간되었을 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대체 언제까지 우려낼 생각인가? 이미 돌아가신 분의 글을 이렇게 저렇게 제목을 바꾸어서 팔아야 할까?' 하는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그러면서도 책을 집어 드는 건 작가에 대한 그리움과 혹시 놓친 글이 있었을까 싶은 마음에서다.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역시 읽은 글도 있고 처음으로 읽는 글도 있다. 그리고 여전히 작가만이 쓸 수 있는 글을 만나니 반..

독서감상문 2021.03.05

생일입니다

2021.03.01 생일이다. 집을 떠나 맞이한 생일은 실감이 나질 않는다. 전화기에서는 하루종일 축하메세지가 쏟아지지만 비가오다 구름이 덮히다가, 햇볕이 얼굴을 드러냈다가 다시 들이미는 날, 서방이 가고 싶어하는 마라도는 강풍으로 미뤄지고 다시 강풍으로 미뤄지더니 오늘은 비와 강풍이 연합하여 마라도를 허락하지 않는다. 체크아웃을 하고 돌아서는데 '결항'이라는 문자가 온다. 오전내내 스타벅스에 앉아서 성경을 읽었다. 생일이니 미역국이라도 먹으라는 친구의 말에 진심이 느껴져 성게미역국을 먹었다. 차를 반납하고 복잡하고 번잡한 공항에서 오후를 죽순이로 보냈다. 비행기는 날씨처럼 지연되고, 지연된 만치 지루한 사람들은 앉을 자리도 없다. 1시간이 늦어진 김포공항에 작은아들이 생일을 맞은 엄마와 동행한 아빠를 ..

붉은오름

사려니숲과 등을 맞대고 있는 붉은 오름이다. 368개의 오름이 각각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처음엔 올레길에 미쳐서 제주도를 들락거리다 다랑쉬오름을 오른 후 오름에 빠졌다. 제주도엘 가면 유명 관광지나 박물관이나 잠수함이나 뭐 그런데는 전혀 관심이 없다. 붉은오름은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이라고 검색해야 한다. 자연휴양림에서 시작하니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휴양림은 입구에서부터 산책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 어르신들이 다닐 수 있는 길과 어린이가 걸을 수 있는 길, 등산을 좋아하는 이들이 오를 수 있는 오름이 있어서 누구나에게 환영받을 수 있다. 붉은오름에 도착을 하니 내 입이 헤벌쭉해진다. 안 돌 밧돌 오름을 참은 내 기분을 맞춰주려고 서방도 씩씩한 척, 즐거운 척, 힘이 안 드는 척을 하는가 하면, 오름..

기행문 2021.03.04

제주 안녕, 전복과 라마다시티호텔

교래칼국수를 먹고 비자림으로 향했다. "나랑 오면 한라산이나 남벽분기점 같은 힘든 곳으로 가고, 청안 이씨들이 오면 비자림이니 마라도니 편안한 곳으로만 가고..."라며 툴툴대던 서방이 생각나서 이번엔 남벽도 포기하고 편안한 여행을 하기로 착한 내가 마음 먹었는데... 점심시간 후 비자림을 갔더니 '코로나로 인해 한정된 시간만 입장한다' 며 오늘 입장은 끝났다는 소식이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희연 동굴카페로 네비에게 부탁을 했는데 엉뚱한 곳에 데려놓는다. 다시 검색하고 다시 검색하고 또다시 검색해도 여전히 엉뚱한 곳이라 오름을 참은 내 속을 다시 뒤집는다. 오후를 포기하고 일찍 호텔로 들어와 짐을 정리하고 이른 저녁식사를 위해 나섰다. 미리 검색하고 간 안녕, 전복은 호텔에서 가까운 거리이기도 하고 ..

기행문 2021.03.04

거슨세미오름

송구영신예배라고 하지만 모일 수가 없어서 영상예배로 드렸던 2021년 1월 1일 첫 시간, 예배시간이 되기까지 졸려서 '예배를 드릴 수나 있을까' 싶었는데 예배를 마치자 잠이 싹~ 달아나고 말았다. 올해부터 받게 되는 국민연금, 270번을 부었지만 받는 돈은 푼돈이고 누군가에겐 껌 값이다. 그렇더라도 오래도록 부은 국민연금을 받을 생각을 하니 설렌다. 시어머니로부터 여자 생일이 1월이라고, 끝에 8자가 들었다고 몇 번이나 듣기 싫은 소리를 들었지만 1월 생일이 이렇게 좋은 날이 올진 나도 몰랐고 나를 있게 해 주신 엄마 아버지도 모르셨을 것이다. 새 달력을 보니 생일이 3월 1일, 내 생일이라고 온 국민이 공휴일로 정해서 쉴 수 있다니 어쩌자고 또 반갑다. 이런 의미 있는 날을 그냥 보내면 섭섭하고 세금..

기행문 2021.03.03

55독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 (잠언 31장 30절) 2021.01.28 ~ 03.02 AM 6:40 위로가 되는 말씀이잖은가.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 셋째 딸이라고 하지만 언니와 동생은 어딜 가나 미인 소리를 듣는가 하면 동생과 자매라고 해서 주민등록증까지 까놓은 적도 있다. 그래서인지 예전부터 이쁘니 아름다우니 그런 말은 반갑지 않다. "외모보다는 네모"라며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우기는 까닭이고 사실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외모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다. 따라서 이쁜 여자라고 해서 우러러보는 것도 아니다. 이젠 편안한 모습으로 늙어가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성경읽기 2021.03.02

인아와 1박2일

살다 보면 희한한 일들이 많다. 명절이라고 해도 가족이 함께 할 수 없는 그런 날 말이다. 설날에는 작은아들네가 와서 하루를 묵어갔고 일주일이 지난 주말엔 큰아들네가 왔다. 결혼하더니 집에 오는 것은 마치 사돈네 오는 것처럼 뜨악한 주현이는 하룻밤 잠자는 것도 못마땅해한다. 반면 인아는 할머니네 오면 하룻밤 묵어가는 걸 소원처럼 여긴다. 토요일에 온 인아가 하룻밤을 자고 가겠다고 해서 아들 부부는 집으로 가고 인아만 남았다. 토요일 밤, 여전히 할아버지한테 '다리를 주물러라, 발목을 주물러라' 요구사항이 많았는데 할아버지가 10분을 넘기지 못하고 잠에 곯아떨어졌다. 어쩔 수 없이 내가 발목과 다리를 주물러 주어야 했으니... 주일 아침, 셋이서 영상예배를 드렸다. 찬송가도 곧잘 따라 하고 할아버지가 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