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세계사 / 박완서 에세이
1931.10.20 ~2011.01.22
박완서 선생님이 작고하신 지 어느새 10년이다.
세월이 어디에서 어디로 이만큼이나 흘렀을까.
그립고 안타까운 분이시다.
세상을 뜨시고 몇 권의 책이 유작으로 나왔었다.
그리고 잊은줄 알았는데 다시 책이 출간되었다.
사실 신간이 출간되었을 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대체 언제까지 우려낼 생각인가? 이미 돌아가신 분의 글을 이렇게 저렇게 제목을 바꾸어서 팔아야 할까?'
하는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그러면서도 책을 집어 드는 건 작가에 대한 그리움과 혹시 놓친 글이 있었을까 싶은 마음에서다.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역시 읽은 글도 있고 처음으로 읽는 글도 있다.
그리고 여전히 작가만이 쓸 수 있는 글을 만나니 반갑다.
1. 마음이 낸 길
2. 꿈을 꿀 희망
3. 무심한 듯 명랑한 속삭임
4. 사랑의 행로
5. 환하고도 슬픈 얼굴
6. 이왕이면 해피엔드
부제를 정하고 거기에 맞는 글을 작가의 책에서 모아 놓았다.
사람을 이야기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나누며, 앞으로 살아갈 날이 그려졌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따뜻함, 진솔함과 진실함,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보통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유쾌하고 통쾌하게, 때론 신랄하고 슬프게 마주 앉아 도란거리듯 나누는 대화처럼 정답고 따뜻하다.
'자랑할 거라곤 지금도 습작가처럼 열심히라는 것밖에 없다. 잡문 하나를 쓰더라도, 허튼소리 안 하길, 정직하길, 조그만 진실이라도,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진실을 말하길, 매질하듯 다짐하며 쓰고 있지만, 열심히라는 것만으로 재능 부족을 은폐하지는 못할 것 같다'(p.216)
마흔의 나이에 [여성동아]를 통해 세상으로 나온 작가의 정신을 엿볼 수 있다.
그런 마음으로 글을 쓰셨기에 독자의 마음을 울리고 오래도록 그리워하게 만드는가 보다.
박완서 선생님이 살아계셨다면 이렇게 여러 권의 책으로 출간하는 것을 반대하셨을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오늘'을 노래하듯이, 삶을 노래하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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