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대와... 372

제주글로리아펜션

마당에 제주 국화가 소복하다 방 1(침대 둘) 방 3 제주도에 가면 숙박이 신경 쓰인다. 지난번 영기 씨의 알선으로 바다 하우스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묵었는데 바다하우스가 만원이란다. 바다하우스에서 소개해 주신 글로리아 펜션은 바다 하우스와 같은 마을에 있다. 이효리가 땅값과 집값을 올린 애월은 걸맞게 관광객이 찾아들고, 찾아온 관광객들을 위해 펜션과 식당들이 꽉꽉 들어섰다. 글로리아 펜션에 들어서니 깔끔하고 정갈하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주인장 최 사장님은 귀도(歸島) 후 후회도 했지만 자녀들이 행복해하고 만족하는 이유로 눌러앉게 되었다고 한다. 제주시내에 집을 두고 자녀들이 학교생활을 하며 애월에 펜션을 꾸며 매일 출근하신다. 나이에 맞지 않는 외모, 사업가이라고 할 수 없는 순수하고 진솔한 얼굴..

매일 그대와... 2020.10.28

인아와 지유

끝이 보이는 것 같았던 코로나가 다시 고개를 쳐든 건, 봄을 마무리하고 더운 여름에 드러날, 그동안 감추어 두었던 육신의 구석구석에 도드라졌던 살들을 빼려고 나름 애쓰는 처녀와 아줌마와 할머니가 다이어트에 다시 열의를 보일 때였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바뀌고 이젠 예전처럼 자유롭진 않아도 굳이 거리두기 같은 이상한 습관을 하지 않고 그저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며 조금 더 양보하며 가끔 마스크도 착용하고 기침을 할 때는 옷깃으로 입을 가리는 예의만 지켜줘도 좋을 것 같은 날들이 머잖았고, 주일마다 하트가 그려진 자리에 앉아서 예배를 드리고 '예배가 끝나면 바로 집으로 돌아가기' 라는 교회에서는 강조할 수 없는 말을 굳이 수칙에 넣는 민망함이 없어도 좋을 것 같았고, 예배 후 교회식당에서 ..

매일 그대와... 2020.06.15

코로나 19가 남긴 것

저녁에 집에 들어가니 집안이 휑~~ 하다. "뭐지? 이 낯설음은?" 동생이 깨끗하게 청소하고 간 집안엔 연극이 끝난 후 남은 정적만이 감돈다. 이방 저 방을 돌아다니며 헤실거리며 웃던 준경이가 남긴 선물이 벽 한편에 나란히 붙어 있고 책상 위에 노트와 펜이 벗어놓은 옷가지처럼 놓여 있다. 18일간 온기로 가득하던 집안, 제부와 동생은 나와 서방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으로 지내었고 나와 서방은 이런 기회가 있다는 것에 즐거워하며, 어려울 때 보탬이 된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지내고 준경이는 새로운 환경이지만 이모부와 이모의 사랑 속에서 행복하게 지내는 날이었다. 늘 어린애인 줄 알았던 준경이가 어느새 성인이 되고 전문가가 되어 식사 때마다 해로운 것과 이로운 것, 우리 몸에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설명하고..

매일 그대와... 2020.04.20

코로나19

코로나 19가 우리 삶의 본질을 바꾸어 놓았다. 어쩌면 예전처럼 자유롭던 세상으로 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어마어마한 현실이 또한 두렵다. 자유로운 그때, 더 많이 부딪히고, 더 많이 비비적거리고, 더 많이 만질걸... 모든 것이 조심에 또 조심스러운 날이 길고 지루하게 이어진다. 코로나로 인해 한국을 떠나던 사람들이, 한국이 가장 안전하다고 돌아오는가 하면, 해외에서 살다가 한국이 피난처라 생각하고 돌아오는 사람들은 돌아올 수 있는 곳이 있음으로 이미 감사했으리라. 한국의 코로나가 잠잠해지기 시작하던 때부터 해외에서 코로나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갔다. 작년 여름에 다니던 직장을 내려놓고 독일로 떠난 준후도 학교와 학원이 문을 닫아걸고,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것조차 견디었지만, 할 수 있는..

매일 그대와... 2020.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