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간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알아가고 사귀어간다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는 일이다.
나의 생각과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고 믿음 보다는 의심을 하고봐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다가설 수 없고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대해야 하는 것이 또한 예의이기도 하다.
수 많은 사람 중에서 친구가 되고 오랜 시간동안 관계가 유지되어가는 것은 공통점이나 깊은 신뢰가 아니고서는 할 수가 없는 일이다.
블로그를 시작한지 어언 20년이 되었지만 친구가 많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쓸데없이 많은 사람들과 엮여지는 것도 달갑지 않아서 나에게는 극히 제한적인 친구들이라 조촐하지만
누구보다 괜찮은 분들이다.
그 중, 신앙이 같다는 이유로 친해진 블러거들이 '예사블'(예수님을 사랑하는 블러거)라는 모임을 만든지도 꽤 여러 해가 지났다.
예수님의 12제자처럼 12명이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모습을 감추는가 했더니 이젠 예닐곱명이 블로그를 통해서 오가며 인사를 하고 안부를 남김으로 명맥을 유지해 간다.
충주에서 40여분간 달려서 위치한 애련리란 동네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시골동네이다.
젊은이들이 떠난 자리에 늙어가는 집들과 더 늙어가는 부모님들이 구부러진 허리로 밭을 가꾸고, 구부러진 허리를 겨우 들어올리며 훠이훠이 참새를 쫓아내는 동네, 어린이의 웃음소리도 울음소리도 듣기 어려운 촌동네에 역시 늙어가는 교회와 떠나는 노인들의 빈자리가 쓸쓸한 예수사랑교회가 정답게 서 있다.
서울 방배동 대형교회에서 전도사님으로 섬기시던 향기목사님께서 몇 십년 전, 사명을 넘어서 소명의식을 가득히 품은채 자원하여 들어오신 예수사랑교회 담임목사의 자리,
모두가 도회지로 떠나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는 시대에, 연로하신 노인들과 몇 명의 청장년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며 한 영혼이라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구원 받기 원하는 간절함으로 자원하여 오신 자리이며,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지만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며 위엣 것을 바라보는 소망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키시는 향기목사님은 예사블의 든든한 버팀목이시다.
예사블 가정의 모든 기도제목을 위하여 밤이 늦도록, 이른 새벽을 깨워 기도해 주시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으며, 집안 행사가 있을 때는 먼 길을 마다 않고 조용히 오셔서 기도하시며 자리를 채워주시는, 정말 이 시대가 요구하는 예수님을 닮은 목사님이시다.
몇 명의 연로하신 어르신을 교인으로 섬기며 힘들게 사역하시는 목사님이 이번에 강원노회 연합성총회 부총회장으로 당선이 되셨다.
더 좋은 교회, 경제적으로 더 넉넉한 교회, 더 많은 성도들을 섬기는 목사님들이 계시지만 하나님은 향기목사님을 들어 쓰셨다. 묵묵히 복음을 전파하는 열심과 하나님 앞에서의 충성을 하나님은 한 결이라도 놓치지 않으시고 보관하심으로 큰 일을 위하여 목사님을 사용하시고자 하시는 것이다.
예사블 회원들이 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결과를 기다렸지만 엄청난 차이로 당선되셨다는 소식은 기쁘기도 하지만 한켠 염려되는 것도 어쩔 수가 없다.
목사님의 부총회장 임기가 지나면 총회장으로서의 사명을 감당하실 것인데, 그때까지 우리는 기도의 동역자가 되어야 하는 의무와 권리를 가질 수 밖에 없음은 감사한 일인가???
태국에서 쌍둥이 손녀들을 돌보기 위해 잠시 귀국한 하늘사다리권사가 축하의 자리를 갖자는 말에 한 자리에 모였다.
충주 시내에서 식사와 차를 나누자고 했는데 목사님께서 자연밥상을 대접하고 싶으시다며 교회로 오라고 하셨다.
새벽기도를 끝내고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하니 6시 30분, 예매해 놓은 7시 30분 버스를 타고 충주에 도착하니 사다리권사가 기다리고 있다.
이른 시간이라며 리솜리조트에 가서 향 좋은 커피와 빵, 그리고 멋진 자연 앞에 폼 나게 앉아서 오붓하게 커피를 마시고 애련리로 들어서니 안단테, 생각이 권사님이 함께 들어선다.
역시 둥이 할머니가 되신 숙권사님이 여리여리하고 지쳐보이는 모습으로 들어오시는데 안타깝다.
체력도 없으시고 체격도 없으신데다 갑자기 쌍둥이와 딸의 산후조리를 담당하셔야 하니 힘드신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외손녀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안단테 언니는 선배로서 여유가 만만하고, 퇴직한 남편과 놀아주느라 정신없는 날들이다.
한달 후 첫 사위를 들이는 생각이..권사님은 벌써부터 사위 자랑이 은근하고도 슬쩍하다니... ㅋㅋ
목사님이 준비하신 20가지의 식탁 앞에 앉아 먹는 음식의 맛은 말을 하면 입 아프지 않을까??
정성껏 섬기시는 이 마음으로 주일마다 성도들을 맞이하시며 영육의 양식을 채우실텐데...
작은 예배당에 애련리의 모든 어르신들이 함께 모여 예배할 수 있기를 사모하며 기도해본다.
김장을 위하여 쑥쑥 자라는 배추를 뽑아주시고 무우를 뽑아주시지만 버스를 타고가야 하는 형편이라 무우 하나와 목사님이 가꾸신 부추를 싹뚝 잘라서 왔다.
휙휙 지나는 시간을 아쉬워하며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다음을 기약한다.
목사님의 사역을 위하여 기도하는 기도의 동역자로 우리도 귀하게 쓰임 받을 기회임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