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454

사라진 반쪽

사라진 반쪽 브릿 베넷 /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1부 사라진 쌍둥이 2부 지도 3부 감정선 4부 극장 뒷문 5부 퍼시픽 코브 6부 장소들 나는 나를 창조하기로 결심했다. 그 선택으로 나의 반쪽이 사라졌다. 같은 세상에서 태어나 정반대의 삶을 선택한 쌍둥이 자매의 엇갈린 운명과 사랑의 연대기 나이가 들면서도 세상의 이치를, 사람이 살아가는 아이러니를, 인간의 성질을 깨달아간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이미, 60이 넘었으니 다~ 아는 줄 알았다. 이 무슨 건방인 가마는.. 아침이 오면 밤이오고, 까만 밤이 지나면 밝은 새벽이 오고, 아이가 씩씩해지면 청년이 되고, 청년이 달달해지면 어른이 되고, 어른이 지치면 노인이 되고, 노인이 피곤해지면 다시 저 세상으로 돌아가고.. 내가 보는 그대로, 내가 알고 있는..

독서감상문 2022.08.17

오은영의 화해

화해 오은영 / KOREA.COM 상처받은 내면의 '나'와 마주하는 용기 오은영의 화해 "매일 잠들기 전, 나를 용서하세요. 상처의 시작은 '나' 때문이 아니었어요" 우리,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지만 아프지 않은 사람이 없잖아요. 나이와 상황, 사는 곳, 하는 일이 모두 다르지만 힘들지 않은 사람이 없잖아요. 내일의 삶이 불안하고 오늘의 삶이 버겁지 않은 사람이 없잖아요.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아니 잠시라도 이 많은 우리가 마음의 편안함을 얻을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이 책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우리의 상처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고, 지금 우리는 왜 이렇게 아픈지, 이 아픔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앞으로 이 고통을 어떻게 다루며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적어..

독서감상문 2022.07.28

저만치 혼자서

저만치 혼자서 김 훈 / 문학동네 나는 한 사람의 이웃으로 이 글을 썼다. "사랑이라는 말은 이제 낯설고 거북해서 발음이 되지 않는다." 세월이 지나니 견딜 수 있게 된 일들과 갈수록 드러내기 어려워지는 연약한 감정과 흐르는 시간 앞에 겸허해지는 인간 존재에 대하여 명태와 고래 손 저녁 내기 장기 대장 내시경 검사 영자 48GOP 저만치 혼자서 군말 오랜만에 대하는 작가의 글이다. 처음 그의 글을 대한 것은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화장'이었나. 그때 받은 충격이라니.. 일산에서 평범한 노인으로 늙어가는 모습은 지난번 '연필로 쓰기'에서 뵈었다. 특별하지 않게, 그러나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의미를 부여하며, 세상을 따뜻하고 겸손하게 바라보기,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땀방울의 아름다움을 즐거..

독서감상문 2022.07.16

애쓰지 않아도

애쓰지 않아도 최은영 / 김세희 그림 / 마음산책 최은영의 짧은 소설이다. 사랑은 애써 증거를 찾아내야 하는 고통스러운 노동이 아니었다. 애쓰지 않아도 데비 챙 꿈결 숲의 끝 우리가 배울 수 없는 것들 한남동 옥상 수영장 저녁 산책 우리가 그네를 타며 나눴던 말 문동 호시절 손 편지 임보 일기 안녕, 꾸꾸 무급휴가 소설이라고 하기엔 너무 짧아서, 이게 소설인가? 낙서인가? 투정인가? 에세이인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소설이다. 작가가 소설이라고 하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운은 장편소설을 읽은 것처럼 길고도 묵직하다. 짧은 소설을 읽고 한참을 멍하니 소설 속에 나오는 그림을 들여다 보고, 맺음의 점을 들여다 보고, 문장 사이의 띄어쓰기를 생각하고, 글 속에 나오는 인물의 마음에 내 마음을 대입시켜..

독서감상문 2022.07.07

먹다 듣다 걷다

먹다 듣다 걷다 이어령 지음 / 두란노 교회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하나님께로 떠난 우리 시대의 스승 이어령의 첫 유작! 고인이 마지막까지 씨름하다 떠난 질문, "교회여,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에 꼭 해야 할 세 가지를 듣는다 큰 별이 지고 난 자리, 어둠만이 커다란 하늘에 얹힐 뿐, 빈자리가 유난히 크다. 언제쯤 새로운 별이 나타나 빈 자리를 채워줄까, 공허함이 유난하게 느껴지는 날이다. 우리 시대의 스승, 맞다. "존경하는 사람은 많은데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라며 웃으시던 분, 너무 큰 분이기에 감히 사랑을 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닐까, 어쩌면 우리가 사랑하기에 사랑보다 존경을 택한 건 아닐까. 훌쩍 떠난 자리가 이렇게 크고 공허할 줄이야. 먹다 듣다 걷..

독서감상문 2022.07.04

가슴 뛰는 부르심

가슴 뛰는 부르심 이찬수 / 규장 놀라운 꿈으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초청 가슴 뛰는 부르심 코로나가 잠잠해졌다. 코로나가 잠잠해졌지만 나의 영적인 신앙은 아직도 잠잠한 상태로 남았다. '가슴 뛰는 부르심'을 느껴야 하는데 한번 나태해진 마음은 늘어질 대로 늘어져 있고 편안하고 안락한 게으름은 회복의 필요를 느끼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12가지 이유를 들이댄다. 기도가 암기처럼 단순하고 성경읽기가 습관처럼 머물고 찬양의 새로움이 느껴지질 않는 영적 침체를 깨닫지만 '회복'은 말 뿐이다. 이 책은 코로나 시대에 주일 아침 설교말씀으로 듣던 내용이다. 분당 우리 교회 예배에 동참하여 감동으로 눈물을 흘리고 시대의 어려움에 안타까워하며 자유롭지 못한 예배에 애달파하던 나의 예배의 모습이 닿아 있던 내용이다...

독서감상문 2022.06.24

마담 보바리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 김남 주 옮김 / 문학동네 1857년에 프랑스에서 발표된 소설이다. 우리나라에서 보다 100년쯤은 앞선 소설이 아닐까 싶다. 서양인의 사고방식은 이렇게 개방적이었을까? 오늘 읽어도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데, 100년 전에도 이런 글을 썼다는 것은 작가의 자유분방한 영혼이 이유일까? "마담 보바리는 곧 나다" - 귀스타브 플로베르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인간의 감정이란 같은 것인가 보다. 자유나 속박, 기쁨과 즐거움, 쾌락이나 탐욕을 느끼는 것은 같다는 것이 놀랍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고 살다 보면 누구나 싫증을 느끼기도 하고 지루함을 느끼기도 한다. 자주 이혼을 꿈꾸기도 하고 일탈을 꿈꾸기도 하고, 내가 걸어오지 않은 다른 길을 갈망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 길을 ..

독서감상문 2022.06.01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어머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어머니 김형석, 홍기삼 외 / 여백 어머니의 꿈이 자식의 꿈이다 김안숙 김영순 김윤환 김형석 남재현 노신희 박명숙 박주선 방귀희 안효주 이상재 이상훈 이영종 이왕재 이정근 이한위 정병국 정찬주 정희모 최인호 최현섭 한상원 황덕형 홍기삼 음수사원 飮水思源 물을 마실 때 근원을 잊지 말라는 뜻입니다. 우리들을 있게 한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께 이 책을 바칩니다. 1장 어머니의 마음 2장 어머니의 희생 3장 어머니의 사랑 4장 어머니의 기도 5장 어머니의 응원 100세의 철학자에서부터 탤런트에 이르기까지, 사회 각계층에서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분들의 사모곡이다. 우리는 누구나 어머니에 대한 빚을 지고 살아가는게 당연한지도 모른다. 갚으려고 해도 갚을 수 없는 사랑의 빚, ..

독서감상문 2022.04.29

날마다 만우절

날마다 만우절 윤성희 / 문학동네 교보문고 특별기획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1위 올해의 소설 1위가 왜 이리 많지? ㅎㅎ 며칠 전 읽은 최은미의 소설이 1위라더니.... 갑자기 당한(?) 이 느낌은 뭘까요? 날마다 만우절 윤성희의 중편이 실린 글이다. 여전히 반 정도는 이미 읽은 소설이다. 300페이지를 겨우 넘어가는 소설에서 읽은 글을 빼고 나면 본전도 못 찾을 것 같아서(?) 다시 읽었다. 물론 다시 읽는다고해서 지루하거나 재미없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재밌고 새삼스럽다. 한국 여류작가의 글은 감칠맛이 느껴진다.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맛이 일품이다. 아무래도 느끼는 감정이 같어서리라. 최은미와 윤성희의 글은 많이 다르다. 굳이 다른 점을 말하라고 한다면... 최은미의 글은 섬세하고 미세한 떨..

독서감상문 2022.04.21

눈으로 만든 사람

눈으로 만든 사람 최은미 / 문학동네 교보문고 특별기획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1위 제54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 보내는 이 여기 우리 마주 눈으로 만든 사람 나와 내담자 운내 美山 내게 내가 나일 그때 11월행 점등 해설(강지희(문학평론가) - 파열하며 사랑의 탄성 작가의 말 솔직히 말하면 최은미와 밝은밤을 쓴 최은영을 헷갈렸다. ㅠㅠ 중편소설이 수록된 글을 읽다가 거의 반 정도는 이미 읽은 내용이었음을 알았다. 읽은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다시 한번 꼼꼼히 읽는 재미도 솔찮았다. 처음에 볼 수 없었던 낱말들을 발견하는 기쁨도 있었고, 다른 내용과 착각한 내용도 제자리를 찾아가는 기쁨도 있었다. 글을 쓴다는 건 대단한 고통이며 작업임에 틀림없다. 그러기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사람..

독서감상문 2022.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