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마음의 주인

여디디아 2022. 11. 23. 19:05

마음의 주인 

 

이기주 / 말글터 

 

마음을 온전히 느끼고

누리는 

삶에 대하여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고 

온전히 누리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마음의 주인으로서...

 

지난 토요일, 양재진 박사의 강의를 들었다.

강의 중

"마음은 내 몸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질문했다.

나는 서슴없이 가슴을 가리키며, 심장에 마음이 있다고 했다. 여태 그런줄 알았다.

 

양재진 작사의 말,

"제발 마음이 가슴에 있다고 말하지 마세요.

 마음은 뇌에 있습니다"

 

오랜만에 이기주 작가의 산문집을 읽었다.

특별히 마음이 따뜻한 작가이다.

언어의 온도, 말의 품격, 글의 품격을 읽으며 이미 작가의 마음과 생각,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슴푸레 느끼고 있었다.

 

1부: 마음

       사람 마음에는 저마다 강이 흐른다 

2부 사랑

      사랑은 마음의 날씨를 살피는 일인지 모른다

3부 생애

      다들 마음속에 있는 산을 오르며 살아간다

4부 사람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마음을 지킬 수 있다면

 

작가 특유의 글이 나타나 보인다.

언제나 우선 순위인 어머니의 이야기,

어머니에 대한 글을 읽을 때마다 어머니를 생각하는 작가의 마음이 읽히고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마음이 읽힌다.

내가 가지지 못했던 마음, 어머니에 대해 이미 잃어버린 시간과 그리움,

아들의 자상한 마음과 행동이 부러운 것은 따뜻하고 애틋한 사랑이 담겼기 때문이다.

작가가 쓴 어머니에 대한 글을 읽을 때마다 나는 반쯤은 운다.

내가 울기 전에 눈물이 먼저 흐르고 마음이 먼저 아파오기 때문이다.

 

마음과 생애와 사랑과 사람에 대한 글이 따뜻하게 흘러내린다.

내 마음의 주인이 '나'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나'를 위해 사용하는 것보다 '남'을 위해 마음이 더 수고하는 것 같다. 

 

내 존엄성을 짓밟혀가면서까지 마땅히 유지해야 하는 인연은 없는지도 모른다.

나를 빼앗기면서까지 지켜야 하는 관계는 정상적인 관계가 아니다.

온 힘을 다해 벗어나야 하는 굴레에 불과하다.(p.158)

 

살아가기 위해 맺어지는 관계,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내 존엄성을 짓밟히는 경험,

그래서 아팠고 슬펐지만 인연을 유지하기 위해 참았던 기억이 서글프다.

 

내 마음을 잘 지키지 못했고, 마음을 다치게 했던 건 다른이가 아닌 '나'였을지도 모른다.

남을 배려하면서 때로 자신을 학대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내 마음'은 팽개치고 '타인'의 마음만 생각했던건 아니었을까?

이기주의가 되는 것 같아서 '내 마음'을 감춘 채,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과

어쩌면 체면을 위하여 내 마음을 혹사했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쓰면서도 여전히 바뀌지 않을 나를 안다.

 

내 슬픔을 헤아리는 사람이 들려주는 말,

세상이 날 외면하는 순간에도 온전히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의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말로 귀를 가득 채우며 살아야 한다.

 

여전히 많은 것이 가능하다.

우린 늘, 

다시 시작할 수 있다.  (p.207)

 

마음을 지키며 사랑을 나누며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삶,

고단한 삶 가운데서 마음의 주인이 되기 위해 잘 선택한 책이다.

이제 마음의 주인으로 부끄럽지 않도록 살아가는 연습을 해야겠다.

 

강추!! 

'독서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붉은 손가락  (0) 2022.12.05
눈물 한 방울  (7) 2022.11.30
동네북  (10) 2022.11.16
자식의 은혜를 아는 부모  (8) 2022.10.07
사라진 반쪽  (8) 2022.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