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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돈 사용법

나는 솔직하다. 서방 말을 빌리자면 솔직해도 너~~무 솔직하다. 때론 체면도 차리고 자존심도 세워야 하는데, 이건뭐 있는 그대로를 까발린다나 뭐라나. 거짓말하고 아닌 척하고, 있는 척하고, 아는 척하고... 그건 정말 못할 짓이다. 생리적으로 나와는 안맞다. 평내광고에서 한달 월급 80만원을 받는다.(3개월전에 10만원 올랐다) 물론 툭하면 고용노동부에 고발을 한다느니 어쩌니 협박이나 겁박을 하지만 평내 광고의 형편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월급에서 매월 20만원의 적금을 붓는다. 나에겐 부채가 있다. 다름 아닌 큰며느리 김성희와 성희 엄마에 대한 부채이다. 성희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덜컥~~ 인아가 생겼던 것이다. 그때의 놀람이라니.. 내가 그렇게 놀랐으니 사돈네는 하늘이 무..

우리, 행복합시다

우리, 행복합시다 김형석 / 김영사 102세, 긴 삶의 여정 뒤에 기록한 단상들 "사랑이 있는 곳에 행복이 머문다" 1부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작 2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3부 진실과 사랑이 남는다 4부 산다는 것의 의미를 찾아서 103세가 되신 김형석 교수님, 사춘기 시절, 무엇이 문학이며 무엇이 철학인지 분간하지 못하던 때, 니체를 읽고 김형석을 읽고 안병욱을 읽고 소설가 이병주의 글을 읽었다. 방송국 여기저기 사연을 보내고 상품권과 버버리, 옷과 살림살이가 집으로 오는 만큼 여대생들이 편지가, 군인 오빠들의 편지가, 또래 남자들의 편지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우체부 아저씨로부터 연예인이냐는 질문까지 받았으니.. 그렇게 청춘이, 어설프고 아슬아슬한 청춘이 아프게 지나갔다. 김형석 교수님의 글은..

독서감상문 2022.03.14

오늘 밤,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이치조 마사키 지음 / 권영주 옮김 / 모모 제26회 전격 소설 대상 '미디어워크스문고상'을 수상했다. 일본에선 이 상이 권위가 있는 상인가 보다. 소설은 고등학생을 중심으로 시작했다. 어머니를 잃고 소설을 쓰고 싶어하는 아버지와, 소설을 쓰기 위해 집을 떠난 누나와, 마음이 따뜻하고 다정한 가미야 도루가 가족이다. '선행성 기억상실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히노 마오리와 히노의 절친인 와타야 이즈미가 소설의 중심에 있다. 선행성 기억상실증이란 병은 하루동안의 일을 잠을 자는 순간 다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어제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병으로 마오리는 만나는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 메모와 그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어제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날마다 새롭게 시작..

독서감상문 2022.03.05

생일 투

유난하던 생일은 2월 말로 끝나는가 했는데 조카 준경이가 이모 생신이라고 선물을 준비했단다. 지난해 남양주보건소에서 스마트워치를 받고 1년간 건강관리를 했는데 기간이 끝나는가 했더니 워치도 수명이 달리했다. 생일선물로 아들에게 요구할까 생각했지만 더 급한 것이 있어서 참았는데 준경이가 눈치를 챘나 보다. 직업정신이 투철하여 동생네 식구만이 아니라 기회가 될 때마다 이모네 식탁과 먹는 영양제를 관찰하고 잔소리도 하고 권하기도 한다. 덕분에 서방은 준경이가 '하지 마시라, 쉬었다 드시라, 필요한 영양소 이 거드 셔라, 저거 끊어라'는 한마디에 두말 않고 따른다. 내가 말하면 믿지 못하지만 아산병원 임상영양사 선생님의 말씀은 거역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물론 나에게도 잔소리가 떠나질 않는다. "이모 짠 거 ..

예사블 만남

예사블 예수님을 사랑하는 블러거들 처음에 12명이 출발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를수록 열정은 우리를 배신하고 체면은 우리를 게으르게 한다. 50%가 줄어든 상황이 많이 섭섭하고 허전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끈질기게 이어간다. 대부분 충주와 청주에 거주하고 숙이 권사님이 얼마 전 세종으로 이사하셨지만 충청도 권역에 속한다. 나만 남양주이고 경기도에서 살고 있는데 언니 되신 목사님과 권사님들의 각별한 사랑이 있고 동갑내기 카라 권사가 곁에 지키고 있기도 하고 한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나의 오기와 끈기가 또 이유이다. 그러고 보니 동생으로는 사다리 권사인데 역시 이 언니를 살뜰히 챙기고 보살펴준다. 어느 날을 특정하지 않았던 터라 한번 모이기가 어렵다. 특별한 날이 있어도, 누군가 많이 아파도, 집안..

64독

아침에 주의 인자로 우리를 만족케 하사 우리 평생에 즐겁고 기쁘게 하소서 시편 90:14 2022.01.20 ~ 2022.02.26 AM 6:52 겨울 이어서인가.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점점 늦어진다. 새벽 4시에서 4시 30분에 일어나던 습관이 겨울 들어서는 5시 턱 아래서 일어난다. 눈을 떠도 이불속에서 미적거리는 시간이 늘어나는 건, 그 시간만치 내몸도 녹슬어 가는 것일 게다. 발딱 일어나 책상 앞으로 가는 대신 꿈틀거리는 몸을 깨우는 것과 동시에 늘어진 정신도 깨워야 한다. 하기사 부지런히 날 찾던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은 지도 오래된 것 같다. 겨울은 생명 있는 것이 게을러지는 시간인가 보다. 아침에 성경 읽는 시간이 한 시간에서 한시간 반 정도이다. 게으른 새벽 대신 오전 시간에 성경을 주로 ..

성경읽기 2022.02.28

복자에게

복자에게 김금희 / 문학동네 어떤 실패도 삶 자체의 실패가 되지 않도록, 모든 넘어짐을 보듬는 작가 김금희의 가장 청량한 위로 책을 펼치자마자 책의 중심지가 제주도란 사실이 나를 반긴다. 책 속에 나오는 고고리섬은 가파도가 아닐까 싶다. '고고리'는 '이삭'이란 뜻의 제주도 방언이다. 가파도의 청보리를 연상시킨다. 나(이영초롱)은 부모의 사업 실패로 초등학교 6학년에 고모가 보건소 의사로 근무하는 제주도 고고리섬에 맡겨지고 동생 영웅인 큰아버지 댁에 맡겨진다. '나'는 어릴적부터 공부를 잘해서 판사의 위치에까지 오르는 과정과 판사가 된 후 다시 제주도로 내려가는 삶의 행적과 결국 판사직을 물러나 연구원으로 프랑스에서 연구하며 복자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이다. 글의 무대는 제주도이다. 친구 복자와 고오세 등..

독서감상문 2022.02.24

환한 숨

환한 숨 조해진 / 문학과지성사 조해진의 단편이 실렸다. 조용하며 아늑하지만 우리의 삶의 모습이 오롯하다. 시간을 두고 읽었더니 한 작품을 읽은 듯하다. 이미 다른 책에서 읽은 작품도 있지만 하나씩 정독을 했다. 편안한 마음으로, 마치 새봄 위를 걸어가는 마음으로 읽었다. 환한 나무 꼭대기 흩어지는 구름 하나의 숨 경계선 사이로 파종하는 밤 눈 속의 사람 높고 느린 용서 숨결보다 뜨거운 문래 해설 - 연루와 비밀 김미정

독서감상문 2022.02.22

생일

2월 18일 생일이다. 세월이 휙휙 소리를 내어도 듣지 못했는데, 1년에 하루 뿐인 내 생일은 왜 이렇게 더디게 왔다가 빛의 속도로 지나가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된다. 1월부터 생일선물을 접수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새해가 시작되면 옛 직장 언니가 생일선물로 설화수 기본 세트를 준비해 놓는다. 일 년 내내 화장품 샘플과 때에 맞는 화장품을 선물해 줌으로 내가 구매할 화장품은 기본 색조 화장품 몇 개다. 나랑 비슷해서 성질이 급한 영숙인 1월에 사무실에서 입어도 좋고 외출용으로도 좋은, 따뜻하고 이쁜 조끼를 선물하더니 생일날이 되니 이미 전해준 선물은 잊어버린 듯 꽃바구니를 떡~하니 보내와서 나를 꽃처럼 웃게 한다. 평소 딸이 없어 한정된 패션을 알고 있는 선집사는 얼마 전 구입한 점퍼에 맞는 머플러를 ..

제67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정 소 현 외 / 현대문학 이상문학상과 함께 기다리는 책이다. 여전히 나를 실망시키지 않은 좋은 소설들이 빼곡하여 행복하다. 수상작 정소현 - 그때 그 마음 수상 후보작 김멜라 - 저녁놀 손보미 - 해변의 피크닉 안보윤 - 밤은 내가 가질게 위수정 - 풍경과 사랑 이장욱 - 노보 아모르 임솔아 - 초파리 돌보기 정지돈 - 지금은 영웅이 행동할 시간이다 조해진 - 허공의 셔틀콕 한정현 - 쿄코와 쿄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많다. 특히 나처럼 지식적인 면이 부족하고 여행에 대한 열망이 클수록 책을 읽어야 한다. 모르는 세상의 이치도 깨닫게 되고, 모르는 풍경을 만남으로 대리만족도 할 수 있다.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이 되어 감정이 이입되어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분노도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

독서감상문 2022.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