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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 날

평내교회 부서 중 봉사위원회가 있고, 그 가운데 봉사부(식당 봉사)와 이웃사랑부(구제)가 있다. 이웃사랑부 부장으로 섬긴 지 5년째이다. 매주 화요일 오전 8시에 주방에서 반찬을 준비해 놓으면 배달 섬김 이들이 각자 자기의 자동차로 각 가정에 배달한다. 대상자는 연로하신 분, 육신이 불편하셔서 반찬을 할 수 없는 분, 병으로 인해 생활하기 힘든 분이다. 평내교인 뿐만 아니라 이웃에 어려운 분들이 보이면 같이 섬기고 있다. 지난해 보다 물가가 엄청나게 올라 장 보기가 두려운 날들이다. 코로나로 인해 모이기가 어려워 지난해에는 몇번 빠지기도 했지만 어려울수록 반찬을 기다리시는 분들을 생각하니 멈출 수가 없어서 올해는 3월부터 계속해서 섬기고 있다. 코로나로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화요일만 기다리는 분들을 ..

천마산

코로나 19로 여전히 조심스러운 교회 예배, 덕소교회에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어 더욱 조심스러운 날이다. 오전 예배를 드리고 집에 와 청소를 하고 점심을 먹고 산으로 향했다. 요즘 걷는데 미쳐서 일주일에 서너 번은 집에서 사무실, 천마산역에서 사무실까지 6km 정도를 걸어 다닌다. 봄이라 봄꽃이 이뻐서, 봄꽃이 지고 난 자리에 연둣빛 잎이 이뻐서, 어린잎이 조금씩 자라나는 모습이 또한 소중해서 가능하면 많이 보고 싶기 때문이다. 천마산역을 지나다 보니 천마산 탐방로라는 이쁜 기둥이 서 있다. 천마산 정상은 몇 번 다녀왔지만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어서 늘 궁금했었다. 산행하기엔 늦은 감이 있지만 정상은 아니라도 길을 한번 보고 싶어 배낭을 챙겼다. 천마산역에 주차를 하고 산으로 향하는 길, 입구에 야자..

산이 좋아라! 2021.05.03

2021 올해의 문제소설

2021 올해의 문제소설 한국 현대소설 학회 엮음 / 푸른 사상 현대문학 교수 350명이 뽑은 2021 오늘의 문제소설 '문학주의'라는 절대적 대의에 대한 근본적인 의심이 확산되고 올바른 문학에 대해 판단을 중지, 유보하려는 움직임이 널리 유포되고 있는 이때, 다시 한번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물음을 재고해보자는 것이다. 새삼 말할 것도 없이 이 책은 (여타의 문학상 수상집과 달리) 한 해 동안 가장 '우수한' 작품이 아니라 가장 '문제적인' 작품을 선정하여 수록한 것이다. (p.4) '우수한' 작품과 '문제적인 작품'의 차이는 무엇일까? 해마다 출간되는 '올해의 문제소설'은 나에게는 다른 문학이나 마찬가지로 시대를 대변하고, 사람 사는 모습을 대신하기보다는 내가 모르는 다른 사람들의 삶을 ..

독서감상문 2021.04.27

아이에게 배우는 아빠

아이에게 배우는 아빠 이재철 / 홍성사 '오늘도 거울들 앞에서'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에는 주님의 음성이 들어 있다' 책을 읽는 내내 행복했다. 아들 넷이나 키우면서도 이렇게 행복한 아빠라니... 01 시간 좀 내주실 수 있으세요? 02 이것만으로도 족합니다 03 애들이 안 본다고요? 04 목사님 맞아요? 목사지만 전혀 목사 같지가 않은 목사, 아이들에게도 목사님의 설교나 기독교에 대한 지식을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고 평범하지만 바르게, 하나님 안에서 자유롭게 자라길 원하는 아빠의 모습이 참 따뜻하다. 아이들 역시 거룩하거나 경건한 모습이 아니고 보통의 아이들처럼 싸움도 하고 욕심도 부리는 모습이 좋다. 네 아들을 키우며 그 아이들이 자신의 거울이라 여기는 목사님은 역시 다르다. 일상생활은 생활이고, 신앙은..

독서감상문 2021.04.20

호미곶

부모님 산소엔 이미 봄이 지나고 있다. 얼마 전 동생이 갔을 땐 산소 입구에 벚꽃이 활짝 피었다고 했는데 금새 벚나무엔 잎이 팔랑거리고 심은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철쭉과 작은 라일락은 보랏빛 꽃을 피웠다. 나뭇가지에서 일렁이는 연둣빛 어린 잎들이 참 좋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봄이고, 딱 그즈음이다. 산소에 들렀다가 포항으로 향했다. 친정에서 1시간 30분이면 충분할 포항엘 여행을 가본 적 없으니 어쩐지 미안함 마음이다. 몇 년 전에 잠시 들렀던 호미곶이 세월 따라 확 바뀌었다. 바닷물에 푹 잠겨 있던 상생의 손도 바지를 걷어 들어가면 만져볼 듯 가깝고, 새천년 광장은 어쩐지 신천지를 떠올리게 해 언짢다. 호미곶에도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이 멋지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그중에서도 2코스가 멋지다는 말은 ..

기행문 2021.04.20

아버지에게 갔었어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친정에 갈 일도 없어졌다. 큰오빠만 영천에 계시지만 이미 며느리와 사위까지 얻었으니 굳이 친정이라고 찾게 되지 않는다. 부모님 산소에 자주 들러야지 하면서도 그 또한 쉽지 않다. 다녀오려면 꼬박 하루는 걸리는 먼 곳기도 하고, 이미 돌아가신 부모님이라 소홀한 면도 없지 않다. 지난가을부터 '산소에 한번 가자'고 입으로만 말하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갑자기 신랑이랑 출발했다. 갑작스러운 결정이라 아무 준비도 없이 나섰다가 다이소에서 조화를 준비하고 산소 앞에서 막걸리와 환타를 샀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40년이 되었지만 늘 눈물이 나를 온몸을 지배한다. 아버지와 대화한번 제대로 나누지 못한 일, 마지막으로 서울에 오셨을 때 아버진 이별을 위한 인사를 나누기 위함이셨다. 혼자 자취하는 나의..

아버지에게 갔었어

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 창비 반갑다. 몇 년 전의 표절 사건으로 인해 혹여 절필할까 봐, 독자들에게 부끄러워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봐, 걱정했었다. 그리고 기다렸다. 오랜만에 출간된 '아버지에게 갔었어'라는 책의 두께가 두꺼워서 마음이 놓였다. 어쩌자고 책값은 날마다 올라가는데 책 두께는 얇아져서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지. 딸의 생일날, 집에서 멍을 때리다 갑자기 오늘이 딸의 생일인 것을 깨달은 나는 딸을 데리러 학원으로 간다.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딸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딸이 주위를 살피지 않고 엄마에게로 뛰어 오고, 달려오던 트럭에 부딪혀 사망한다. 그로 인해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친정 식구들이 단체톡을 만들어 집안 소식을 전할 때도 눈으로 읽기만 할 뿐 침묵으로 일관한다. ..

독서감상문 2021.04.16

생일 축하^^

사랑하는 세현아^^ 생일을 진심으로 기뻐하며 축하한다! 며칠 전부터 네 생일이 자꾸 생각나더구나. 너를 낳던 88년 4월 16일 밤은 왜 그리도 길고 아팠던지. 초저녁부터 진통이 와서 주권량 산부인과에서 고통하는 나를 보며 주현이는 작은 손을 모아서 "우리 엄마 안 아프게 해주시고 동생이 빨리 나오게 해 주세요" 라며 기도를 하곤 정릉 할머니네로 갔었지. 할머니네 간 주현이가 지금의 지유보다 4개월쯤 지났을 때였으니 주현이도 아가였어. 정릉에 간지 이틀 만에 길을 잃어서 정릉 한옥집의 골목을 헤매고 다녔다는 말은 지금 생각에도 한겨울 얼음판에서 찬물을 끼얹는 것 같은 두려움이고 아득한 일이다. 산후 간호를 위해 미리 오신 외할머니가 해산을 하러 가는 나를 위해 찰밥을 해주셨는데 그 밥이 질퍽해서 엄마한테..

56독

우리는 뒤로 물러가 멸망할 자가 아니요 오직 영혼을 구원함에 이르는 믿음을 가진 자니라 (히브리서 10장 39절) 2021. 3. 3 ~ 4.14 AM 7:25 성경 읽기 56독을 마쳤다. 꽃이 피어나는 봄이 시작되자 내 마음도 봄으로 향했다. 암울한 날 속에서 어딘가로 떠나고 싶고, 누군가와 시시덕거리며 떠들고 싶고 쓸데없는 헤픈 웃음을 웃고도 싶었다. 시절은 수상하고 마음도 칙칙하지만 봄꽃은 비웃기라도 하듯이 고운 자태를 드러내고 여기저기 봄꽃 소식은 꽃구경을 하지 말아 달라는 아우성에 묻히고 봄이 주는 설레움을 절제하지 못한 사람들이 꽃구경에 열심이다. 봄을 사랑하는 내가 진득하게 앉아서 가는 봄을 바라볼 수가 없어 기어이 바다를 건너 꽃구경까지 하고 왔다. 봄이 시작되고, 길고 긴 코로나가 지겹기..

성경읽기 2021.04.14

안돌밧돌오름 /비밀의숲

제주도에는 알려진 오름만 368개라고 한다. 수많은 오름 중에서도 콕콕 찍어서 가보고 싶은 오름이 있다. 오름의 작가 선정 씨 영향이다. 오름을 소개하는 글을 보고 사진을 보면서 꼭 가고 싶은 오름을 마음이 먼저 찜한다. 안돌 오름과 밧돌 오름은 작가가 적극 추천하는 오름이기도하고 혼자 가는 것보다 친구랑 가서 아름다움을 나누라는 글을 보고 누군가와 같이 가고 싶은 오름을 저장해 놓기도 했다. 지난번 서방과 왔을 때 가고 싶었는데 맞은편 거슨세미오름 둘레길을 먼저 탐방하면서 주특기인 길을 잃음으로 더 이상 권유하지 못한 채 끙끙 앓던 곳이다. 이번 여행을 계획하면서 1박 2일을 알차게 보내려는 마음에 안돌밧돌을 탐방하고 공항으로 가는 길에 함덕해수욕장과 서우봉의 유채꽃, 델문도의 커피를 마시겠다고 생각했..

기행문 2021.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