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호수 근처 김 영 태(1936~ ) 그대는 지금도 물빛이다 물빛으로 어디에 어리어 있고 내가 그 물밑을 들여다보면 헌 靈魂(영혼) 하나가 가고 있다 그대의 무릎이 물에 잠긴 옆으로, 구겨진 水面(수면) 위에 나뭇잎같이 --------------------------------------- 차가운 겨울햇살이 투명하다. 투명한 햇살같이 북한강을 .. 시가 있는 아침 2005.03.12
진눈깨비.. 겨울이 제 자리로 돌아가기 싫은걸까? 화사한 봄이 바작바작 걸어오는 모습이 배가 아픈걸까? 있는대로 심통을 부린다. 진눈깨비가 날리고, 진눈깨비를 맞으며 기온이 자꾸만 아래로 까무룩히 잦아들고, 씽씽한 바람소리만 요란하게 데려다 놓았다.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게절이지만 마지막 발.. 매일 그대와... 2005.03.11
[스크랩] 가재미 - 문태준 가재미 / 문태준 김천의료원 6인실 302호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암투병중인 그녀가 누워있다바닥에 바짝 엎드린 가재미처럼 그녀가 누워 있다나는 그녀의 옆에 나란히 한 마리 가재미로 눕는다가재미가 가재미에게 눈길을 건네자 그녀가 울컥 눈물을 쏟아낸다한쪽 눈이 다른 한쪽 눈으로 옮겨 붙은 야윈 그녀가 운다그녀는 죽음만을 보고 있고 나는 그녀가 살아 온 파랑 같은 날들을 보고 있다좌우를 흔들며 살던 그녀의 물 속 삶을 나는 떠올린다그녀의 오솔길이며 그 길에 돋아나던 대낮의 뻐꾸기 소리며가늘은 국수를 삶던 저녁이며 흙담조차 없었던 그녀 누대의 가계를 떠올린다두 다리는 서서히 멀어져 가랑이지고폭설을 견디지 못하는 나뭇가지처럼 등뼈가 구부정해지던 그 겨울 어느날을 생각한다그녀의 숨소리가 느릅나무 껍질처럼 점점 거칠어.. 시가 있는 아침 2005.03.11
주현씨~~ 풋~~ 주현씨~~라고 부르니 재밌다. 꽁꽁 언 땅이 해빙기를 맞아 질금거리듯이 눈물을 흘리고 난 후에 말이야. 집에 있는 어떤 씨앗을 보드라운 흙속에 뿌리면 '주현'이라는 새싹이 돋아나올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어서 혼자 실실 웃어본다. 지나는 겨울이 아무래도 아쉬운가 보다. 봄의 문턱에서 심.. 사랑하는 주현에게 2005.03.11
데이지 화분에 얼굴을 묻고 데이지 화분에 얼굴을 묻고 - 중에서 이 상 희(1960~ ) 세상을 빠져나가려는 중이야 쉬잇 내 말을 들어봐 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야 다.시.는.돌.아.오.지.않.는.다 다시 돌아와도 찾을 수 없도록 도와줘 데이지, 내 얼굴을 먹어줘 내 의자와 찻잔을, 이름과 구두를 삼키고 동그란 꽃봉오리를 단단히 오므.. 시가 있는 아침 2005.03.11
봄 비 봄비가 내립니다. 도둑처럼 살짜기, 손님처럼 조심스럽게, 당신처럼 나를 어루만지며. 그런 봄비속에 가만히 앉아 있습니다. 가만히 있으니 봄비가 내리는지, 아니 내리는지 알 수 없어요. 문을 열고 몸을 내밀어 하늘을 쳐다봅니다. 얼굴위로 얹히는 봄비는 당신인가요? 나를 향한 당신의 나른한 손길.. 매일 그대와... 2005.03.10
나무 이름 하나 나무 이름 하나 이 진 명(1955~ ) 나는 일찍 나무 이름 하나 가졌지요 좀 주제넘는 다 싶었지만 無憂授 괜찮아 괜찮을 거야 이름 너무 크고 깊어 송구스러운 맘 없지 않았지만 방문 위에 나무 이름 하나 걸어놨지요 - 중 략 - 어떤 때는 잘못 일어난 고요가 뜻밖의 슬픔을 받아와 들통째 들이켜게 하지만 .. 시가 있는 아침 2005.03.10
뭘까? 어제부터 마음이 답답하다. 올올이 맺힌 실타래처럼, 도무지 끝이 뵈질 않는 막막한 아득함은 무슨 연유일까? 조금 짜증스럽고 많이 화가 난다. 그래. 이쯤하자. 살다보면 늘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닐테니.. 어디선가 나를 향하여 문이 열리고 열린 문 틈으로 빛이 비추이고 있다. 빛을 따라 가리라. 화.. 매일 그대와... 2005.03.09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 중에서 신 현 림(1961~ ) 불타는 구두, 그 열정을 던져라 - 중 략 - 드럼을 쳐라 슬픈 드럼을 쳐라 여자인 것이 싫은 오늘, 부엌과 립스틱과 우아한 옷이 귀찮고 몸도 귀찮았다 사랑이 텅 빈 추억의 골방은 비에 젖는다 비 오고 허기지면 푸근할 사내 체온 속으로 가.. 시가 있는 아침 2005.03.09
[스크랩] [Q & A] "아멘"이라 무슨 뜻인가? "아멘"이란 '의지한다', '의뢰가 된다'는 뜻을 가진 히브리어 '아만'에서 파생한 부사로 '질실로, 참으로, 확실히'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구약에서는 다른 사람이 말한 것에 동의를 표할 때(왕상1:36), 맹세나 저주의 결과를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할 때 이 말을 사용했다. (시27:15) 또 기도나 .. 매일 그대와... 2005.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