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주현에게

주현씨~~

여디디아 2005. 3. 11. 11:49

풋~~

주현씨~~라고 부르니 재밌다.

꽁꽁 언 땅이 해빙기를 맞아 질금거리듯이 눈물을 흘리고 난 후에 말이야.

집에 있는 어떤 씨앗을 보드라운 흙속에 뿌리면 '주현'이라는 새싹이 돋아나올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어서 혼자 실실 웃어본다.

지나는 겨울이 아무래도 아쉬운가 보다.

봄의 문턱에서 심술을 부려대는걸 보니..

진눈깨비가 날리고 기온은 아래로만 떨어져 자꾸만 나를 움추리게 만들고 있거든.

내일은 영하 10도가 된다고 하니..참으로 얄궂다.

그러나 이또한 하나님이 운행하시는 일일진대, 우리가 우짜겠냐?

감사함으로 받아들여야지. 안그래?

내 욕심으로는 어제처럼 봄비가 살그머니 내려주었음 좋겠다만.

주현아!!

시간이 어딘가로 스며드는것 같아.

하루가 지날수록 네 마음이 심란하듯이 내 마음은 자꾸만 짠음식처럼 짜거워진다.

평소처럼 대담한 마음으로 말뚝 박아버린다고 했으면 좋겠는데..그게 안되는걸 보니 네가 군대에 가긴 하나보다.

주현아!

너 그거 알고 있니? 

네가 하는 모든 일들이 내게도 똑같은 마음이란거.

아무래도 네가 내게 '처음'이기 때문이겠지?

처음이란 축복이란 생각이 든다.

너를 안았을 때의 충일함, 잠자는 너를 바라볼 때의 충만함, 커가는 너를 바라보는 나의 넉넉하고 화평하기만 하던 마음, 네가 운동장을 달릴때 꽉 다문 입술안에 잇는 내 혀가 더 굳어졌다는거,

달리기후 1등이란 동장을 손목에 찍혔을 때, 내 손목에서 지워지지 않던 흔적들,

가방을 흔들며 걸어가던 네 뒷모습에서 건들거리던 내 발길들,

선생님으로부터 칭찬 들었을 때의 네 머리카락위로 춤추던 내 긴 머리카락,

입학하던 네 설레임 위에 얹혔던 나의 긴장감들..

수능을 치르는 너를 보내고 안절부절하던 내 둔중한 몸짓들.

또렷한 숫자를 받아들고 체념하는 네 대신에 컴을 헤매며 원서를 접수하던 나의 기대감..

주현아,

이젠 군대라는 엄청난 대문앞에서 내가 할 수 잇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구나.

다만 기도할 뿐이다.

네가 어느 부대로 배치되든지, 네가 어떤 상사를 만나고 어떤 친구를 만나게 되든지,

난 알고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에정하심과 계획하심이란 것을.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이 모든 일을 통하여 너를 유익하게 하시고 너를 세우게 하심이란 것을..

주현아!!

우리 하나님으로 인하여 교통하자구나.

어디에서 무얼하든지 서로를 위하여 기도하면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세밀하게 들어주시고 응답하실게야. 모든 기도는 '때가 차매' 응답하신다는 사실을 잊지마라.

주현아!!

난 네가 어디서든 잘할 수 있다는 걸 믿는다.

아직은 이 세상에서 너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나라는걸 확신한다. 엄마이므로..

늘 담대하고 강건하기를 엄마는 기도한다.

사랑하는 내아들 주현아!!

군복입은 대견한 모습이 보고싶다.

여전히 멋들어질테지?ㅋㅋㅋ (난 고슴도치다!!)

밖에는 진눈깨비가 가는 겨울을 붙잡으려는 듯이 흩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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