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침, 갑자기 텅 빈 집안을 만났다.
도대체 네가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몇시인지, 이른 저녁은 없었고, 늦은 밤인지, 새벽이 오는 시각인지, 어쩌면 이른아침인지도 모른채 지난 날들이었었는데..
아침에 네 방 문을 열어서 침대위에 이불이 봉긋이 솟아있으면 '들어왔네'라며 콧망울을 슬쩍 건드려보고, 내가 손보았던 그대로 이불이 얌전히 있으면 '안들어오셨군'이라고 다시 열었던 방문을 닫으면 그만이었던 것을...
네가 들어오지 않았던 날도 별로 허전하질 않았고, 퇴근후 집에가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영화를 보는 네 모습을 만나곤 '오랫만이다'라고 말하면 너는 씨~익 웃곤 했는데.
어제는 아침에 네 방문을 열어도 이불이 얌전하고 퇴근후 방문을 열어도 컴퓨터는 켜지지 않은채 햇님이만 하루종일 오빠를 기다리다 지쳐서 내게로 달겨들더구나.
주현아!!
군대에서 새흘째 아침은 무엇으로 시작할까.
직원에게 물었더니 엄마를 놀리느라 얻어맞고 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신체검사를 받고 있을까?
건강한 몸으로 군대생활 마치려면 신체검사에서 좋은 결과가 나타나야 하는데.. 괜찮을테지?
너 말이야.
밥 먹다가 웩웩거리지 않았니?
깍두기도 나왔을테고 된장국도 나왔을텐데.
소세지나 참치가 주식인 평소의 식탁은 찾아볼 수도 없을텐데..
엄마가 가장 원한 것이 바로 그 문제이기도 하고 말이다.
주현아!
어디서든 적응을 잘 한다던 네 말을 믿고 있다.
부디 아무거나 잘 먹을 수 있는 비위가 생기고 삼킬 수 있는 네가 되길 기도한다.
주현아!
너를 보낸후로 모든 의식이 네게로 향하여 있단다.
오늘아침엔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이번 토요일엔 춘천 10보충대로 가볼까? 교육받는 네 모습을 볼 수있을까? ...
엄마가 지나는 모습을 너는 간절히 찾고 있을까... 허튼 생각이겠지?
주현아!
주변에서 모두가 염려를 해주시는구나.
그들의 모든 기도가 하나님께로 상달되어지고 그래서 너는 잘해낼 수 있을거다.
무엇보다 나의 성질을 타고 태어난 너이니까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덤벼들 것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 맞는 말이다.
즐기기엔 서럽지만 그마져 즐길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다면 성공할거야.
주현아!!
짧게 깍은 머리와 츄리닝복을 입고 긴장과 두렴으로 들어서던 네 모습을 생각하며 엄마는 기도한다.
충분히 잘 하리라...
우리 기도로 서로 교통하자.
엄마의 아들로서 부끄럽지 않은 너를 기다리며...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