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2일 입대한 녀석이 보내온 편지입니다.
To. 진옥
오랜만입니다 ㅎ.
오랜만에 엄마한테 편지쓰네~~
위 아픈건 좀 괘안나?
여기 애들이 다 경상도 애들이라 허구헌날 사투리 듣는다.
여자친구한테는 편지 5통 썼는데 엄마한테 한통도 안쓰면 삐질까봐 쓴다. 문디야~.
역시 군대라 먹는거 입는거 씻는거 다 힘들다.
맨날 혼자만 깔끔떨면서 살다가 여기오니까 집에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다.
물론 집에서도 집이 소중했다.ㅋㅋ
그래도 몸이 힘든건 다 참을만한데 사람 그리운게 너무 힘들다.
물론 엄마보다 우리 애인이 더 보고싶긴하다.
그래도 엄마한테 편지 쓸라니까 두 줄 쓰는데 눈물이 나네.
아직 집 떠난지 열흘도 안됐는데 이렇게 힘들어서야 2년 군생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기 전방에서 집까지 휴가는 어떻게 가나, 생각해도 막막하다.
근데 경상도 애들이 거의 부산애들이라 집 멀다는 말을 못 꺼낸다.
여기 양구 진짜 싫으니 엄마 빽을 어서 활용해라!
가까이로 빼줘. 진짜 부탁이다.
여기 4월29일까지 있는다는데 이 편지가 얼마나 걸려서 집에 도착할지 모르겠다.
편지받고 4월말까지 답장 못보낼꺼 같으면 보내지마~.
근데 등기로 보내면 하루만에 온다더라 ㅎ.
인제 또 교육받으러 가야겠다. 일 적당히 해 노인네야~~
건강해, 아프지마, 엄마.
05. 3. 30 PM 7:36 큰아들 주현
**에고 군에가면 철드나 했더니 아직도 멉니다.ㅋㅋ
평소에도 엄마에게 친구처럼 대하더니 그버릇 그대로 있는거 보니..
더구나 아빠와 동생의 안부를 찾을 수도 없으니..
주현이의 마음은 맨 마지막에 나타납니다.
편지쓰는 녀석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조금 울었답니다.
여자친구에게 쓴 편지는 교회 열심히 나가고 성경도 열심히 읽고있다고 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새롭게 만나는 아들이길 기도합니다.
많이 기도해 주십시오.